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김정은, 사흘간 7~8번 만난다

공식 정상회담 2번, 19일에 합의문 발표 공동기자회견 예정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8일부터 평양을 방문해 제3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한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첫날인 18일부터 19일까지 곧바로 정상회담에 돌입해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공동 기자회견을 할 전망이다.

'2018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서울 동대문플라자에 차려진 프레스센터에서 제3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을 공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먼저 오는 18일 오전 8시 40분 성남공항을 출발해 오전 10시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순안 공항에 공식 환영 행사가 예정됐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외국 대통령이 국빈 방문할 때 공항까지 영접하는 것은 드문 일인데,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영접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순안공항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북한 의장대를 사열한 바 있다. 당시 김정일 위원장은 자신의 차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직접 태우고 가는 '파격 영접'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 도착하는 모습이 사상 처음으로 생중계될 가능성도 있다. 남북은 정상회담 일부를 생중계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지금까지 평양의 어떤 행사도 생방송이 진행된 적이 없다"며 "저희로서는 평양 순안공항에 내려서 환영 행사를 할 때부터 생방송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김 위원장, 첫날 바로 정상회담 돌입…공동 기자회견 하나?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 돌입한다. 2000년, 2007년 정상회담에서는 첫째 날에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두 대통령을 영접하고, 본격적인 정상회담은 둘째 날에 이뤄졌던 관례를 깬 것이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 회담이라 일체의 형식적 절차를 걷고, 첫날부터 두 정상 간 회담이 이어진다"며 "앞으로 정상회담에서도 의미를 가지는 중요한 차이"라고 평가했다.

첫날 회담이 끝난 뒤에 문 대통령 부부는 환영 예술 공연을 관람하고, 김정은 위원장 부부와 환영 만찬을 한다.

이튿날인 19일에는 전날에 이어 남북 정상회담이 이어질 예정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때까지 회담이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오전 회담 후에는 두 정상이 합의 내용을 발표하는 공동 기자회견이 가능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한다"고 밝혔다. 4.27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공동 기자회견' 형식으로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파격을 또다시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공동 기자회견에는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남북 공동 어로 구역을 설치하는 합의안이 담길지도 관심사다. 이는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했지만, 남북 간의 의견 차이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바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그간 남북 간 논의해온 긴장 해소와 무력 충돌을 방지하는 군사 회담이 가능하리라 기대하지만, 일부 조항이 남았다"고 설명했다. 임 실장은 또 "이산가족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별도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오찬은 대동강변에 있는 옥류관에서 진행한다. 오후에는 문 대통령과 공식 수행원, 특별 수행원이 함께 평양의 주요 시설을 참관하기로 했다. 다만, 대기업 총수 등 특별 수행원은 "성격에 따라 다른 곳을 참관할 수도 있다"고 한다. 또 "경우에 따라 오후에도 남북 정상회담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임종석 실장이 밝혔다.

저녁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제공하는 환송 만찬이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해외를 순방할 때 현지 주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늘 가시곤 하는데, 그런 부탁을 북쪽에 해뒀다"며 "어떤 식당이 될지 모르겠지만, 평양 시민이 자주 가는 식당에서 가급적 만찬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 4.27 남북 정상회담 당시 두 정상은 판문점에서 공동 기자회견 형식으로 합의안을 발표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마지막날인 20일에는 문 대통령 부부는 순안공항에서 환송 행사를 받고, 오전에 서울로 향한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경우에 따라서 이날 양정상 간 친교 일정이 있을 수도 있다"며 "그렇게 될 경우에는 귀경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2007년 10월 평양 중앙식물원에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소나무 기념식수'를 한 바 있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정일 전 위원장과 소나무를 함께 심고 싶어 했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끝내 나오지 않아 아쉬워한 바 있다.

김정숙-리설주 따로 만나…이재용 등은 경제부총리 면담

남북 정상이 정상회담을 하는 동안, 김정숙 영부인과 리설주 여사는 별도로 만날 예정이다.

김정숙 영부인은 첫날인 18일에는 리설주 여사와 함께 북한의 아동병원과 음악종합대학을 참가한다. 김정숙 영부인과 리설주 여사 모두 '음악'을 전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둘째날인 19일에는 만경대 학생소년궁전을 둘러본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18일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회장, 최태원 SK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주요 대기업 대표들은 리용남 북한 경제 담당 내각 부총리와 면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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