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 "겸손" 로우키…김남국 향한 공개 비판도

이인영 "절박하게 듣고 반성할 것은 반성해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민주당 비판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 고발 논란에 거듭 사과를 표명했다. 강서갑에 출마 의사를 밝힌 김남국 변호사에 대한 쓴소리도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두 사태 모두 '강성 지지자'들의 목소리와 일반 여론이 엇갈리는 사건이어서 당 지도부가 뒤늦게나마 위기 관리에 돌입한 모양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민주당을 향한 국민의 비판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더 절박하게 듣고 반성할 것은 반성하는 게 맞다는 국민의 지적을 받아들인다"고 했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전날 교섭단체 연설에서 "검찰개혁, 집값 안정, 그리고 최근 임미리 교수를 둘러싼 논란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주당을 향했던 국민의 비판적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겠다"며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며 더욱 낮고 겸손한 자세로 민생에 집중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이 원내대표는 "곧 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출범하는데 한없이 낮은 자리를 찾아가는 겸손한 선대위가 돼야 한다"며 "경청으로 빛나고 겸손으로 돋보이는 민주당이 되겠다"고 했다. 이어 "정성을 다해 국민의 말씀을 경청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고 평화를 지키는 길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박주민 최고위원도 "지난 회의 때 (사과한) 남인순 최고위원과 이인영 원내대표에 이어 저 역시 임미리 교수에 대해 사과하겠다"며 "다만 이번 사건이 사과와 비판만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 공직선거법상 표현의 자유 확대와 공무원 자유 확대, 국민의 표현의 자유 확대를 위한 제도적 개선에 야당도 함께 하자"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20대 국회가 얼마 안 남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표현의 자유를 위한 법안에 여야가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야당도 제도 개선에 함께 나서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도 이날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보내 "요즘 당에 대한 민심이 차가워지는 것을 피부로 실감하고 있다"며 "어제 이인영 원내대표가 국회 연설에서 국민들에게 사과했던 것처럼 당이 잘못한 점은 분명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정봉주, 김의겸, 문석균에 대한 부정적인 민심을 절감하고 잘 작동했던 당의 균형 감각이 최근 왜 갑자기 흔들리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생각이 저 혼자만의 걱정은 아닐 것이다. 99개를 잘하더라도 마지막 하나를 그르치게 되면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행여나 국민들에게 오만과 독선, 아집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일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며 "일찍부터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싹을 자르고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임미리 교수와 경향신문사 편집자의 고발인이었던 이해찬 대표의 사과는 없었다. 대신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 절실한 마음으로 진실하고 성실하게, 겸손하게 임하겠다"고 우회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김해영 "김남국 청년정치 실현했나 되물어보길 바란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김해영 최고위원이 강서갑에 출마의사를 밝힌 '조국백서' 필진 김남국 변호사를 향해 "정치의 영역에서 청년정치를 실현해왔는지 되물어보시길 바란다"고 에둘러 비판적 의견을 냈다. 전날 김남국 변호사는 강서갑에 출마의사를 밝히며 '조국 대전'이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김 최고위원은 "청년정치란 말이 최근 자주 등장하고, 김남국 변호사도 정치의 영역에서 청년을 언급하는데, (청년정치는) 나이가 젊은 사람이 하는 정치만 의미하진 않을 것"이라며 김 변호사를 비판했다. 이어 "정치에서 생물학적 나이보다 중요한 건 청년정신일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청년정치란 기득권이나 사회의 통념에 비판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용기라 정의한다"며, "99명이 '예'라고 할 때 혼자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용기가 청년정치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99명과 같은 집단이라면 더 큰 용기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것이 "민주당이 자랑스럽게 생각해온 노무현 정치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강서갑이 아닌, 민주당의 험지에 도전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현역 의원이 왜 권리당원 하나 없는 청년의 도전을 두려워하십니까"라며 "저는 지난해 거리에서 국민들과 검찰개혁, 조국수호의 촛불을 함께 든 것이, 딴지게시판의 자봉단(자원봉사단), 개국본(개싸움국민운동본부) 자봉단으로 함께 청소하며 거리를 지킨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밝혀 '조국 논란'의 판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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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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