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6년만에 '서울 불바다' 강력 경고

인민군 총참모부 "심리전 재개시 전면적 군사적 타격"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남측이 군사분계선(MDL) 일대에 대북 심리전 방송용 대형 확성기를 설치한 것에 대해 '서울 불바다'를 언급하며 강력 경고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12일 군 통신선을 통한 대남 전화통지문 형식으로 '중대포고'를 발표해 "경고한 대로 전 전선에서 반공화국 심리전 수단을 흔적 없이 청산해버리기 위한 전면적 군사적 타격행동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참모부는 남측이 지난 9일 MDL 일대에 심리전용 확성기의 설치를 완료한데 대해 강력 비난하면서 "우리의 군사적 타격은 비례적 원칙에 따른 1대 1 대응이 아니라 서울의 불바다까지 내다본 무자비한 군사적 타격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총참모부는 이어 "심리전 재개 시도는 6.15 공동선언과 그에 기초해 작성된 북남군사적 합의에 대한 노골적 파기행위로 우리의 존엄과 국가이익을 침해하는 특대형 도발"이라며 "심리전이 전쟁 수행의 기본작전 형식의 하나라는 점에서 반공화국 심리전 수단 설치는 우리에 대한 직접적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지난달 24일 발표된 통일부·국방부·외교부 차원의 대북 조치 가운데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북한은 당일 인민군 전선중부지구사령관 명의의 공개 경고장을 내고 "심리전 수단을 새로 설치할 경우 그것을 없애버리기 위한 직접조준 격파사격이 개시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총참모부의 이번 '중대포고'에서는 지난 1994년 제8차 남북실무접촉에서 북측 박영수 대표가 언급했다 나중에 밝혀져 한반도 긴장의 불씨를 당기는 역할을 했던 '서울 불바다' 표현이 16년 만에 재등장하기도 했다.

당시 박영수 대표의 발언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됐음은 물론 이듬해 정부가 발간하는 국방백서에 북한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등 여파가 컸고, 이후 '서울 불바다'는 남북한 적대 관계와 안보 위기의 상징어처럼 쓰였다.

▲ 국방부가 대북 심리전 재개를 발표한 이후 심리전용 확성기를 점검하고 있는 백두산부대 최전방 GOP 장병들 ⓒ연합뉴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MDL 일대에서 북한군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이 확성기를 '조준 격파하겠다'고 밝힌 이상 경고를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북한군이 목표물에 대한 격파 사격을 해온다면 군은 '비례성, 충분성의 원칙'을 적용한 교전규칙에 따라 북한군이 1발을 발사하면 3발 또는 그 이상의 대응 사격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 통신에 "북한이 도발할 경우 몇배로 응징할 준비태세가 갖춰져 있다"면서 "북한군의 도발 징후 여부에 대해 한미 연합전력으로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중대포고'가 지난달 24일 '공개 경고장'의 연장선상으로 주체만 바뀌었다 면서도 "'서울 불바다'를 언급한 것은 수사적인 표현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의도를 분석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남측 군당국은 지난 9일 최전방 지역과 김포반도 북단 지역을 비롯한 11곳에 대북 심리전용 확성기 설치를 마쳤으나 방송 재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11일 천안함 침몰 사건 진상조사특위에 출석해 "한국과 미국 모두 유엔 안보리 조치가 끝나고 시작하는 게 좋겠다고 해 홀딩(보류)하고 있다"고 말해 방송 재개 시점이 늦춰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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