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욱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은 국방부 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14시 03분경 이어도 인근 해상에서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해군 함정을 명확하게 식별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거리 약 540미터, 고도 약 60~70미터로 저고도 근접위협비행을 했다"며 "이는 명백한 도발 행위"라고 밝혔다.
서 작전본부장은 "지난해 12월 20일, 일본의 저고도 근접위협 비행과 관련하여 그동안 우리 한국은 인내하면서 절제된 대응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올해 1월 18일, 1월 22일에도 우리 해군 함정에 대하여 근접위협 비행을 실시했다"며 일본이 지속적으로 근접 비행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 일본 정부에 분명하게 재발방지를 요청하였음에도 오늘 또 다시 이런 저고도 근접위협비행을 한 것은 우방국 함정에 대한 명백한 도발행위"라며 "일본의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작전본부장은 "또다시 이러한 행위가 반복될 경우 우리 군의 대응행동수칙에 따라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초계기는 지난해 12월 20일 조난된 북한 선박 구조에 나선 한국 해군의 광개토대왕함을 상대로 위협적인 저공비행을 한 바 있다.
이후 한일 양국은 이에 대한 실무급 차원에서의 회담을 가졌지만 일본은 비외교적인 언행을 지속하며 사실상 협의를 무산시켰다.
일본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은 아베 수상과 관방장관, 방위상, 외무상, 통합막료장(우리의 합참의장)까지 군사, 외교와 관련된 모든 분들이 나와서 (레이더 조사 문제를) 언급을 했다"며 "그런 측면에서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이게 왜 정치적인 문제와 연결되냐면, 어제 러시아와 일본은 북방영토 협상을 했다. 러시아가 북방영토를 내놓겠다고 얘기하지 않을 것이 뻔해 가져올 보따리가 없다. 지지율 면에서 유리할 것이 없다"며 "그런 부분까지 연계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 건 관련해서 일본이 논리적으로나 국제법적으로 한국의 주장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더는 이것을 가지고 (한국과) 협의하지 않겠다고 출구 전략을 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지난달에 비해 3~4% 정도 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지난 22일 <산케이신문>이 19~20일 후지뉴스네트워크(FNN)와 함께 18세 이상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4.2%포인트 상승한 47.9%로 집계됐다.
한일 양국의 함정과 초계기 간 갈등 사안과 관련해 일본 측 대응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5%가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한국이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90.8%가 납득할 수 없다고 답했다.
<아사히신문> 역시 같은 시기 18세 이상 1889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지난 조사보다 3% 포인트 상승한 4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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