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보궐선거에서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의 뒤를 이어 창원성산에서 당선된 정의당 여영국 당선인이 노 전 의원의 묘소 앞에 당선증을 올렸다. 여 당선인은 지난달 20일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 당시 "4월 3일 아프게 가신 노회찬 의원님 영전에 당선증을 올리겠다"고 했던 약속을 결국 지켰다.
보궐선거 다음날인 4일 여 당선인은 첫날 일정으로 경기도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노 전 의원의 아내인 김지선 씨와 함께 남양주시 모란공원에 위치한 노 전 의원의 묘소를 찾았다.
한 손에는 당선증을, 다른 한 손에는 손수건을 쥔 여 당선인은 노 전 의원의 묘소 앞에 도착하자 눈물을 쏟으며 손수건에 얼굴을 묻었다. 그는 묘소 앞에서 묵념을 한 뒤 연신 눈물을 흘리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여 당선인은 이날 노 전 의원의 묘소에 본인이 받은 당선증을 올리며 "(노회찬) 의원님이 살펴주시지 않았다면 이 뜻을 이루지 못했을 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여영국을 통해 노회찬을 부활시켜주신 국민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며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서 독자적인 원내 교섭단체와 제1야당으로 우뚝 도약할 수 있도록 잘 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도 "노회찬 대표님 이름만 불러도 자꾸 눈물이 나온다"며 연신 눈물을 닦아냈다. 그는 "창원에 내려가 있는 동안 어느 곳에 가더라도 대표님을 느낄 수 있었다"며 "대표님께서 평소에 그렇게 맛있다며 서울에 오면 자랑하시던 반송시장 칼국수도 먹어봤다. 그 골목길 안에 사람들의 온기, 대표님이 따뜻하게 어루만져야 할 시민들의 삶이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노회찬) 대표님 편히 쉬세요"라며 "그 후에 남은 과제들, 대표님이 평생 꿈꾸셨던 진보집권을 항해 나아가는 도정은 여기 여섯 명의 국회의원들 그리고 5만 당원들이 똘똘 뭉쳐서 반드시 그 뜻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대표는 "다음번에는 당선증보다 훨씬 더 멋있는 선물을 대표님께 가지고 오겠다"고 했다.
여영국 "노회찬 의원이 국민을 섬겼던 자세로 다가가겠다... 평화당과 진보 개혁 교섭단체 구성할 것"
이날 오후 5시 국회를 찾은 여영국 당선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故) 노회찬 의원이 국민들을 섬겼던 그 자세로 여러분께 다가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여 당선인은 "조금 전 노회찬 의원이 잠들어 계신 마석 모란공원에 참배와 더불어 당선보고를 하기 위해 다녀왔다"며 "이 자리를 빌어 노회찬 의원을 추억하며 더 강력한 민생개혁과 진보정치를 응원해주신 창원 성산구민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는 "저는 신임 국회의원으로서 민생개혁을 통해 우리 사회가 서민중심의 사회로 나아가는 데 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저와 정의당은 당선에 자만하지 않고, 시민들의 호소를 마음에 담고 새길 것"이라고 했다.
여 당선인은 또 "국회에 계류돼 있는 많은 민생법안, 개혁법안, 그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정치개혁과제 등을 하루 빨리 숙지하고 국민들에게 보답하는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여 당선인은 창원성산의 현안으로 "창원은 조선·자동차 산업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받는 곳이기 때문에 경제가 많은 어려움에 처했다"며 "이 위기를 당장 극복하기 위해 창원을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해 정부 지원과 하청업체에 대한 지원 등이 특별히 필요하고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선거운동 기간 중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노회찬 의원을 모욕한 것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노 전 의원의 문제가 그렇게 계속 비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이용하려는 정치 세력이 계속 물고 늘어지기 때문"이라며 "제 개인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고 당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답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이정미 대표는 "오 전 시장은 법적 심판 이전에 정치적 심판을 받았다. 그 점을 명확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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