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드스타인, "그리스, 디폴트 불가피"

소로스 "유로존은 사라질 것"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1999년 유로화의 태동 때부터 줄기차게 유로화의 앞날에 회의적인 견해를 고수해온 세계적인 경제학자다.

17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펠드스타인 교수가 1년여만에 또다시 유로존 붕괴를 시시하는 예측을 내놓았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그리스의 재정적자 감축 계획은 실패할 수밖에 없으며, 결국 디폴트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은 유로존의 파국을 의미한다. 며칠 사이 그리스 재정위기와 관련한 긍정적인 소식들을 의미없게 만드는 진단이다.

그리스는 지난 4일 50억 유로의 국채 입찰에 성공했고, 다음날 국내총생산(GDP)의 2%에 해당되는 48억 유로 규모의 재정적자 추가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스의 자구 노력을 평가한 유로존 장관들은 16일 그리스에 대해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이날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종전의 BBB+로 유지키로 했다.
▲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 ⓒ연합뉴스=EPA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GDP의 12.7%에 달하는 재정적자 규모를 올해 4% 포인트 줄이고, 2012년까지 유럽연합(EU)의 기준인 GDP 대비 3%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2년만에 '3% 목표' 달성은 환상"

하지만 펠드스타인 교수는 "2년만에 재정적자 규모를 GDP 대비 12%에서 3%로 줄이겠다는 생각은 환상"이라고 일축했다. 대안도 없다. 디폴트를 선택하거나 유로존을 떠나는 길, 아니면 유로존을 떠나서도 디폴트를 맞이하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EU의 중앙은행 장 클로드 트리셰 총재는 "그리스의 계획은 설득력이 있다"면서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날 것이라는 추측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트리니티 칼리지의 경제학과 교수 필립 레인은 "유로존은 결코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로스 "유로존은 살아남지 못할 것"

문제는 투자자들이 펠드스타인의 분석을 무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헤지펀드의 제왕' 조지 소로스는 지난달말 "유로화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사실상 유로화에 대해 사망선고를 내렸다. 펠드스타인은 이미 1년여 전에 16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로존이 붕괴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리스가 5년 내에 디폴트에 빠질 확률은 1년전 16%에서 22%로 상승했다(CDS 지표).

지난 5일 그리스 의회가 공공근로자의 임금삭감을 포함하는 48억 유로 규모의 재정적자 추가 감축안을 통과시키자 노동자들은 대대적인 시위에 나섰다. 실업률이 10%가 넘는 그리스에서 긴축 정책은 지속적인 저항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펠드스타인은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 볼 때 그리스 정부가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만기가 도래한 채권을 금리가 더 낮은 장기채권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투자자들에게 설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니면 환율과 금리 정책의 자율성 확보를 위해 일시적으로 유로존을 탈퇴한 뒤, 재정적자 위기가 수습되면 다시 유로존에 복귀하는 방안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 방안은 곧바로 유로존 붕괴와 그리스 경제의 파탄을 의미한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때문에 펠드스타인 교수는 "이번 문제에 좋은 해결책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면서 결국 그리스는 디폴트로 가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EU의 그리스 지원도 실행하기까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했다. 정치적으로 통합되지 않은 EU 회원국들이 유권자의 반발에 직면할 것이고, 그리스처럼 재정위기에 허덕이는 다른 회원국들의 지원요청도 잇따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펠드스타인의 견해는 학계와 정계 모두 비중이 큰 그의 위상 때문에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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