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이종명, 진선미에게 "동성애자냐" 몰상식 질문

진선미 "질문 자체가 차별성을 갖는 질문" 반박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 : 후보자가 동성애에 확고한 입장이 있는데, 후보자가 동성애는 아니시죠?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 : 의원님 그 질문은 위험한 것 같습니다. 아까 앞에서도 말했지만, 질문 자체가 차별성을 갖는 질문입니다.


이종명 의원 : 굉장히 중요한 질문인데 회피를 하시고 계신다.


진선미 후보자 : 그게 아니라 의원님이 조금만 더 고민해주시면 감사하겠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진선미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한 장면이다.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해야할 인사청문회에서 공개적으로 성적지향을 언급하는 몰상식한 일이 벌어진 것.

지난 10일 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본인이 동성애자인 것은 아니죠?", "동성애 그 자체를 좋다고 생각하시거나, 주변에 (동성애를) 하고 있으신 분이 있는 것은 아니죠?"라고 물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진 후보자가 지적한 것처럼 이 의원의 질문은 전형적인 성소수자 혐오에 해당한다. '성적 지향'을 인사청문의 대상으로 본 것이다. 이 의원의 질문은 결국 동성애자는 공직에서 배제해야 한다거나 혹은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인사는 공직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이어 진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내내 성소수자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성소수자들, 그 친구들은 나랑 똑같은 사람"이라며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성소수자라는 것만으로 차별 받으면 안 된다는 인권적인 관점에서 함께해 왔다"고 덧붙였다.

김순례 한국당 의원은 진 후보자가 교회를 다니는 이력을 들며 "동성애를 옹호하는 활동을 하지 않느냐"고 신념과 교리가 배치되지 않냐고 질의했다.

이에 유 후보자는 "기독교가 탄생하게된 수많은 국가에서도 성소수자들과 살아가는 여러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고, 결국 미국에서 얼마전에서도 동성혼을 통과시켰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호주제 폐지운동을 10년 동안 하면서 가족제도라는 것은 한번도 멈춰서있었던 적이 없다"며 "누군가에게는 수십 년간 차별을 받게 하고 억압기제로 작용하지만 수십 년이 지나 구성원의 합의가 모아지면 제도 또한 변화하는게 사람들의 삶의 문제"라고 답했다.

동성애와 에이즈와 관련성에 대해서 한국당의 질의가 이어지자, 제윤경 민주당 의원은 "결핵의 감염 경로는 매우 다양하지만 결핵의 원인은 결국 결핵균이고 발병률을 이유로 차별이 정당화 되지 않는다. 유엔 지침에 따르면 에이즈의 원인도 결국은 HIV균"이라며 "'에이즈=동성애'라는 인식은 유엔이 권장하는 인권지침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내용이지 않을까"라고 관련내용을 질문했다.

이에 진 후보자는 "에이즈 감염 경로로 이성애가 동성애보다 여전히 높은데, 그렇다면 이성애 관계를 하지 말아야 할까"라고 반문하며 "에이즈가 창궐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지만 그것(동성애)가 꼭 그 문제(에이즈)와 동일한 것처럼 차별하고 혐오하는게 사회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인지 문제의식을 던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군내 동성 간 성행위를 금지한 군형법 92조 6항에 대해서도 "이 조항이 오히려 성폭력을 당한 하급자의 입을 막게 한다"며 폐지입장을 분명히 했다. 진 후보자는 "성폭력으로 처벌하기 어려운 이유가 강제성 입증인데 이 조항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상급자가 하급자를 협박하는 것"이라며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도 '너랑 내가 다 처벌받는다'고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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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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