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김정은 답방, 18~20일 사이 될 가능성"

[정세현의 정세토크] 답방 약속 이행이 김정은-트럼프-문재인 모두에게 이익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한 방문이 거론되면서 연내 김 위원장의 방남이 성사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 시각) G20 회의를 마치고 뉴질랜드로 이동하는 동안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답방할 경우에 '김정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자기가 이루어 주겠다'는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저한테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4일 뉴질랜드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연내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 시기가 연내냐, 아니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하고, 더 큰 진전을 이루게 하는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그 자체로 한반도의 남북 간의 화해, 평화의 진전, 비핵화의 진전에 아주 큰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야기한 구체적 내용을 들을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들어주겠다는 데 분명히 거기에 조건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연내 김 위원장의 방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의 방남은 문 대통령을 중개인으로 하는 트럼프-김정은의 간접 대화라고 볼 수도 있다. 즉,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문 대통령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들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북미관계를 어떤 식으로 끌고 갈 것인가와 관련한 살아있는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서라도 김 위원장이 혼자 집무실에 앉아서 두문불출하는 것 보다는 내려오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은 "미국 내 북한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김 위원장의 방남이 필요하다. 현재 미국에서는 김정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는데, 김 위원장이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약속했던 남한 방문을 조속히 실행에 옮긴다면 국제사회에는 '김정은은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국제사회에 '김정은이 진짜 서울에 오네? 김정은 말을 무조건 못 믿을 건 아니네'라는 인식이 퍼질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이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에게 속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4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해를 넘기더라도 서울에 방문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방남이 비핵화 진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비핵화를 더 촉진하고 더 큰 진전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김 위원장의 연내 방남이 현실화될 수 있을까요?

정세현 :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다음날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내 서울을 답방할 경우에 '김정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자기가 이루어 주겠다'는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저한테 당부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걸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연내 방남에 대해 결론을 내린 것 같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연내 답방이 필요합니다. 김 위원장은 이미 지난 5월, 남북 정상회담이라는 징검다리를 거쳐야 북미 정상회담으로의 안정적인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물론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기존의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하면서 제재와 관련해 미국과 빈틈없이 공조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해서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붙잡고, 이를 통해 북한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좋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은 문 대통령밖에 없다는 것을 김 위원장도 알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야기한 구체적 내용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들어주겠다는 데 분명히 거기에 조건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앤드루 김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3일 판문점에서 회동했다고 하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그 조건에 대해 미국이 북한에 전달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영철 부위원장이 앤드루 김을 통해 듣는 것과,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했던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것은 다릅니다.

프레시안 : 김정은 위원장의 방남이 남북관계보다는 북미 간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게 되는 건가요?

정세현 :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바라는 것을 들어주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올 테니,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잘 주물러서 북미 정상회담을 잘되게 해달라"라는 식으로 말했을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내년 2월 미국에 새 의회가 시작되기 전에 비핵화 프로세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내년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잘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비핵화 프로세스의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자면 김 위원장의 방남은 문 대통령을 중개인으로 하는 트럼프-김정은의 간접 대화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즉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문 대통령으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를 들을 수 있는 것이죠.

또 내년 북미관계를 어떤 식으로 끌고 갈 것인가와 관련한 살아있는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서라도 김 위원장이 혼자 집무실에 앉아서 두문불출하는 것 보다는 내려오는 게 좋습니다. 내년 신년사에 북미 관계에 언급하지 않을 수 없을 텐데, 신년사 제대로 쓰기 위해서라도 올해가 가기 전에 내려와야 합니다.

미국 내 북한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김 위원장의 방남이 필요합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김정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이 바보야. 넌 김정은에게 속고 있는 거야'라는 프레임이 먹혀들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여론으로부터 공격당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를 세워줘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김정은 위원장도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약속했던 남한 방문을 김 위원장이 조속히 실행에 옮겨야 합니다. 실제 김 위원장이 연내 방남을 하면 국제사회에는 '김정은은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나올 수 있습니다. '김정은이 진짜 서울에 오네? 김정은 말을 무조건 못 믿을 건 아니네'라는 인식이 퍼질 수 있는 것이죠. 김 위원장이 자신의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에게 속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 줘야 합니다.

남한의 여론을 위해서도 김 위원장의 방남이 필요합니다. 현재 남한에는 김 위원장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문 대통령이 북한 대변인이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이러한 정서를 다독거리기 위해서라도 김 위원장이 본인의 말을 행동으로 옮기는 모양새를 보여줘야 합니다.

김 위원장이 방남을 하면 그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김 위원장의 말을 믿어도 된다는 진정성을 입증하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명분을 쌓는다는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죠.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월 30일 오후(현지 시간) 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프레시안 : 하지만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내려와 봐야 현 국면에서 남한으로부터 얻을 것이 없기 때문에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정세현 : 북한이 김 위원장의 방남 대가로 남한에 "너희들이 뭘 줄 수 있냐"는 협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렇게까지 북한이 욕심을 낼 상황이 아닙니다. 남한으로부터 약속을 받아내려고 문 대통령을 곤란하게 하면 이는 곧 김 위원장도 어려워지는 겁니다.

문 대통령의 입장이 곤란해지면 북미관계를 주선하기도 어렵고, 이렇게 되면 북미관계를 풀기도 어려워집니다. 그러면 김 위원장이 이야기한 '사회주의 경제발전 5개년 계획'도 실현하기 어려워지는 겁니다.

물론 북한은 비핵화 프로세스가 시작될 경우 남북관계, 특히 경제 협력과 관련해 남한 대기업의 투자 등에 대해 한국 정부가 얼마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타진하려 할 겁니다.

지난번 9월 평양 정상회담 당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냉면' 발언을 보더라도 북한이 투자에 몸달아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경향은 꽤 오래 전부터 지속됐는데요. 지난 1980년대 중반 북한은 '단번 도약'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경공업도, 중화학 공업도 발전시키고 전자 쪽도 발전시켜 한꺼번에 치고 올라가자는 것이었죠. 이를 통해 인민 경제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자는 겁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당시에도 북한은 첨단기술 도입과 외부 투자에 목말라했습니다. 개성공단을 만든 것도 이를 노리고 만든 것이고요.

김정은 위원장도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3월 베이징 방문 당시 중국의 '실리콘 밸리'라고 하는 중관춘에 들렀고요. 집권한 이후 지방에 경제 개발구를 22개나 지정했습니다. 그 중에는 첨단 기술 유치를 위한 곳도 있고요.

문제는 북한이 외부 투자가 들어올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남북 정상이 다시 마주앉게 된다면 북한은 인도적인 지원이 아닌, 남한의 대기업이 첨단 기술을 들고 올라와 북한에 투자하길 원한다고 할 겁니다. 이를 통해 본인들의 기술 수준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으면 좋겠다는 뜻을 보일 겁니다.

북한이 이를 정말 실현하고 싶다면 결국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행돼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김 위원장의 방남이 필요합니다.

프레시안 : 그렇게 북한이 원하는 남북 간 경제협력을 하려면 북미 양측이 진도가 나가야 가능한 것 아닌가요?

정세현 : 그렇습니다. 북미 간 비핵화 및 제재와 관련한 이야기에서 진전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남한도 대북 사업을 치고 나갈 수 있는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뉴질랜드에 방문해 교민들과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향한 여정도 에베레스트에 오른 힐러리경의 마음과 똑같다"고 했다는데요. 이번 남북 철도 연결과 현대화를 위한 열차 시범 운행처럼 미국으로부터 사안별로 동의를 얻어가면서 하다 보면 남북관계도 느리지만 진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북한이 우리를 신뢰하게 만들면 북핵 문제를 푸는데 있어서도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우리가 길잡이나 중간자,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고, 그러면 비핵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뜻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결국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 발 한 발 걸어가겠다는 다짐으로 보입니다. 미국이 제재 문제를 거론하며 견제하고 있지만, 이 역시 조금씩 헤치고 나가면 결국 비핵화 달성이라는 최고봉에 도달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겁니다.

북미, 2차 정상회담에서 할 일

프레시안 : 실제 김 위원장의 방남이 이뤄지고, 이후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어진다면 이번에는 비핵화-평화체제 교환 협상에 있어 진전된 결과가 나올까요?

정세현 : 미국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 북한 역시 비핵화의 상응 조치인 북미관계 개선, 평화체제 구축을 어떻게 추진할지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합니다.

양측은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의 정상회담을 통해 큰 틀에서 방향에 합의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어떻게 이행할지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사이에 논의돼야 할 내용이었죠.

그런데 과거 북핵 협상을 살펴보면 원칙은 합의해 놓고 이행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부분에서 항상 사고가 났습니다. 정상 차원에서 시작해서 실무자들에게 공이 넘어가면 진전을 봐야 하는데 오히려 자기들끼리 밀고 당기느라 장관급 회담도 성사시키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죠.

그래서 정상 차원에서 합의해 들어가는 이른바 '톱 다운' 방식을 다시 가동해야 합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실무자들이 어떻게 합의 사항을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초벌' 작업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북미 수교는 어디까지 진행시킬 것인가, 종전선언 뒤에 평화협정 협상은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비핵화를 몇 단계로 할 것인가, 서로 무엇을 주고 받을 것인가 등을 정하는 것입니다.

▲ 지난 10월 7일 북한을 찾은 마이크 폼페이오(오른쪽) 미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워장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폼페이오 트위터

프레시안 : 북미 간 서로의 이행 조치와 관련해서요. 양측이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핵 목록을 전달하면 오히려 그건 폭격 대상을 신고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북한이 먼저 핵 탄두나 미사일 일부를 넘기는 이른바 '프론트 로딩', front-loading‧초기 이행)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세현 : 북핵 문제는 기술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국제정치 문제입니다. 정치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높은 급에서 큰 틀을 짜고 그걸 이행하는 과정에서 상호 간에 상대방의 이행 과정을 확인하면서 나가야 합니다.

이 문제는 어차피 정치적 문제입니다. 신뢰가 없어서 핵 목록을 전달하지 못한다면, 프론트 로딩을 하는 건 미국이 인정해줄까요? 어떤 방식이든 신뢰 문제는 나오게 돼 있습니다.

프레시안 : 김정은 위원장이 연내 남한에 온다면 언제쯤이 적절할까요?

정세현 : 일단 17일이 김정일 사망 날짜이기 때문에 이날은 힘들 겁니다. 21일부터는 북한도 결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마도 18~20일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날짜는 지난 9월 평양 정상회담 이후 딱 석 달 되는 때입니다.

북한이 올해를 제대로 결산하기 위해서라도 남한에 다녀가야 합니다. 문재인-트럼프 대통령 간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정상 차원에서 확인하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바라는 것을 해주겠다고 말했는데 어떤 조건을 걸었는지도 알아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프레시안 :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은 남남 갈등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은데요. 내부 여론의 분화를 최소화하기 위해 김 위원장 답방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준비해야 할까요?

정세현 : 국회 연설을 언급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이것도 못할 건 없다고 봅니다. 국회가 상징성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국회에서의 발언은 곧 국민들을 상대로 하는 것이나 다름 없으니까요. 그래서 회담과 연설을 가지는 것 정도로 일정을 구성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프레시안 : 한편으로는 북한 내부의 강경파 때문에 김 위원장의 방남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정세현 : 강경파라기 보다는 남한에 대해 적대적이거나 불신이 강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남한에 가는 건 위험하고, 가서 망신당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실제 9월 정상회담 때 서울 답방이 공동 발표에 나오게 된 것도, 참모들은 반대했는데 김 위원장이 결심해서 가능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물론 김 위원장이 남한에 오면 인공기부터 김 위원장 모형 화형식 등등 여러 가지 일들이 있을 수 있겠죠. 그런데도 서울 답방을 약속했다는 것은 김 위원장이 이를 다 예상하고 있다, 각오하고 온다고 결심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내부에서도 이런 문제들이 있긴 하지만 방남하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이 있다고 생각할 겁니다. 김 위원장이 방남하면 북미 관계와 관련된 뚜렷한 전망을 가져갈 수 있고 국제적으로도 이미지가 좋아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교황의 방문을 받아들이겠다고 결정한 것이 '국제사회의 정상적 일원'으로 평화국가의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계기가 됐는데요. 김 위원장의 방남은 이보다 훨씬 더 큰 효과가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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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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