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판 칼럼을 썼다는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고발당한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가 14일 "예상은 했지만 벌써부터 신상이 털리고 있어 번거로운 수고 더시라고 올린다"며 페이스북에 자신의 학력과 경력을 모두 공개했다. 민주당이 비판 여론에 밀려 고발을 취하하면서도 임 교수의 이력을 문제삼아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한 데에 대한 반박 성격이다.
민주당은 임 교수가 <경향신문>에 게재한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을 문제삼아 임 교수와 경향신문사의 편집자를 함께 고발했으나 당 안팎의 비판론이 커지자 고발을 취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임 교수가 과거 안철수 전 의원의 싱크탱크였던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실행위원 출신이라는 점을 명시하며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고발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신상 털고 계신 분들"에 자신 경력 공개한 임미리 교수
임 교수는 "아마 신상 털고 계신 분들 가장 큰 관심사는 정당일 것 같다"면서 정치권과 관련된 자신의 경력을 일일이 설명했다. 과거 이력을 들춰 임 교수의 칼럼에 정치색을 덧씌운 민주당에 대한 항변으로 보인다.
공개된 이력에는 온라인 상에서 이미 회자되고 있는 △1998년 한나라당 서울시의원 출마 △2007년 민주당 손학규 대선 후보 경선캠프 △2007년 창조한국당 홍보부단장, 사이버본부장, 자원봉사센터장 등이 포함됐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이 문제를 삼고있는 이명박 후보 지지 선언 명단에는 창조한국당 시절 명함이 끼워 들어간 것이고, 안철수 캠프 또한 "박사 과정 중이었는데 잘 아는 분이 이름을 넣겠다 하기에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하지만 이름만 넣었지 캠프에는 나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대학 다닐 때부터 선거 좋아했다. 정치의 꽃이라 여겼고 치열한 경쟁이 좋았다"며 "선거비용 대준다기에 출마했다"고 한나라당 서울시 의원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성동구 한양대를 포함한 선거구였는데 보수정당 후보가 대학 앞에서 유세하니 오히려 구경도 많이 왔다"며 "선거 끝나고는 돈이 좀 남아 운동원 해준 여성분들하고 나이트 가서 놀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탈당한 건 아마 그해 말이나 이듬해 초였다"며 "서울시 기초단체당 다수가 담뱃세와 종합토지세의 광역·기초세 교환을 요구했을 때 강남, 서초, 중구 등 잘사는 동네 한나라당 기초단체장들이 반대해 <월간 지방자치>에 교환 필요성을 강조하는 글을 투고했고, 한나라당 소속 의원실마다 '한나라당이 부끄럽다'는 제목의 글을 뿌린 뒤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임 교수는 "2007년 대선을 경험해보고 싶어 아시는 분이 계시던 손학규 캠프로 갔지만 잠깐 있다 왕따당하고 그만뒀다"며 "대선이 꼭 하고 싶어 문국현 후보의 창조한국당을 다시 갔고 여러 일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2008년 총선 때까지 있었는데 문국현 당대표하고 맨날 싸워 회의 시간에 항의했더니 '그럼 임미리가 당대표하지'라고 말할 정도였다"며 "정당 경험은 위에 적은 것 외에도 몇 가지가 인터넷에 나돌 것"이라고 말했다.
말미에 그는 "2005년 긴급조치9호 30주년 기념문집을 맡아 만들 때 70년대를 산 여러 어른들을 만나고 크게 감명받았다"면서 "80년대 운동권하고 크게 달랐고 '운동'이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4년 세월호 이후 처음으로 역사 속에 몸을 담갔다 느꼈다. 그 뒤로는 이전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치열하게 살아보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