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5선 원혜영 의원과 3선 백재현 의원이 11일 총선 불출마를 공식선언했다. 두 의원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의 의정활동을 돌아보며 국회의원직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이던 원혜영 의원은 마지막 소회를 밝히면서도 정치개혁을 강조했다.
부천시장을 거쳐 부천에서만 내리 5선을 지낸 원 의원은 "이제 저는 저의 소임을 마치지만 그동안 뜻을 같이해온 여러 동료·후배 정치인들이 그 소임을 다해줄 것이라 믿고 기대한다"며 "더 큰 책임감으로 정치를 바꾸고, 새로운 세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14대 국회에 처음 등원한 이래 30년 가까이 보람된 시간들이었다"면서, "하지만 개헌, 선거제도 개혁, 국회개혁 등 반드시 이루어야 할 과제들을 마무리짓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1988년 한겨레민주당 창당에 참여하며 처음 정치에 입문했다.
광명시의원, 경기도의원, 광명시장을 거쳐 광명시에서만 3선을 한 백 의원도 "남아 있는 숙제는 이제 후배 정치인들에게 부탁드리려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철희, 표창원, 이용득 등 초선 의원들에 이어 중진들의 첫 번째 불출마 선언이기 때문에 '중진 용퇴론'의 불씨를 붙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두 의원은 자신들의 불출마 선언이 당내 '물갈이론'으로 번지는 것을 경계했다.
원 의원은 "우리들의 정치 마무리가 물갈이론의 재료로 쓰이는 분위기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며 "저는 물갈이를 통해 국회와 정치가 혁신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백 의원 역시 "물을 한 번도 바꿔본 적이 없다. 물고기만 바꿨을 뿐이다"라면서 "제도를 개혁해서 물 자체를 바꾸는 정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 의원은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총선 때마다) 기본 40% 이하로 물갈이가 안 된 적이 없다. 그런데 국회는 이 모양"이라면서 "물갈이 이전에,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국민의 힘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의정생활을 마치며 공통적으로 "개헌"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백 의원은 기자회견이 끝난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 10년을 해보니, 개헌을 하지 않고선 절대로 쉽지 않겠더라"며 "4년 후 정치 모습이 어제와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국회의원을 계속하는 것이 자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와 틀을 바꾸는 게 정치를 바꾸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원 의원 역시 "권력구조 개편에 초점을 맞춰서 협치 가능한 권력구조로 개혁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선거제도와 정합구조를 만든다면 우리 정치가 도약하는 기본 조건이 될 것"이라며 "국회가 정부와 힘을 합쳐 정부보다 한발 앞서서 국정 방향을 기획하고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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