"EU정상회의, 또 어설픈 대책 내놓으면 파국"

회의 열리기도 전에 '소문난 잔치에 그칠 것' 회의론 비등

유로존 '최후의 버팀목'인 독일과 프랑스 정상들이 유로존 부채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으로 제의한 유럽연합(EU) 조약 개정안이 정작 9일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좌초될 것이라는 회의적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EU 정상회의가 열리더라도 유럽 지도자들의 이견만 확인될 뿐 근본적 해법을 제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유럽주요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8일 오전장에서 국내 코스피와 환율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 9일 EU정상회의에서 EU조약 개정 등 유로존 부채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또 나오지 못하면 파국이 초래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AP=연합
'자동적 제재', 뭘로?

독일과 프랑스가 합의한 EU협약 개정안은 채택이 되도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어정쩡한 개정'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회원국들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유지하지 못하면 자동적으로 제재한다는 조항이 핵심이지만, 당초 독일이 주장했던 유럽사법재판소(ECJ)의 제재, 각국 예산안에 대해 다른 회원국들이 거부권을 갖는 등의 실질적인 제재수단이 빠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EU정상회의를 주재할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EU 조약을 개정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면서 조약의 '부속 의정서'만 조약 개정의 취지를 담아 개정하자는 제안을 이미 회원국들에게 전달했다.

조약 개정은 27개국 EU회원국이 모두 승인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무산될 가능성이 큰 반면 부속 의정서는 회원국들의 비준이 필요없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독일은 즉각 "부속 의정서 개정은 더욱 구속력이 없는 방안"이라면 거부했다.

이처럼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핵심 지도자들부터 이견 대립이 뚜렷해지자 미국의 <마켓워치>는 "EU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감이 하늘로 치솟다 땅으로 추락했다"고 시장의 냉랭한 분위기를 전했다.

<FT> "유로화 유지만이 살 길, 때놓치면 엄청난 대가"

이와 관련,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열리는 유럽정상회의에서 EU조약의 개정 등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고 또다시 어설픈 대책에 그친다면 글로벌 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사태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사설을 통해 "유로 통화동맹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은 몇 년이 걸릴 과제이지만, 그렇다고 더 좋은 대안도 없다"고 지적했다. 유로 통화동맹이 깨지면 유로화로 표시된 부채들의 가치에 혼란이 오고, 이것은 유럽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를 마비시키는 사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FT>는 "유로를 지키기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주장은 과장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지금 고비를 잡지 않으면 유로를 지키기 위한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정치인들이 감당할 범위를 넘어서게 된다"고 경고했다.

<FT>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종 대책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 "시장이 원하는 것은 정치적 의지를 보여주는 확실한 로드맵이라도 내놓으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통화동맹은 모든 회원국들이 유지하기를 원할 때만이 존속할 수 있다"면서 "유로존 지도자들은 지금 이 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하고, 정말 원하는 것이 뭔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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