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란 말을 계속 사용하면서 일본을 이길 수 없다
‘덕후’라는 말은 오늘도 어김없이 눈에 띈다. “작품을 위해 침울한 덕후가 된 청순 미녀스타”을 비롯하여 “지구촌 애니 덕후들......”, “성공한 덕후” 등등..... TV 프로그램에서도 ‘덕후’라는 자막과 말이 적지 않게 쓰인다. ‘덕후’ 뿐만 아니라 이로부터 비롯된 ‘입덕’, ‘탈덕’, ‘덕질’, ‘휴덕’ 등등의 말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덕후’가 아예 우리말이었던 것처럼 듯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덕후’는 전혀 우리말이 아니다. 그것은 일본어이다. ‘덕후’란 순수 일본어인 ‘오타쿠, 御宅(おたく)’의 발음을 괴이하게 변형시켜 만들어진 용어다. 자존심이 없는, 천박스러운 조어(造語)이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즈음하여 지금 모두 일제 잔재를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각에도 우리 스스로 ‘덕후’와 같은 용어를 만들고 사용하는 모습에서 우리 내부에 존재하는 이율배반을 발견한다. 아마도 ‘덕후’는 일본 문화 개방 이래 일본문화를 마치 자기 문화처럼 너무 가까이 하고 스스럼 없이 수용하는 ‘신친일(新親日)’의 현상이자 결과일 것이다.
이렇듯 거리낌 없이 ‘덕후’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는 과연 일본을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
“천황의 덕을 흠모해 그 신민이 되다”는 뜻의 ‘귀화’
한편 우리 사회에서 ‘귀화(歸化)’라는 용어는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귀화’의 의미가 원래 “군주의 공덕(功德)에 감화를 받아 그 신민(臣民)으로 되다”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특히 일본에서 이 ‘귀화(歸化)’라는 용어는 “천황에 귀의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되어 왔고, 이른바 ‘귀화인’이란 “천황의 덕을 흠모하여” 일본으로 건너온 한반도인들을 지칭하는 용어였다.
한편 우리 사회에서 ‘귀화(歸化)’라는 용어는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귀화’의 의미가 원래 “군주의 공덕(功德)에 감화를 받아 그 신민(臣民)으로 되다”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특히 일본에서 이 ‘귀화(歸化)’라는 용어는 “천황에 귀의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되어 왔고, 이른바 ‘귀화인’이란 “천황의 덕을 흠모하여” 일본으로 건너온 한반도인들을 지칭하는 용어였다.
‘귀화’는 “좋은 영향을 받아 생각이나 감정이 변화한다.”는 뜻의 ‘감화(感化)’나 스스로 와서 복종한다는 뜻의 ‘귀부(歸附)’라는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귀화’는 ‘감정의 동화나 복속, 또는 귀순’이라는 뜻을 내포한 감정적, 주관적 범주의 용어로서 용어 자체에 이미 봉건적 성격이 강해 현대시대의 공식적 법률용어로서 전혀 부합하지 못하다.
더구나 ‘귀화’라는 용어가 우리나라에서 국적 관련 법률 용어로 정착된 것은 일제 강점기 때다. ‘귀화’는 전형적인 일제 잔재이며 우리 민족에게 모욕적인 용어로서 우리가 사용해서는 안 될 대표적인 용어이다.
말에도 사용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
민족 문화란 모름지기 말, 즉 언어를 바탕으로 하여 이뤄진다. 말이란 사회를 구성하는 수단으로서 말이 지니는 의미와 가치는 사회 구성원의 의식에 강력히 투영된다. ‘덕후’는 일본에 스스로 ‘감화’ 또는 ‘귀화’하여 만들어진 말이라 할 수 있다.
말이 제대로 서지 않고서는 민족 문화와 민족정신 역시 제대로 설 수 없다. 말과 글을 일본 제국주의에 강제로 빼앗긴 역사를 가졌던 민족으로서 말과 글의 소중함을 쉽게 잊어서는 안 된다. 말이란 자연스럽게 퍼져나가는 속성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해서는 안 될 말, 자제해야 할 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맞서 일제 잔재 청산 운동을 비롯하여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다. 총성 없는 전쟁, 조상들에 이어 이제 우리 세대가 일본과 다시 격돌하고 있다. 국가 정체성 정립과 역사 교육의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다시 저들에게 질 수는 없다. 그러한 오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바로 ‘덕후’와 같은 말을 아무런 의식 없이 계속 사용하면서 일본을 이기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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