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마지막 청문회? 2016년 대선의 시작일수도

힐러리 호감도, 역대 최고…건강 우려에 빌 "120세까지 장수할 것"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하원 외교관계위원회 청문회 출석을 끝으로 4년 간의 국무장관 임기를 마쳤다.

클린턴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공격과 크리스토퍼 스티븐스대사 포함 4명의 미국인이 사망한 것에 대한 추궁을 받는 청문회에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국무장관으로서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사태의 특성을 설명하며 적극적으로 방어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벵가지 피습사태가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 흐름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클린턴 장관은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이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한다. 우리가 무장세력의 수괴들을 죽일 수는 있지만 강력하고 민주적인 정부기구들을 수립할 때까지 우리는 이런 정도의 불안정한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하원 외교관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AP=연합뉴스

하지만 공화당 의원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힐러리는 벵가지 사태에 대한 공세가 이어지자 감정에 복받친 목소리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나도 성조기가 덮인 스티븐슨 대사의 관이 앤드루 공군기지에 도착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유가족들과 슬픔을 나눴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랜드 폴 상원의원은 클린턴에게 "당신이 외교전문을 제대로 읽지 않은 것을 알았다면 경질했을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클린턴 장관은 책상을 두드리며 "미국인 4명이 숨진 것이 무엇 시위 때문이든 산책 나왔다가 미국인을 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 때문이든 그걸 따지는 것이 그렇게 중요하냐"며 "사건을 파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의원과 클린턴 장관이 다소 언쟁을 높이긴 했으나 이날 청문회는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을 앞둔 클린턴 장관의 마지막 의회 방문임을 감안해 상원의원들은 옛 동료인 그에게 예우를 갖췄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를 누빈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 장관은 미 역사상 가장 많은 국가를 방문한 국무장관으로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4년의 재임기간 동안 112개국을 방문했는데, 이는 98개국을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기록보다 약 10여 개국이 더 많은 수치다.

특히 클린턴 장관은 지난해 하반기 미국 대선이 치러졌을 때 더 큰 존재감을 발휘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 준비로 여념이 없는 동안 그는 사실상 대통령과 같은 대표성을 갖고 세계 외교 무대를 휘젓고 다녔다. 특히 버마(미얀마)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 )와 만남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버마 양곤에 있는 아웅산 수치의 자택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버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가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AP=연합뉴스

그의 이러한 폭넓은 활동에 기존의 높은 대중적 인지도까지 더해져 그의 국정 수행지지도는 지난해 하반기 한때 70%까지 치솟았다. 대선이 끝난 이후 차기 대권 지지도에서도 그는 민주당 내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2016년 대선 출마하나

힐러리 클린턴은 지난해 대선 이후 국무장관직에서 물러난다는 것과 함께 당분간 쉬고 싶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유권자들은 그의 휴식을 바라지 않는 것 같다.

후임 국무장관이 국회 인준 과정을 거치며 클린턴 장관이 사실상 국정 일선에서 물러난 상황임에도 그의 지지도는 여전히 고공 행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은 16~20일(현지시간) 전국 성인 10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장관의 호감도가 67%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현 부통령인 조 바이든의 호감도는 48%에 그쳤다.

특히 민주당원 중 91%는 클린턴 장관에 호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고 무당파 응답자의 65%도 호감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1992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과 민주당 대통령 경선을 벌이던 2008년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다.

힐러리 클린턴 장관의 높은 지지도와 더불어 남편인 빌 클린턴의 발언도 그가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최근 "힐러리는 매우 건강하고 혈압도 안정적이다. 아마 120세까지 장수할 것"이라며 클린턴 장관을 두둔했다. 이는 1947년생으로 4년 후면 70대에 접어드는 클린턴 장관의 건강이 우려된다는 일각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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