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반격…검찰·<중앙일보> 상대 손배소

왜곡 보도, 거짓 정보 흘리기 책임 묻기로…"책임 기록으로 남길 것"

MBC <PD수첩> 제작진이 검찰과 <중앙일보>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에 들어갔다. 지난 2008년 4월 방송한 '긴급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이 나간 후 검찰이 거짓을 흘려 제작진을 압박하고, 검찰의 주장을 그대로 보도해 제작진에 손해를 입힌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그간 수사당국은 물론, 자사인 MBC 경영진에게서도 압박을 받아왔던 <PD수첩> 제작진의 일종의 반격이 시작된 셈이다. <PD수첩>의 광우병 보도를 담당했던 제작진은 지난 4년 2개월여 간 총 7건의 소송에 휘말렸었고, 이들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15일 <PD수첩> 제작진과 법무법인 덕수 등에 따르면 조능희 PD, 송일준 PD, 이춘근 PD, 김보슬 PD, 김은희 작가 등 광우병편을 제작한 <PD수첩> 제작진은 <중앙일보>사와 이 신문 박모 기자, 그리고 정병두·전현준·박길배·김경수·송경호 검사를 상대로 각각 5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토록 요구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고 아레사 빈슨 씨의 어머니 로빈 빈슨 씨가 딸의 사망원인으로 "CJD(크로이츠펠트 야콥병)"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으나, <PD수첩> 제작진이 이를 "vCJD(변종 CJD, 인간광우병)" 진단을 받은 것으로 왜곡했다며 제작진을 기소한 바 있다.

또 <중앙일보>는 지난 2009년 6월 15일자 '빈슨 소송서 vCJD 언급 안 돼' 기사에서 "소장과 재판기록 등에 따르면 고소인과 피고소인측 모두 'vCJD(인간광우병)'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빈슨에 대한 초기 진단이나 사인과 관련해 병원과 유족측이 vCJD의 가능성을 거론하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해 검찰의 주장을 보도해, <PD수첩> 제작진이 왜곡보도했다는 여론을 강화했다.

이 기사가 보도될 당시는 번역자 정지민 씨가 <PD수첩> 왜곡논란을 주도하고, 이를 보수신문사가 대대적으로 보도해 <PD수첩>의 진실성 공방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었다. 결국 이는 제작진에 대한 기소의 주요 논리로 작용한 바 있다.

제작진은 그러나 승소했던 형사재판 항소심 판결문 등을 증거로 들며 검찰의 주장과 <중앙일보> 보도가 "허위임이 명백하게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한 수차례의 소송 결과 로빈 빈슨 씨는 당시 김보슬 PD에게 실제로 'vCJD'를 언급했었음이 드러났다. 당시 판결문을 보면 "이 사건 방송 당시 아레사 빈슨이 인간광우병 의심 진단을 받고 사망한 상태였던 것은 사실"이라고 적시돼 있다.

제작진은 검찰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 쓴 <중앙일보> 기사가 "언론인인 원고(제작진)들의 사회적 가치와 평가를 심각하게 저해시키는 명예훼손적 보도에 해당한다"고 비판하고 검찰에 대해서는 "공익의 대변자여야 할 검찰이 정치적 고려에 의한 기소의 정당성을 확보하는데 활용하고자 악의적으로 기자 1명에게 허위 사실을 제보하고 이를 보도되게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능희 PD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계정에서 "보도를 문제삼아 언론인끼리 소송하는 것은 썩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권력, 특히 검찰과 유착된 거짓기사에는 다르게 대응하겠다. 검사와 기자의 책임을 기록으로 남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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