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노(老)·장(壯)·청(靑)을 아우르는 여러 시인들이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한 마음을 모아 시를 기고하는 초유의 일을 진행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새만금 갯벌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을 한 데 모아 하루에 한 편씩 〈프레시안〉 지면에 시를 기고한다.
6일 안도현 시인의 "왜가리와 꼬막이 우다"에 이어, 도종환 시인의 "갯벌"을 소개한다.
민족문학작가회의 소속 시인들을 중심으로 그 외연을 문단 전체로 넓혀서 진행될 이번 시 릴레이 기고가 새만금 갯벌을 둘러싼 오랜 갈등에 따뜻한 봄바람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편집자〉
***갯벌**
도종환
탄식의 물소리들이 밀려오다가 쓰러진다
몸 한쪽이 길게 마비되어 가던 갯벌이
파도의 손끝을 잡고 무슨 말인가를 하려다
쏟아지는 돌무더기에 혼비백산하여 흩어진다
병든 파도소리를 철퍼덕 땅에 부리며
길 위에서 절하던 사람들은
절하며 뻘흙이 되어
뜨거운 포장도로에 늘어붙던 사람들은
낮아지고 낮아져 끝내 말이 없었다
우리가 사는 이 별에서
날마다 우주까지 달려갔다가는
달빛을 끌고 돌아와 머무는 곳에
갯벌이 있다
바다와 육지가 가장 오래 만나고
가장 늦게 헤어지는 곳에
보이는, 보이지 않는 무수한 생명을 품어 안고
거기 갯벌이 있다
백 몇 십 개의 산을 까뭉개
살아 숨쉬는 갯벌과 바다를 생매장하는
인간들의 교만하고 어리석은 몸짓을
파도와 게와 달과 산맥과 지구의 실핏줄이
부들부들 떨면서 지켜보고 있다
인간이, 인간이 이래도 되는 것일까
탄식의 물소리들이 밀려오다가 또 쓰러진다
(저자소개는 어제처럼 박스처리해주세요)
도종환 : 충북 청주 출생. 1984년 「분단시대」를 통해 작품 활동 시작. 시집으로 『고두미 마을에서』, 『접시꽃 당신』, 『부드러운 직선』, 『슬픔의 뿌리』 등이 있음.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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