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200억불 적자 경제관계인데도 한국 신뢰할 수 없다니"

'신중하자'던 이해찬도 "일본과 지소미아 의미 있을까 "

일본 정부가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여당에서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폐기 주장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일본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 연석회의를 열고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강행하면서 한국과는 신뢰있는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표현을 했다"며 "우리가 해마다 200억불 이상 적자를 보는 경제 관계를 해왔는데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는 안하무인 일본 조치에 대해서 정말로 분노를 금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지소미아 폐기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온 이 대표는 이날 처음으로 폐기 가능성을 에둘러 언급했다. 그는 "일본이 한국을 믿을 수 없는 이웃나라로 규정한 이상 우리도 일본을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그동안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양국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반도 중심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관계를 맺어왔는데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면 군사정보도 제공하지 못하겠단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회의때는 지소미아는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오늘 일본정부의 발표를 보니까 참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이렇게 신뢰없는 관계를 가지고서 지소미아가 과연 의미있는가 하는 생각이 다시금 든다. 저도 다시한번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미있는 일을 해야지 의미 없는 일에 연연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국제 자유무역 질서에 교란이 오고 한일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게 된 것은 전적으로 일본 정부와 아베 총리의 책임"이라며 "반도체 분야 3품목 구출규제 조치에 이어 화이리스트에서 배제한 부당 조치는 한국에 대한 전면적인 경제전쟁을 선포한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경제 침략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더욱이 한일간 안보 공조를 부정하는 듯한 무책임한 언급에 실망했다"며 "지소미아에 대한 실천적 유의미성에 대해서도 우리 당도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 얼마전 일본을 방문한 강창일 민주당 의원도 "(지소미아) 폐기까지 갈 수 있다"며 "이렇게 상황이 막 가게 되면 뭐 당연히 검토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논리적 모순을 범하고 있잖나. 적대적 관계인데 어떻게 우리가 군사정보협정을 맺을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지소미아 폐기와 관련한 일본 반응에 대해서 "일본에 아주 심각하게 그것을 느끼고 있더라"며 "여야 관계없이 '지소미아 파기는 안 된다'고 한다"고 전했다.

향후 대책에 대해 강 의원은 "일단은 (화이트리스트 배제 후) 3주동안의 기간이 공표되기때문에 시행하기까지 3주의 기간이 있지 않나"라며 "2, 3주 기간 서로 협상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있다고 생각한다. (협상) 그건 정부 측에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문희상 국회의장도 일본 정부의 결정에 대해 "깊은 유감이며 아베 내각에 대한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오늘 아베 내각은 한일 관계 복원과 신뢰 회복을 희망하는 양국 국민 모두에게 깊은 실망을 남겼고, 또한 한일관계의 외교적 해법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며 한민수 국회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의장은 "그동안 대한민국은 정부와 청와대가 모두 나서 양국 관계의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데 주력해왔다"며 "국회 또한 초당적 방일단을 보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철회할 것과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는 절대 불가하다는 뜻을 전달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른 외교적 안보적 경제적 모든 책임은 아베 내각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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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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