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부의 켄사스 시티에서 1905년 태어난 에드가 스노우는 스물 세 살의 나이로 중국을 갔다가, 이미 반은 서구 열강의 침탈로 말미암아 식민지가 되어버린 중국의 어지러운 현실에 깊은 연민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의 부인이었던 헬렌 포스터 스노우. 다른 이름으로는 님 웨일즈로 우리에게 더 알려진 그녀가 당시 조선 사회주의 민족 독립 혁명가 김산과 1937년 만나 “아리랑의 노래”를 썼던 것은 이렇게 보면 우연이 아닌 듯 합니다. 두 젊은 벽안(碧眼)의 부부가 <아시아의 고난>에 나름대로 참여했던 셈입니다.
그렇게 중국과 인연을 맺었던 에드가 스노우는 이후 손문의 부인이자 중국 반제 사회주의 혁명에 대모의 위치를 갖게 된 송경령의 편지를 들고, 장개석 군대에 쫓겨 패잔병처럼 되어버린 모택동의 홍군 주둔 지역으로 찾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가 그곳에서 본 것은 패잔병들의 절망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려는 열정을 가진 젊은 혁명 전사들의 인간미와 위엄이었습니다.
잠깐 옆으로 빠지자면, 이 송경령 자매들, 중국 역사에서 대단한 자국을 남긴 여걸들 아닙니까? 큰 언니 송애령은 대부호의 아내로 중국의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고, 둘째 송경령은 아버지의 친구인 손문의 부인이 되었으며, 막내 송미령은 장개석의 부인으로 중국 현대사에서 한 획을 그었으니 말입니다.
어쨌건 간에 그런 무게를 가진 송경령의 서한을 들고 간 에드가 스노우는 당시 '대장정'의 과정으로 민심을 끌어 모으고 있던 중국 혁명 지도부와 깊은 교감을 나누면서 중국의 장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목격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그의 보고서가 다름 아닌 <중국의 붉은 별(Red Star Over China)>이라는 책입니다. 한 때 우리에게는 금서가 되기도 했던 이 책은, 1938년 출간 이후 중국 혁명을 외부세계에 알리는 가장 중요한 서적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당시 미국의 젊은 언론인이 증언한 오늘날 중국의 출발현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처참한 패퇴와 강력한 봉쇄정책으로 밀리고 밀려 있던 이들 중국의 혁명 전사들은 결코 조급하지 않은 긴 안목과 역사에 대한 낙관, 그리고 중국 인민에 대한 깊은 사랑과 신뢰로 새로운 중국을 마침내 태어나게 합니다.
그 혁명 1세대의 후예로 오늘 중국은 후진타오의 명실상부한 최고 지도자로서의 등장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습니다. 그의 얼굴은 확신에 차있고, 그의 표정은 화사할 정도로 밝습니다. 미래를 향한 중국의 기세가 그의 면모에 그대로 압축되어 나타나고 있는 듯 합니다. 우리와의 문제는 별도로 하고라도, 그는 지금, <중국의 새로운 붉은 별>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한 가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 별은 어느 날 갑자기 홀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사방이 막힌 듯한 고난의 시절, 물러서지 않은 의지와 확고한 신념으로 역사의 발걸음을 옮겼던 이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저 여유롭고 총명하게 보이는 후진타오가 가능한 것입니다.
지금의 우리의 어두운 하늘을 빛나는 뜨거움으로 물들일 별은 보이지 않는 것인가요? 21세기의 에드가 스노우가 우리 땅을 찾아왔을 때 그가 보게 되는 것이 우리의 위엄과 열정, 그리고 희망이 충만한 모습이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건 우리가 비탄에 빠졌을 때, 시인 윤동주가 보았던, 바람에 스치며 빛나던 그 별과 아마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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