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가시권, 남은 관건은 한국당 복귀 명분

이인영 "역지사지로 소통"…패스트트랙 유감표명 검토

자유한국당의 장외 투쟁이 20여 일을 지나는 가운데, 여야가 국회 정상화를 모색하고 나서 정국 해법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저녁 맥주잔을 앞에 두고 모인 데 이어 21일에도 국회 정상화에 긍정적 메시지를 던졌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들이 국회를 보고 느끼는 답답함을 해소할 때가 됐다"며 "이제 국민을 위해 더 많은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의 방식에 연연하지 않고 정치적 돌파구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저부터 역지사지의 자세로 야당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야당 원내대표들이 통 크게 결단해달라"고 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바른미래당 원내대책회의에서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번 주말이 지나면 국회 정상화 일정이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큰 틀에서 국회 정상화에 의견 접근을 본 것이지만, 각론에선 여야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추경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의 임기가 종료(29일)되기 이전인 이달 내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여야 4당이 추진한 선거제·패스트트랙의 원천 무효를 전제로 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당이 국회에 복귀할 수 있는 명분에 해당하는 이 문제에 대해 민주당이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가 관건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우리 요구사항을 잘 알고 있다"며 "이제 민주당의 차례다. 민주당이 해법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인영 원내대표는 전날 회동에서 야당 원내대표들에게 패스트트랙 지정 강행에 대한 유감을 표명할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스트트랙 무효화는 사실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인 만큼, 국회 운영에 관한 책임이 큰 집권당으로서 사과보다 낮은 수준인 유감을 표명하는 정도는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 자유한국당에 유감 표명을 검토해볼 수 있다"며 "유감 표명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호프미팅'에 이어 지속적으로 만나 국회 정상화를 위한 물밑 조율에 나설 계획이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전날 회동을 계기로 냉각기를 거치면서 이번 주말이 지나면 정상화가 가시권 안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이 오는 24일 마감되는 만큼, 내주 초에는 5월 임시국회를 소집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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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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