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조국 사태'를 겪으며 공정성 논란이 일었음에도 방어를 우선시 할 수밖에 없었던 여당 법제사법위원회 의원으로서의 자괴감을 표현한 것이다. 표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정국이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조국 때문만은 아니지만 최근 가장 힘든 사건이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표 의원은 "최근 조국 (정국) 관련해 많은 불면의 밤을 보냈고 무척 괴로웠다"며 "특히 젊은 세대, 청년들이 느꼈을 실망감도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30년 가까이 평생을 경찰, 프로파일러로 살았는데 수사 절차에 있어서 독립성은 어떤 경우에도 지켜주고 싶었는데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도 많은 고민과 갈등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텼지만 법사위는 지옥같았다"며 "자유한국당은 우리가 야당 때 그랬던 것처럼 가장 극단적인 언행을 동원해서 공격을 했다"고 했다. 이어 "거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내가 내로남불로 보이는 것도 괴로웠고, 그런 모든게 다 힘들었다"고 심정을 밝혔다.
표 의원은 "다만, 불출마 생각이 없다가 조국 정국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니고 오래된 고민이었다"고 덧붙였다.
표 의원은 공적 기능이 마비된 정치 현실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표 의원은 "지난 4년동안 정치인들이 국회가 다 자기 것이라는 사적 소유를 느끼는 것 같다고 느꼈다"며 "그렇다보니 위기감도 없고 국민들이 욕하고 해도 흔들리지도 않고 국민들에 무엇이 필요한지 시민들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표 의원은 "특정 지역을 공천 받아 당선되는 구도인 데다 당내 권력을 그런 세력들이 가지면서 자기 것이라는 인식이 생기게 된 것 아니겠느냐"며 "저도 재선을 하고 당내 권력 구조 등에 익숙해지고 나면 신선함도 상실되고 초심도 민생을 챙길 고민도 갈등도 없어진 상태로 바뀔 것 같은 두려움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던진 것이 작은 파장밖에 안 되겠지만 충격적인 사퇴를 해서라도 '최악의 국회'를 고발하고 관심을 환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와의 상의 여부와 관련해선 "지도부에 미리 말하면 출마를 설득할 것 같았다"며 "그렇게 되면 서로 불편해지니, 미리 말은 안하고 기자분들에게 (불출마 선언문을) 보내기 10분 전에 (메신저 프로그램인) 텔레그램으로 말씀드렸다. 그래서 좀 불쾌하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속한 집단에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다른 사람들이 마라톤 뛰는 페이스로 정치를 한다면 나는 100m 달리기로 한 것 같다. 더는 못 뛰겠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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