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기고] 모두 환경에 좀 더 민감해져야 한다

환경에 좀 더 민감해져야 한다

엊그제 산책길에 가로수 가지치기를 하는 모습을 보았다. 또 며칠 전에 출근길에 다시 가로수 가지치기 광경을 목격했다.

가로수 한 그루는 에어컨 20대에 해당하는 시원함을 우리들에게 선사한다. 지구온난화로 폭염을 겪어야 하는 우리로서 가로수는 무척 중요하다. 본래 가로수 가지치기는 낙엽이 진 후 가을에 해야 마땅한데 이미 나뭇가지에 영양분이 올라온 봄철에 하는 것은 가로수에 위협이다. 내가 예전에 유사한 민원을 내 그 뒤로 몇 년 동안 가을철에 가지치기를 시행하더니 어찌된 일인지 다시 봄철에 하고 있다.

사실 민원을 내는 일은 상당히 귀찮은 일이지만, 남들이 하지 않으니 부득이 다시 나설 수밖에 없다. 어제는 국회 앞에 상주하면서 사시사철 24시간 미세먼지를 배출하고 있는 경찰버스가 언제까지 미세먼지를 배출할건가, 피해자로서 민원을 국민권익위원회에 냈다. 이 역시 다른 누구도 하지 않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또 나서게 된다.

공공기관 차량 대부분이 경유차

한 마디 덧붙여 말하자면, 사실 공공기관 차량의 대부분이 초미세먼지 배출의 주요 요인인 경유차이고, 더구나 그 중 적지 않은 차량이 노후 차량이다. 불요불급하다는 이유로 우선순위에 밀려 예산도 나오지 않는 사이에 우리의 환경과 미세먼지 상황도 더욱 악화되고 있다. 미세먼지가 이토록 심각한데 왜 불요불급하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최근에야 정부도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그러나 대책을 말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경찰을 포함한 공공기관 차량부터 친환경차량으로 전환하고 불요불급한 운행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내가 미세먼지 배출의 오염원"이란 사실 인정해야

자동차면허증이 없는 나는 당연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나는 집에 전기밥솥도 없고 전자레인지도 없다. 가스불로 냄비 밥을 짓는데, 밥맛이 더 좋다. 가전제품 중 전기밥솥이 전기소모량이 상상 외로 많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전기로 작동되는 자동문은 이용하지 않는다. 양말도 스스로 기워 신는다. 사실 이렇게 해봤자 내가 매일같이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는 점은 절대 변할 수 없으며, 미세먼지를 계속 배출하는 ‘범인’이라는 사실 역시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지구에 온 손님으로서 최대한 덜 오염시키고자 노력하는 시늉에 불과할 뿐이다.

"바로 나 스스로가 환경을 파괴하고 있고,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주요 오염원이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주요 환경오염원이라는 점은 사실상 모두가 공범이기 때문에 쉽게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는 가운데 자동차, 그중에서도 경유차는 지금 이 시각에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모두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노력하고 환경보호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 이 길이 환경보호와 미세먼지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라 믿는다. 우리 스스로 환경에 좀 더 민감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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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섭

197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으며, 1998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2004년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일했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2019), <광주백서>(2018),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방전>(2015) , <사마천 사기 56>(2016), <논어>(2018), <도덕경>(2019)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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