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실패한 보수, 새로운 보수로 변혁 꾀한다"

[인터뷰] 새로운보수당 이성권 부산시당 창당준비위원장

바른미래당은 지난 지방선거 참패 후 손학규 당대표 체제로 새 출발을 도모했다. 그러나 최근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호남계와 소위 당권파로 분류되는 손학규 대표와의 격렬한 노선 차이를 드러내며 유승민, 하태경 의원 등을 필두로 '새로운보수당'이라는 당명을 내걸고 신당 창당 준비에 돌입하면서 분당 수순을 밟고 있다. 결국 새로운 보수라는 기치 아래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바른정당계는 하태경 의원과 부산 출신인 이성권, 권성주 지역위원장을 주축으로 부산지역 인사들이 창당의 최전선에 나서 영남권에 힘을 집중하겠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성권 위원장이 내년 총선 출마를 앞두고 창당 전면에 나서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고베 총영사를 지낸 경험으로 정치계에서 대표적인 일본 전문가로 불리는 그는 이번 신당에서는 일본대책위원장을 맡아 당의 외교적인 측면을 담당할 계획이다. <프레시안>은 부산시당 창당준비위원장로서 새로운보수당의 조직 확대에 힘을 쏟고 있는 이성권 전 의원을 만나 앞으로의 신당 창당 일정과 향후 정치활동 계획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이성권 새로운보수당 부산시당 창당준비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에 도전했었다. 이후 지금까지 어떻게 지냈는가?

이성권 : 정치, 생계, 자신의 새로운 충족을 위한 공부를 하고 지냈다. 바른미래당에서 계속 정치 활동을 해왔는데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 즉 호남 중심의 정당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고 지난 9월 30일 바른미래당 비당권파가 출범시킨 창당준비위원회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과 함께 신당 창당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에는 북카페 공감이라는 지역 주민들과 토론, 공부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주위에 동의대학교도 있어 학생들에게도 싼값에 공부할 수 있는 편한 공간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에 들어가 1년 동안 공부를 계속해 왔다. 지난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공약을 준비했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거나 후보의 관점에 봤을 때 SOC 사업, 사회 인프라와 관련된 공약을 중심으로 내세웠다. 앞으로는 저출산, 고령화, 인구감소 시대가 도래할 거고 재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이 재원을 사람한테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의 문제가 사회복지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서 대학원 박사과정에 들어가 1년 동안 주경야독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며 나름대로 성적도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프레시안 : 지난 지방선거에서 보수텃밭인 부산이 무너졌다. 민주당이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의 시정을 평가한다면?

이성권 : 부산시정은 벌써 1년이 지났는데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봤을 때 오히려 기대보다는 실망감을 훨씬 더 많이 안겨줬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현직에서 물러난 박태수 정책특보가 오거돈 시장 위에 군림했던 왕특보라는 말이 들릴 정도로 시 정책과 관련해 정무적 판단에 더 결정력을 가지고 있었다든지 기존의 공무원을 함께 가는 동지로 생각하지 않고 개혁 시켜야되는 대상으로 삼아 부산시 공직사회의 불협화음을 초래했던 사람을 옆에 끼고 있었던 게 문제다. 유재수 전 경제부시장의 경우도 전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중앙당에서 압박을 가했거나 또다른 조건을 걸었는지는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인사참사를 통해 부산시가 전국민적인 불명예를 얻었다.

정책적으로도 지난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 TV 토론회를 할 때 오거돈 후보가 당시에 당당하게 가덕신공항 무조건 된다고 말했다. 그 이후로 문재인 대통령 가덕신공항 약속했다고 몇 번 이야기 했었다. 옛날의 서병수 시장만큼은 아니지만 자신의 정치 생명을 가덕도신공항에 걸겠다고 했었는데 그것을 제1의 공약으로 내세워 표를 얻는 데 상당히 힘을 발휘했었다.

그런데 지금 1년 반이 지났지만 뭐가 이뤄졌는가. 6개월 전에 총리실 산하 김해공항에 대한 검증단을 꾸렸지만 그 뒤에 지금까지 단 한 번의 회의도 안 했다. 지난 6일 검증단 첫 회의를 했지만 위원장은 대학교수로 돼 있고 나머지 20명 위원에 대해서는 명단도 공개를 안 했다. 정치적인 논란에 소지가 있다고 해서 사전에 압박이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공개를 안 했다는데 그동안 6개월이라는 시간을 허비하고 올해가 지나면 총선이 다가오는데 총선용으로 어떤 결과를 내놓지 않을까 하는 오해가 무조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까지 끌고 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오거돈 시장의 리더십 부재로 보여진다.

게다가 신공항 문제와 관련된 주무 부처인 건설교통부가 김해공항 확장안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총리실 산하에 검증단 역할이라는 것이 4개 분야 소음, 안전, 환경, 수요라던지 운영과 관련된 검증만 하는 것이다. 거기서 만에 하나 김해공항이 4가지 문제 중에 특정 문제 때문에 안된다고 결론을 내도 그때부터는 다시 밀양과 가덕도의 싸움이 벌어진다. 그렇게 되면 아무것도 진전을 못 시키는 것이다. 단순하게 예측해보건대 김해신공항 문제가 있다고 강한 입장을 피력 안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많다. 오히려 지금은 오거돈 시장이 손을 터는 분위기다.

요즘 오거돈 시장의 자세가 많이 달라졌다. 지난 7일 부산역에서 부산·울산·경남의 시민단체들이 주축으로 가덕신공항 유치를 위한 시민궐기대회를 했다. 거기에 참석한 인원도 생각보다 적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주당이 6명 국회의원 중에서 3명밖에 참석을 안 했고 오거돈 시장은 그 시간에 가족들과 함께 미술관을 찾았다. 과연 오거돈 시장이 지난 부산시장 선거에서 가덕신공항은 대통령이 약속을 하고 본인은 정치적 생명을 걸겠다고 결기를 다짐했던 것이 맞는지 의문스럽다. 이런 것을 전반적으로 보면 지난 1년 동안 정책과 제1 시정 과제를 포함한 인사실패 등을 보면서 기대 이하의 시정에 대한 실망과 냉혹한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남은 2년 반이 심각하게 걱정된다.


▲ 새로운보수당 이성권 일본대책위원장. ⓒ프레시안(박호경)

프레시안 :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야당이 부산시정에 대한 견제 역할을 전혀 못 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성권 : 저도 보수 정당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일정 부분 책임을 느끼고 있다. 과거 자유한국당은 부산지역 권력을 23년간 독점해 왔다. 시장, 시의회, 구의회, 국회의원까지 모든 권력을 독점해오다 한순간에 역전이 돼버렸다. 작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이 잘해서 국민들이 뽑아준 게 아니고 자유한국당이 기존에 잘못함에 대한 심판적 성격의 투표를 한 것이다. 그전까지는 사실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것이다 보니 안주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고 지역 주민과 지역 미래에 관한 비전을 개발하고 추진하는 것보다는 공천을 주는 사람을 쳐다보고 국회의원은 또 당권을 쥐고 있는 당 지도부를 쳐다보는 나쁜 생태계에 빠져 있었던 그 결과가 작년 지방선거 참패였다.

그렇다면 그 이후에 자유한국당은 반성과 성찰을 통해 자기 혁신과 변화를 꾀해야 했는데 그들은 그런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지방선거 끝나고 난 다음에 부산 보수 정치권의 모습은 당장 내년에 총선이 있으니 국회의원, 원외위원장, 시의회도 대부분 총선에 자기 생존을 어떻게 할까에만 매몰돼 있다. 지역 민생 문제와 서민 문제를 파고드는 그런 모습보다는 아직도 당 지도부를 해바라기처럼 쫓아가는 그런 모습을 지금까지 계속 보여왔다. 솔직히 말한다면 당대표가 머리 깎으면 따라서 머리 깎는 그 시간에 어려운 서민들 찾아가는 게 더 필요했지 않을까 한다. 자유한국당이라는 보수정당의 기본적 체질이 지방선거 패배 이전에 모습이나 그 이후에 모습이 변화된 게 없다. 이대로 가면 과연 희망이 있을까에 대한 우려가 든다.

프레시안 : 이번에 신당창당기획단장도 맡게 되셨는데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는가?

이성권 : 실제 신당을 추진하는 변혁 세력은 정치적 실패를 거듭했다. 냉정하게 보면 마지막 몸부림이라고 저는 스스로 해석한다. 과거 새누리당에서 벌어진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 속에서 보수정당에 고인 썩은 물을 바꿔보고자 내부 개혁을 위한 처절한 노력을 했으나 실패했다. 그래서 바른정당을 만들었는데 결국은 상당수의 의원들이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 버리고 남은 소수의 사람들은 정체성의 혼돈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국민의당과 통합해서 바른미래당이 됐는데 지금은 호남계 의원들과 손학규 대표의 당권파가 민주당과 같은 위선 정당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결별의 수순을 밟은 것이다. 이제는 마지막으로 좀 작은 세력이고 힘은 들지만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해서 변화를 혁신을 도모해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와 있다.

현재 우리나라 20, 30대 연령층에서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호감도는 엄청나다. 그것은 자유한국당 간판 가지고는 아무것도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앞으로는 개혁적이고 중도까지 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보수 세력이 이들을 대체해야 한다. 변혁이 그 역할을 해보겠다. 20, 30대가 지지할 수 있는 정당, 수도권 중도 이런 쪽에 성향의 사람들이 지지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어서 자유한국당을 대체하는 것으로 가보겠다. 앞으로 활동도 젊은 층을 대상으로 서민 친화적인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 현재 창당 준비 위원장은 하태경 의원이 맡고 있으며 부산지역 출신으로 권성주 위원장이 대변인을 맡게 됐다. 저는 부산시당 전체를 책임지는 부산시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다. 이 당의 인적자원을 보면 유승민계 의원이 절대다수다. 수시로 하태경 위원장이 유승민 의원 혹은 그쪽 유승민계 의원들과 소통하면서 전국적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까지 창당 진행상황을 살펴보면 18개 광역시도 중에서 3분의 2 정도는 추진기획단이 꾸려져 있다. 정치 일정상 정식적인 정당으로써 창당은 1월 12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당법상 5개 광역시도당이 1000명 이상 당원들을 통해서 창립이 돼야 한다. 그래야 중앙당이 존재하는데 부산을 포함한 5개 이상의 시도당 창당대회를 12월 중에 개최해서 1월에는 새로운 정당이 창당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은 일반당원 모집작업과 동시에 각 선거구별로 당을 이끌 수 있고 총선 출마 의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영입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시간이 촉박하고 예비 선거 운동 기간이 다음 주부터 시작되지만 중간에 합류하는 사람도 뛸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기 때문에 노력할 생각이다.

프레시안 : 새로운 보수정당의 출현보다는 기존 보수의 재집합을 위한 준비과정이라 보는 견해도 많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성권 : 총선 전에 합당은 있을 수도 있다. 일반 보수 유권자들이 많은 지역에 다니면서 듣는 얘기들은 분열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면 수도권은 거의 당선이 다 어렵다고 말한다. 지금도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월등하게 낮은데 보수가 갈라지면 더 어렵다. 부산만 하더라도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율이 여론조사에 따라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한국당이 조금 앞선다. 그렇기 때문에 분열된 상태에서 총선을 치른다면 상당수 의석을 민주당에 내줘야 할수도 있다. 일반 보수 유권자들의 아래로부터 오는 압력이 심해지기 때문에 통합의 기운들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 본다.

그런데 어떤 통합이냐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 통합 그 자체가 선이나 악이라 할 수 없고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100% 미리 장담할 수는 없지만 가급적 중도와 개혁적 보수의 결합이 돼야 한다. 그렇게 봤을 때 합류가 어려운 우리공화당 같은 정치세력은 제외해야 한다고 본다. 자유한국당과 무소속 영역에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박형준 전 의원 등을 포함한 시민사회계에서 보수 운동을 해왔던 분들이 다 뭉쳐서 자유한국당이 아닌 제3의 영역에서 함께 하는 그런 통합이라면 가능하다. 우선은 그 자체가 지금 성급하게 이뤄질 문제가 아니고 변혁 입장에서는 변혁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세우고 국민들한테 이 정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먼저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그 작업에 몰입을 할 예정이다. 그 결과가 통합으로 이어진다고 봐야 한다.

프레시안 : 내년 총선 출마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본인이 바라보는 지역 민심은 어떠한가?

이성권 : 지역민심은 현재 민주당으로부터 등을 많이 돌려가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오늘도 제가 어르신들 대상으로 무료급식 봉사활동 갔는데 대부분의 저를 아는 어른들은 절대 정권을 찾아와야 된다는 얘기를 많이 하신다. 민주당을 공산당이라 오해하시는 분들도 가끔 있다. 토론 자리라면 그건 아니라고 얘기를 해주고 싶긴 하지만 그 정도로 옛날에 비해서 민주당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인식이 다시 나빠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당에 대해서 적극적 지지 의사를 강하게 밝히는 사람이 많이 있냐면 그것도 아니다. 민주당이 싫고 문재인 정부가 잘 못 하니 다른 정치세력이 잡아야 되는데 일단은 한국당이 덩치가 커 보이니깐 어쩔 수 없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지 한국당을 적극적 지지를 하거나 한국당의 그 지역에 있는 국회의원을 적극적으로 지지를 하는 건 없다. 물론 60대 이상 어른들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약간은 사람에 대한 눈을 떠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경로당에 있는 어르신들도 이제는 당보고 안 찍고 사람 보고 찍는다. 그러니깐 자신감 가지고 열심히 뛰라고 격려해주는 분들이 많다. 옛날에는 그런 것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지금은 어른들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부터 해서 현재까지 급변하는 정치과정 속에서 상당히 학습을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현직 의원에 대한 교체 욕구는 지역구를 막론하고 아주 크다. 왜 그런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가 하면 이번 20대 국회가 보여준 국민에 대한 실망스러운 모습과 최근 통과된 국회 예산안이다. 한국당도 패스트트랙에 올라와 있는 법안 때문에 예산에 대한 심의를 적극성을 가지고 안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민주당도 제1야당을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것들을 국민들이 다 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부산에서도 20대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는 상당히 낮은 평가와 교체에 대한 욕구가 상당히 높아져 있다고 본다.


▲ 새로운보수당 이성권 일본대책위원장. ⓒ프레시안(박호경)

프레시안 : 부산지역 발전을 위한 자신만의 방안이나 생각이 있다면?

이성권 : 보통 역대 선거에서 그전에부터 이어져 온 사업들에 대한 얘기들이 많은데 저는 두 가지를 다르게 갈 것이다. 지금은 미리 얘기할 수 없지만 토건 위주 공약이 아닌 다른 분야의 공약을 준비하고 있다. 결국은 일자리 문제다. 이것은 시대 흐름 자체가 어느 특정 지역 어느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니고 일자리가 사라져가는 시대에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이란 표현을 쓰다시피 인간의 육체노동을 기계가 대신하고 인간의 정신노동을 이제는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봐야 된다. 그렇다고 해서 일자리 축소를 방치할 수 없는데 상대적으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산업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부산의 경우는 대기업이 없는 도시다.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구조이고 그 중소기업도 인근 산업이 자동차, 조선이다 보니 전 세계적인 영향을 받아서 같이 나빠지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집중을 해도 독자적으로 다른 것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이 생존할 수 있도록 부산시 차원에 지원을 해야 한다. 또한 우리가 강조해왔던 마이스산업은 부산이 유일하게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이다. 이번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때문에 아세안 국가에서 태국 총리를 빼고는 지도자가 다 왔다. 거기에 같이 오는 수행원과 재계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그런 국제적인 이벤트 한 번으로 인해서 부산 경제에 미치는 유발 효과 이런 건 상당히 크다. 이것을 바탕으로 마이스산업 도시로 육성하면 안정적인 일자리가 계속 창출이 된다.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산시장은 안에 있어서는 안 된다. 전 세계에 마이스산업에 적용될 만한 먹거리가 있다. 지금 한·아세안 국가정상회담은 중앙정부가 마련해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정해 준 것이지 오거돈 시장이 따낸 것이 아니다. 바깥으로부터 주어진 것이다. 이런 대규모의 정상회의가 아니라도 박람회나 전시회 같은 문화 예술을 하려고 하는 이벤트는 무궁무진하게 많다. 새롭게 만들어 낼 수도 있고 부산국제영화제처럼 타 도시에서 별 효과를 못 거둔 것을 우리 부산이 끌고 와서 살려낼 수 있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고용창출 효과도 크다. 그렇기에 마이스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시장의 외교 열학이 큰데 그런 측면에서 현재는 아쉬운 점이 보인다.

최근 일본 수출 규제 발생에 따른 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이 7월 1일부터 반도체 소재 3개 부품에 대해서 수출규제를 시작해 7월 말에는 화이트리스트 국가로 제외하면서 먼저 도발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국민들은 불매운동이라든지 일본 안 가기 등의 대응을 시도했다. 하지만 정부가 관제 민족주의를 동원한다든지 혹은 반일감정을 부추기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본다. 국가이익으로 봤을 때 그런 분위기가 전국적으로 퍼져 있었던 게 안타깝다.

부산의 미래만 놓고 본다면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지정학적이고 지경학적인 조건 속에서 도시의 미래와 비전을 만들어 가는 곳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다. 이곳은 영토가 크지 않지만 유럽 국가에서 중개무역과 해상 해양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거쳐 가는 도시로 군림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부의 소득 수준이 높아졌다. 가까운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로 관문역할을 하고 있다. 리콴유라는 지정학적인 조건을 읽고서 나라를 그렇게 이끌어 왔다. 원래 싱가포르에서 도박, 마약, 매춘을 안되도록 규제했는데 결국은 카지노를 풀면서 고용과 성장을 이끌어왔다. 부산도 지정학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동북아시아의 관문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일 가까운 일본부터 시작해야 한다. 일본 규슈권과 우리는 지리적으로도 가깝기에 경제적인 상호의존성을 높일 필요가 있고 정치적, 민간 차원의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 교류 활성화를 통해 일본을 친한파로 만들면 부산은 더욱 발전할 수 있다. 일본 사람들은 어떤 면에서는 순진하다. 2002년에 한류붐이 일었을 때 '배용준, 욘사마'로 난리였다. 지금은 BTS가 그런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일본을 친한파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근데 우리가 먼저 차단해버리면 오히려 우리에게 손실이 된다. 부산이 일본과의 관계에서 먼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프레시안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성권 : 부산 시민들이 화끈하고 개방적이고 정말로 좋은 기질을 가지고 있다. 폐쇄적이지 않고 배타적이지 않으니 좋다. 다만 그게 자칫 잘못되면 우왕좌왕 할 수 있다. 한번은 A 정당에 몰표를 줬다가 그다음에 기분 나쁘면 B 정당으로 가버린다. 그런 변화 속에서 현실은 바뀌는 게 하나도 없는 것이다. 꼼꼼하게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의 생각과 살아온 길 같은 걸 보고 부산의 미래 혹은 지역의 미래를 좀 맡겨야 한다. 그렇지 않고 한번 시장 바뀌었더니 잘못한다 해서 정반대로 사람을 안 보고 정당으로 간다든지 이렇게 되면 나중에 부산에 좋은 미래를 후세에 못 물려준다. 부디 이번 총선에서는 현명한 선택을 부탁드린다.

취재 : 김진흥, 박호경, 홍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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