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정 후보는 59.47%(47,082표)의 득표율로 35.99%(28,490표)를 얻은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23.48%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15대 총선 이후 20년 동안 보수 후보가 당선된 통영고성은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지난 20대 총선에서 진보진영 후보가 입후보를 하지 않아 새누리당 이군현 전 의원이 무투표로 당선된 곳이다.
고성 출신의 정점식 당선자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장관 시절에 검사장으로 승진한 '황교안 키즈'다. 황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통합진보당 해산 과정에서 대한민국 법무부 청구인의 주요 대리인으로 활동하며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 황 대표는 통진당 해산을 장관 시절 최대 업적으로 자평하기도 했다.
정 당선자는 1888년 사법시험(30회)에 합격해 대검찰청 공안 1·2과장,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부장검사, 대검찰청 공안부장 등을 거친 '공안통'으로 비슷한 길을 걸어온 황 대표의 직속 후배다. 정 당선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과거 중요 사건에 대한 부적정 처리'라는 사유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라는 좌천성 인사가 결정되자 사표를 낸 뒤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
정 당선자는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이 정·재계 인사들로부터 광범위하게 청탁·접대를 주고받은 이른바 '장충기 문자' 리스트에 이름이 등장하기도 한다. 지난 2018년 4월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2016년 3월 당시 대검찰청의 공안부장이던 정점식 전 검사장과 서울서부지검 김도균 부장검사의 이름도 등장한다"고 했다.
이번 통영고성 선거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황교안 대표체제의 리더십을 가늠하는 풍향계여서 황 대표는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사활을 걸었다. 한국당으로서는 경남지역에서도 확고한 지지를 유지한 셈이여서 황 대표의 리더십을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된다.
정 당선자는 사실상 황 대표 취임 후 첫 공천인사로 황 대표 체제의 초석을 다진다는 의미도 있다. 황 대표로서는 자신의 우군인 '황교안 키즈'를 당에 뿌리내리게 함으로서 당 장악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다만, 새누리당 이군현 전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해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정 당선자는 이 전 의원의 전철을 밟을 불씨를 남겨둔 상태다.
경남선거관리위원회는 정 당선자측 인사 오모 씨가 기자 매수를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당 인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2일 창원지검 통영지청에 고발했다. 오 씨는 정 당선자가 창원지검 통영지청장으로 근무할 때, 범죄예방위원회 위원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지역 매체 <한려투데이>의 김숙중 기자는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와 가까운 인사 오모 씨로부터 돈봉투를 받았다며 경상남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김 기자는 지난 2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당시 녹취파일을 공개하며 "오모 씨가 대화 막판에 (기사를) 호의적으로 써라, 그런 취지의 내용을 이야기 하면서 (돈을) 찔러 넣어주면서 배웅해줬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재97조 1항)에는 "누구든지 선거운동을 위해 방송, 신문, 통신, 잡지 기타의 간행물을 경영·관리하는 자 또는 편집·취재·집필·보도하는 자에게 금품·향응 기타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할 의사의 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할 수 없다"고 규정해 놓고 있다.
정 당선자 측은 이에 대해 오 씨는 캠프와 무관한 인사이며 "정 후보를 포함한 캠프 전체와 아무 관련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한편, 통영고성 선거에는 유권자 15만5741명 중 7만9712명이 투표해 51.2%의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