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옥을 맛봤다…이제 조국을 놔주자" 자성론

초선의원들 중심으로 의총서 '조국 사태' 비판론 제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국 사태'를 다루는 당의 태도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25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복수의 의원들이 "이제 조국을 놔주자"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방어에 과도하게 매몰된 당 방침을 비판했다.

조응천 의원은 의총에서 "공정과 정의, 기회의 평등이라고 하는 우리 진영의 가치와 배치되는 행태들이 나오고, 머리와 행동이 따로 가야해서 많은 의원들이 괴로워 했다"며 "많은 의원이 지옥을 맛봤다"다고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조 의원은 "우리 고유의 가치와 상충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조 전 장관이) 노출되면 노출될수록 우리한테 불리하다"며 "그런데 당이 '조국이 아니면 누구도 해낼 수 없었을 검찰개혁'이라는 식의 주장을 하면서 검찰 개혁에 방점을 찍고 가면 조국은 계속 소환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 의원은 조 장관 가족들을 향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냉정한 판단력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전날 정경심 교수에 대한 영장이 나왔을때, '이례적'이라고 하는 판단은 너무 안이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수사가 계속되고 재판이 계속되면서 상황이 더 엄중해질 텐데 왜 그 전선을 계속 끌고가려고 하느냐"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생으로의 국면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교육 문제를 이야기하고 기업과 현장을 찾아다니고 있는 만큼, 당도 이제 조국을 놔주자"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은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처리하면 되고 우리는 평상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했다.

박용진 의원도 "'경제 민생 국면 전환'을 해야한다"며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4%가 나왔는데 4분기는 더 나쁠 수 있다. 민생경제가 어려울 때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보이지 못하면 안 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해영 의원은 "샴푸가 조금씩 조금씩 안 나오는 상태를 계속 두다보면 어느 날 갑자기 안 나오게 된다"는 비유를 들어 조국 정국에서 당이 입은 손실에 대한 각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선 의원들이 당에 대한 고민을 토로한 반면, 4선의 설훈, 김진표 등 중진 의원들은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 이슈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도종환 의원은 군인권센터가 최근 공개한 기무사 계엄령 문건을 설명하면서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설훈 "군의 명백한 쿠데타 시도"라며 당 차원의 조치를 주장했고, 김진표 의원도 이 주장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철희 의원은 "계엄문건과 관련해서 당이 신중한 태도로 사실 관계를 잘 파악하고 접근해야 한다. 오버해서는 안된다"고 신중론을 견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총회가 끝난 후 한 초선의원은 "서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어서 그렇지 곧 (당 혁신에 대해) 서로 이야기 할 시점이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초선 의원은 "중진 의원들이 역할을 하지 않아서 답답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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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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