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백년 성취 깎아내리는 경향 안타깝다"

"대한민국 성취 폄훼는 자부심 버리는 일…긍정적 사고 가져야"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일을 이틀 앞두고 "앞으로 100년은 과거와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100년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국민과 함께 혁신적 포용국가와 정의로운 대한민국, 평화 번영의 한반도를 위해 담대하게 나아가겠다"고 9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임시정부 이래 지난 100년의 대한민국 역사에 대해 "경제 발전과 민주화에 모두 성공한 나라 대한민국, 이것이 세계가 우리를 부르는 이름"이라며 "우리 스스로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성취'라는 말을 총 5차례나 쓰면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치적으로는 4.19 혁명, 5.18 민주화 운동, 6.10 민주 항쟁에서 '촛불 혁명'으로 이어지는 민주화를 이뤘고, 경제적으로는 "지독한 가난을 극복하고 세계에서 11번째로 경제 규모가 큰 나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정작 우리 자신은 우리의 가치를 모를 때가 많다"고 안타까워 했다.
문 대통령은 "일부에서 우리 역사를 역사 그대로 보지 않고 국민이 이룩한 백년의 성취를 깎아내리는 경향이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대한민국의 국가적 성취를 폄훼하는 것은 우리 자부심을 스스로 버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헬조선'이라는 단어를 의식한 듯 "우리가 이룬 역사적 성과를 바탕으로 긍정적 사고를 가질 때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2기 내각 신임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문 대통령은 "지난 100년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이룬 국가적 성취는 이제 국민의 삶으로 완성돼야 한다"며 '혁신적 포용국가',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 '평화와 번영의 시대'라는 열쇳말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혁신적 포용국가'에 대해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룬 국가적 성취의 과실이 국민 모두에게 돌아가야 하고, 더 이상 국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의 그늘을 걷어내고, 국민 모두 함께 잘 사는 사회로 나가아야 한다"며 "혁신적 포용국가로 새로운 백년의 기틀 세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 특권층끼리 결탁, 담합, 공생하여 국민의 평범한 삶에 좌절과 상처를 주는 특권과 반칙의 시대를 반드시 끝내야 한다"며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가 새로운 100년의 굳건한 토대"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역사의 변방이 아닌 중심에 서서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며 "새로운 100년 선대들의 뜻을 이어가고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소명을 받들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내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며 "북미 대화의 조속한 재개와 성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원래 오는 11일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일 행사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급하게 잡힌 한미 정상회담 일정으로 오는 10일 출국해 이날 국무회의에서 임시정부 관련 메시지를 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100년을 다짐하며 '긍정적 사고'를 가지라고 국민에게 당부했지만, 중반기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시민사회계로부터는 '재벌 개혁' 의지가 줄어들었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김의겸 청와대 전 대변인을 비롯한 각종 장관 후보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20대~30대 젊은 층의 지지율은 빠지는 추세다. 2.28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협상 결렬 이후, 북미 대화의 새로운 동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이날 국무회의에는 전날 문 대통령이 임명장을 수여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 검증 부실' 논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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