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한 개별관광·철도연결 사업 논의

사실상 한미 워킹그룹 회의…미국 승인 받을 수 있나

한국을 방문 중인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가 최영준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을 만나 별도의 만남을 가졌다. 양측은 북한 내부로의 개별 관광과 철도연결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11일 통일부는 "최영준 통일정책실장은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부대표와 면담을 진행했다"며 "대통령 신년사 후속 조치 등 정부의 대북 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7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남북 간 철도와 도로 연결 사업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남북이 함께 찾아낸다면 국제적인 협력으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남북 간의 관광 재개와 북한의 관광 활성화에도 큰 뒷받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철도연결 및 관광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개별 관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및 미국의 독자적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철도 연결의 경우 건설 자재를 비롯해 제재에 저촉되는 사항이 다수 존재한다.


또 설사 개별 관광이 제재와 무관하다고 해도 실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암묵적이든 명시적이든 미국의 승인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배경 하에 정부는 이번 면담 자리에서 웡 대표에게 정부의 추진 의지를 설명하고 미국의 승인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통일부는 "미측은 싱가포르 선언 합의 이행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새해 초부터 북한과 개별 관광을 통해 접점을 만들고, 남북관계를 통해 북미 간 대화의 불씨도 살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실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미국 방송 CNN이 2명의 외교안보 소식통을 인용, 대통령 선거를 9개월 남겨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전까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보도를 보더라도 남북, 북미 사이에 현재의 소강 국면을 벗어날 만한 계기를 만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한편 웡 부대표가 방한 계기 외교부를 비롯해 정부 당국자들과 만남을 가지는 것에 대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한미 간 '워킹그룹'이라고 지칭했는데 정부는 이를 워킹그룹이 아닌 '면담'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워킹그룹'에 대한 북한의 반감 때문에 정부가 눈치를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워킹그룹의 수석대표가 우리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고 미측은 지금 부장관 겸 특별대표다. 그리고 협의하는 대상은 북핵·북한문제"라며 "그 워킹그룹 맥락에서 국장급들이 수시로 만날 수 있는 것이고 그런 맥락에서 만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해 사실상 웡 부대표의 방한 이후 당국자들과 만남이 워킹그룹의 일환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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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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