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트럼프 대화 의지 확고…북한도 호응 기대"

"한미 정상회담서 트럼프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 논의할 것"

오는 11일 한미 정상회담을 열흘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은 1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바라는 우리 국민과 세계인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길을 찾겠다"며 "북한도 한미 양국의 노력에 호응해 오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수석 보좌관회의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어떤 난관이 있어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우리 정부의 일관된 원칙과 대화를 지속해 북미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 확고한 의지가 만난 결과"라며 한미 공조를 강조했다.

오는 11일 예정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 2월 28일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협상이 결렬된 후 처음 열린다. 북한도 같은 날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 대화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4월 11일이 남북미 정세 향방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상황과 이번 방미에 대해 문 대통령은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 불발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서 진전에 일시적 어려움이 조성됐지만, 남북미 모두 과거로 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되고 있다"며 "이번 방미는 이런 가운데서 대화 동력을 빠른 시일 내에 되살리기 위한 한미 간의 노력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북미 대화 재개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의 선순환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한 한미 간 공조 방안에 대해 깊은 논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북한을 향한 메시지는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이 '새로운 길'을 모색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새로운 길'의 의미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미 간 협상판에 러시아나 중국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위상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집사' 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지난 3월 모스크바를 방문한 데 대해 '북러 정상회담'이 조만간 이뤄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애초 청와대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한미 대화보다는 남북 대화에 무게를 뒀으나, 북한이 대화에 소극적이자 한미 정상회담을 먼저 여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빠른 시일 내 남북 정상회담도 기대한다"며 북측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으나,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가 미국의 반대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사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28일 하노이 합의가 결렬된 후에도 3.1절 축사를 통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방안을 미국과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가 정상회담 의제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그건 지금 제가 코멘트할 수 없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은 선(先)비핵화, 후(後)보상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이 난항이다.

문 대통령은 "거친 파도를 헤치고 나가야 새로운 땅에 이를 수 있다. 우리는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돌아갈 수도 없다. 막힌 길이면 뚫고 없는 길이면 만들며 함께 나아갈 것"이라며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김현종 차장은 "포괄적인 비핵화의 정의"부터 분명히 하며 북미 간 입장 차를 좁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일부에서는 한미 동맹간 공조의 틈을 벌리고, 한반도 평화 물길을 되돌리려는 시도가 있다. 남북미의 대화 노력 자체를 못마땅히 여기고, 갈등과 대결의 과거로 되돌아 가려 한다. 국익과 한반도 미래에 결코 도움이 안 된다. 참으로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보수 일각이 제기하는 한미 공조 균열론에 대해 "한미 양국은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이라는 목표에도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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