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단체연합은 매년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맞아 선정하는 '성평등 걸림돌'로 이 전 장관과 성신여대 심화진 총장을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심 총장은 지난해 12월 성신여대서 열린 저출산 관련 특강에서, 특강에 참여한 여대생들에게 '행복 선언문'이란 제목의 출산 서약서를 쓰게 한 것이 선정 이유가 됐다. 저출산 타개에 동참하자는 내용의 이 서약서에는 △적극적 출산 △낙태 방지 △가정의 화목에 여대생들이 앞장서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관련 기사: '쇼킹'한 여대생 저출산 대책…'출산 서약서')
▲ 지난해 12월 9일 성신여대에서 열린 '행복한 출산, 부강한 미래' 특강에서 학생들이 '출산 서약' 내용을 담은 '행복 선언문'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성신여자대학교 |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출산 서약서는) 저출산의 원인과 해결을 개인 여성에게 전가하는 발상"이라며 "특히 출산과 육아에 대한 사회적 지원 없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낙태를 문제시 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아니며, 여성의 몸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반인권적 발상"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날 경남도지사 후보 출마를 선언하며 공직을 사퇴한 이달곤 전 행안부 장관은 국가인권위원회를 축소하고, 촛불 집회에 참여한 여성단체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는 이유로 '성평등 걸림돌'로 선정됐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한국여성노동자회에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것은 시민단체의 자발적 활동을 보장하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한 것이며, 성차별·성희롱 업무를 맡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축소로 여성 인권 신장에 큰 걸림돌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밖에도 "아동의 녹화 진술만으론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아동 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대구 애활원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대구지방법원 재판부도 '성평등 걸림돌'로 선정됐다.
한편, 성평등으로 가는 '디딤돌'로는 △성추행 혐의가 있는 조합장을 물러나게 한 임실치즈축산업협동조합의 여성 직원 △특수고용 형태로 일하던 골프장 경기보조원의 노동자성을 인정해 원직·복직 판결을 내린 수원지방법원 재판부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에 힘써온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등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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