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교회 통한 '코로나19' 확산에도 부산시 전수조사 늦장

18일 31번 확진자 나온 뒤 사흘만에야 대책 마련에 "빨리 조사 실시해야" 비난

청정지역이었던 영남권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부산시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신천지교회 신도나 예배 장소에 대한 조속한 전수조사를 하지 않는 등 허술한 대응을 펼쳐 시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21일 오후 4시 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코로나19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에서는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대구·경북에 이어 경남까지 확진자가 확대되어 대한민국 전역에 안전지대가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며 확산 방지를 위한 3가지 대책을 발표했다.


▲ 신종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부산시청 모든 출입구에 설치된 발열감지기. ⓒ프레시안(홍민지)

먼저 오는 23일 2만8767명이 모이는 부산교통공사 신규채용 1차 시험을 잠정 연기한다. 애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준비를 마무리했으나 급격한 확진자 발생에 따라 위험 최소화를 위해 결정하게 됐다.

또한 경기침체와 소상공인을 비롯한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부산시의회와 협의해 긴급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검토한다.

특히 부산시내 신천지 관련 시설을 임시 폐쇄하고 방역 등 필요한 절차를 실시한다. 이는 최근 신천지 교회를 다녀온 31번 확진자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확산된 점을 바탕으로 실시됐다.

부산시는 사하구, 수영구 등 총 2곳의 신천지 교회가 있고 동구에 1곳의 연수원 등과 함께 40곳이 신천지와 관련돼 있다고 파악하고 있었으나 정확한 예배 장소와 관련해서는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실시하는 동안 신천지부산교회와의 연락이나 공문도 제대로 주고 받지 못한 채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는 늦장 대책을 내세운 것이다.

대구시의 경우 지난 18일 31번 확진자가 신천지대구교회를 다닌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신도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명단을 확보하고 증상자에 대한 감영 여부를 순차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후 3일 만에 신천지교회와 관련된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전국적으로 6배나 늘어나 이날 오전 4시 기준으로 20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의심자 3180명이 검사를 받고 있음에도 신천지교회에 대한 연락을 취하지 않아 부산에 거주하는 신도 중에 대구를 방문한 인원수는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시 변성완 행정부시장도 "전화를 안 받는다"며 사실상 신천지부산교회와 연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 파악하고 있는 곳이 41개 장소가 되는데 있는지 없는지 확인이 안 돼 있으니 현안 조사를 할 것이다. 임의적으로 교회 명단을 받을 방법은 없다. 자발적으로 조사에 응해달라는 협조 요청을 할 것이다"고 답했다.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서울과 경기는 빠르게 전수조사를 실시했는데 부산은 조금 늦은 감이 있다. 대구에 갔다 온 경우가 있는지 빨리 조사하고 자진 신고를 위해 부산시 차원에서 홍보하고 적극 알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부산시는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급증함에 따라 일부 환자들을 부산으로 이송해 음압병실과 치료를 지원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날 청도대남병원에 있던 2명의 확진자를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이 있는 부산대학교병원으로 이송해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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