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땅' 용산 미군기지, 114년만에 빗장 열었다

정부·서울시 기지 내부 버스투어 시작

114년간 일반인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아 금단의 땅으로 닫혀있던 용산 미군기지가 드디어 빗장을 열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2일 용산 미군기지 내 주요 장소를 버스로 둘러볼 수 있는 '용산기지 버스투어'를 시작했다.

이 행사는 올해 말까지 총 6차례 진행된다.

9㎞ 코스로 구성된 버스투어는 기지 내 역사적·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 등을 둘러보게 된다.

이날 투어는 용산기지 14번 게이트로 들어가 SP벙커(일본군작전센터)→121병원(총독관저터)→위수감옥(일본군 감옥)→둔지산 정상→주한미군사령부→한미합동군사업무단→일본군 병기지창→드래곤힐호텔 등으로 이동하는 코스로 구성됐다.

참가자는 주요 거점에서 하차해 공원 조성 방향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공원 조성에 대한 의견도 개진하게 된다.

용산 미군기지는 1904년 일제가 러일전쟁을 기점으로 용산 일대를 조선주차군사령부(朝鮮駐箚軍司令部)의 주둔지로 사용한 이후 일본군에 이어 미군이 주둔하면서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다.

정부는 2005년부터 용산기지를 국가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올해 6월 주한미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을 계기로 용산기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졌지만 아직 미군이 사용 중인 군사시설이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국민들이 기지에 직접 들어갈 기회가 없었다.

버스투어는 미군의 부지 반환 이전에라도 국민이 용산기지를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열린 1차 투어는 용산기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박원순 서울시장, 전문가, 시민 등이 참석했다.

1차 투어 이후 11월에는 용산부지 및 공원조성 관련 전문가와 지역주민 등을 초청해 8일과 16일, 30일 등 3차례에 걸쳐 투어를 하고, 12월에는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7일과 14일 등 2차례 투어를 추진할 계획이다.

용산 미군기지는 작년 7월 미8군 사령부의 평택 이전을 시작으로 올 6월에는 평택기지에 주한미군사령부가 개소하는 등 이전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향후 용산 미군기지 내 모든 시설의 이전이 완료되면 부지반환 협상, 환경조사 등의 절차를 거쳐 기지 반환이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김현미 장관은 "버스투어는 백여년간 굳게 닫혀있던 용산기지의 땅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체험하게 되는 의미 있는 기회"라며 "이를 계기로 용산공원이 자연과 역사, 문화적 요소가 어우러진 최초의 국가공원이 될 수 있도록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응원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버스투어 참가신청은 오는 12∼20일 용산문화원(www.ysac.or.kr)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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