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하루 연장…"입장차 핵심요소 이해했다"

긍정 신호?…BDA 협상도 이틀째 계속돼

당초 21일 폐막할 예정이었던 제5차 6자회담의 2단계 회의가 하루 연장돼 22일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우리 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0일 오후 밝혔다.
  
  천 본부장은 이날 사흘째 열린 6개국 수석대표간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9.19공동성명 이행방안에 대한 진지한 협의가 계속되고 있어 내일과 모레 이틀 동안 회의를 지속키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천 본부장은 "18일 열린 첫 전체회의에서 '초기단계 이행방안'에 대한 각국의 원론적 입장을 개진한 이후 어제와 오늘 각종 양자 협의와 전체 협의 등을 통해 일단 각국 입장차의 핵심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가 분명해지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조연설 때와는 달리 실질적인 협상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오늘 내일 결과가 안 나온다고 휴회하는 것보다는 며칠 더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 기간이 길어지는 것에 대해 북한과 미국이 융통성을 보여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천 본부장은 "긴 동면기간과 북핵실험, 안보리 제재결의 등 우여곡절을 거쳐 회담이 재개된 만큼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달라고 하는 값과 주겠다는 값 격차 커"
  
  이와 관련해 회담 관계자는 "각자가 원하는 최대치를 나열했을 때와는 달리 핵심 현안이 굉장히 좁혀졌다. 논의 자체가 좁혀졌다"며 "지금 한참 실질적인 논의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당장 확실한 전망이 없다고 해서 회의를 끝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이 관계자는 회담에 임하는 북한의 태도에 대한 질문에 "얼마나 진지한지 모르겠지만 다른 나라가 생각하는 초기(이행)조치에 대해 북한이 달라고 하는 값과 주겠다고 하는 값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며 "그 값의 차이를 줄이는 게 앞으로 이 회담의 과제"라고 말했다.
  
  '달라고 하는 값'과 '주겠다고 하는 값'이란 영변 핵시설 폐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등 초기이행조치에 대해 미국이 제공할 상응조치를 뜻하는 것이다. 미국은 핵시설 동결에 따른 상응조치로 서면 체제 안전보장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는데, '두 값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말은 북한이 안전보장 외의 추가적인 보상을 원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동결에 따른 미국의 보상에 경제적인 지원이 빠져 있다는 점을 들어 북한 측이 중유 제공 같은 에너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김계관, 북미 금융 협의에 만족하고 있다는 감 받았다"
  
  한편 다니엘 글레이저 미 재무부 부차관보와 오광철 북한 조선무역은행 총재를 각각 단장으로 하는 미국과 북한의 재무 협상단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주중 북한 대사관에서 어제에 이어 이틀째 협의를 가졌다.
  
  우리 측 회담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을 듣지 못했다"고 말하면서도 "다만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미국이 상당히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하고 있고, 이런 협의가 열렸고 양측간 여러가지 깊이있는 얘기를 하고 있다는 데에 만족하고 있다는 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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