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특권 내려놓고 밥값 잘하는 국회의원 늘리자"

"민주당과 한국당 동시 결단이 있어야"

"국회의원 정수 증가에 대한 국민의 반감은 '너희들이 한 게 뭐 있다고 또 늘리는 거냐'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 반응이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밥값' 잘하는 국회의원에겐 박수쳐주고 성원한다. 국민께 응답해야 할 것은 특권은 누리지 않으면서 밥값을 잘하는 국회의원을 많이 만드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7일 국회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 정개특위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시점에 민주당과 한국당에 동시 결단을 요구하는 타협안을 조만간 제시하겠다"며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심 의원이 정개특위 위원장 취임 일성으로 강조하는 비례성과 대표성이 강화되는 선거제도 개혁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의미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과 국회 의석수가 비례하는 제도로 사표를 방지하는 방안으로 꼽힌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지지율에 따른 의석 배분이 가능해져 민심 왜곡 현상이 줄어든다.


하지만 문제는 국회의원 정수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서 의원 정수 300인을 유지할 경우 지역구 의원의 수를 줄여야 한다. 현역 의원들이 스스로 밥그릇을 내놓아야 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지역구 의원의 수를 현행대로 유지하면서 비례대표를 늘려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방안이 거론되는 것이다. 국회를 불신하는 여론 탓에 누구도 이를 선뜻 말하지 않는다. 따라서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예산을 동결하는 대신 의원수를 늘리자는 게 심상정 위원장의 방안이다.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는 데에는 국회 불신을 바탕으로 한 국민의 반감이 자리 잡고 있다. 이에 심 의원은 '밥값하는 국회의원'을 예로 들며 "국민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의원정수 확대를 '차단'해선 안 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다양한 논의의 틀이 열려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심 의원은 "국민이 정수확대를 반대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밥값 하는 의원들 늘리는 개혁을 가로막는 방패막이로 민심이 이용되는 건 용인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개특위에 제시한 국회의원 총정수를 300명으로 두고 권역별 지역구·비례대표 비율을 2대 1로 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원정수 300명을 가지고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를 2:1의 비율로 하자는 선관위 의견은 완성된 안이라고 볼 수 없다"며 "선관위에 2018년 버전을 제출하도록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심 위원장은 두 거대 양당을 동시에 거론하며 "민주당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계속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중요한 의원 정수 문제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당은 일부가 중대선거구제를 말하지만 비례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자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분들이 국민 앞에 책임 있게 말할 수 있도록 입장을 내놓도록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승자 독식형 선거제를 개혁해 비례성과 대표성을 동시에 높이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의 왜곡된 첫 단추를 바로잡는 것으로, 현행 제도의 기득권을 누려온 민주당과 한국당의 동시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정개특위 소속 원혜영 민주당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국회 공론화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선거제도 개혁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TF에는 민주당 이철희 의원, 한국당 김학용·정양석 의원, 바른미래당 김동철 의원 등이 참여한다.

또한 국민의 여론을 모으기 위해 정개특위 산하에 자문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심 의원은 "국회의장과 상의해 선거제도를 포함한 정치제도 개혁에 대한 방송사 토론회 개최를 요구할 것"이라며 국민의 중지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한편 심 위원장은 이날 공직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 등 3건의 정치관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역의원 후원금 모금·기부 한도 특례 및 국고보조금 교섭단체 우선 배분·지급 특혜 등 정치 기득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한 선거권 연령과 피선거권 연령을 하향 조정했고, 정당이 자치구·시·군 단위로 지방조직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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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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