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D-1, 관전 포인트는?

이해찬, 송영길, 김진표 막판 총력전…판세는?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4일, 당 대표 선거에 도전한 송영길·김진표·이해찬(기호순) 후보는 막판 표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해찬 후보의 우위를 점치는 관측이 다수인 가운데, 송영길, 김진표 후보는 막판 뒤집기를 자신했다.

2년차에 접어든 문재인 대통령과 2020년 총선까지 호흡을 맞출 집권여당의 당 대표를 뽑는 선거라는 의미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전당대회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크지 않다. 각 후보들이 당을 이끌어갈 비전과 리더십 경쟁보다 친문 경쟁을 앞세운 데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탈당 촉구 논란으로 시작해 특정 후보의 건강 관련 동영상 유포, 지지선언 명단 허위 작성 논란 등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일관한 탓이다.

이 '강한 리더십' vs 송 '세대교체론' vs 김 '경제 당대표'

이해찬 후보는 노무현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낸 당내 최다선(7선) 의원으로서 친노의 좌장으로 여겨진다. 이 후보는 "야당의 거센 공세를 꺾을 수 있는 추상같은 단호함이 있어야 한다"며 "든든한 정당, 강한 민주당을 만드는 데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강한 야당론이 대야 관계에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친노의 맏형인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총선이 다가올수록 당청 관계가 '친노 대 친문'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당 내부 시각도 있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집권 2년 차에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지지율 하강 국면에 총선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나는 잡음을 관리할 수 있는 리더십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판세에 대해선 "저희가 1강이라고 말한 적은 없지만 그런 프레임이 있었고 크게 바뀔만한 변수가 없어서 굳어졌다고 본다"면서 승리를 자신했다.

송영길 후보는 인천 시장과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역임한 4선 의원이다. 세대교체를 앞세워 이해찬, 김진표 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중진 반열에 오르기까지 당 기여도와 정치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점이 약점이다.

송 후보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민주당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친문·비문을 넘어 지역과 세대를 넘어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호남 출신인 그는 수도권 다음으로 비중이 많은 호남 대의원들의 표심을 노리고 있다.

송 후보 캠프 관계자는 "세 후보가 접전을 이루고 있다"며 "대세였던 이 후보가 밀려나며 다른 후보들이 조직적으로 활발히 치고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에서는 송 후보에 대한 지지가 50% 이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진표 후보는 노무현 정부 경제부총리·교육부총리에 이어 문재인 정부 초기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지낸 관료 출신의 4선 의원이다.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지만, 그때마다 민주당 이념 분포에서 보수적으로 평가되는 정체성 논란을 끊임없이 겪어왔다.

김 후보는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 셋째도 경제"라며 "경제를 살리고 문재인 정부를 살리려면, 당정청 간 긴밀한 협의가 필수요건"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제통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문재인 정부 경제노선과 궁합이 맞는 인사냐는 점에선 여전히 물음표를 남긴다.

이에 대해 캠프 관계자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당대표가 아니라면 우리 당의 성공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며 "최근 나오고 있는 경제지표들이 굉장히 안좋게 나오고 있고 이런 지표들이 올라가는 것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당 지지율이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후보 측은 다른 후보에 비해 권리당원의 득표율이 높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캠프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 권리당원들의 호감도가 40% 정도로 나타나는데, 30만 명 이상의 권리당원이 김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얘기"라며 "대의원의 경우도 최근 김 후보를 지지하는 현역 의원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막판까지 혼전세"라고 말했다.

민주당 대의원 "당내 통합과 여당으로서의 존재감 보였으면"


선거전이 막판으로 치달으며 1만7000여 명에 달하는 대의원들의 표심도 복잡하게 엇갈렸다. 대의원들은 차기 당대표 리더십으로 '당내 통합'과 '여당으로서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한 대의원은 "민주당은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청와대와 다른 목소리를 내기보다는 집안 내부 단속을 하면서 살림을 할 수 있는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내의 이슈도 중요하지만 여야를 아우르며 청와대와도 소통할 수 있는 조력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대의원은 "당 대표가 (국정 운영의) 키도 잡고 대통령에게 집중된 비난을 나눠 받아야 할 차례"라고 했다. 이어 "여당 대표가 말이 많으면 레임덕이 빨리 오는 것처럼 보인다"며 "문제가 있을 때 당정 협의에서 목소리를 내면 되고 내부에서 잡음이 생기면 이를 단속해줄 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의원은 "당내 통합도 중요하지만 문재인 정부 2년차에 접어들었는데 민주당이 보이지 않는다"며 "당정이 함께 국정과제라는 부분을 만들어 가는 것도 여당의 역할이지만 국회 내 제 1당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때로는 청와대를 견제도 하면서 협력도 하면서 윈윈할 그런 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의원 투표는 25일 전당대회 당일 현장 투표로 진행되고 권리당원은 8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 동안 자동응답장치(ARS)로 투표한다. 권리당원은 권역별로 서울·경기 40%, 호남 27%, 영남 12%, 충청 13% 이밖에 8%는 인천·강원·제주에 해당한다.

대의원 투표 45%, 권리당원 투표 40%, 국민 여론조사 10%, 당원 여론조사 5%를 반영해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대의원이 1만7000여 명, 권리당원은 73만여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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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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