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추인했다. 한국당은 17일 오전 전체 전국위원 631명 중 363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위원회를 열어 김 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추인했다. 24일 상임 전국위를 열어 비대위원을 선임하면 본격적인 '김병준 비대위 체제'가 출범하게 된다.
이날 전국위에 모습을 드러낸 김 비대위원장은 연설을 통해 "잘못된 계파 논쟁과 잘못된 진영 논리 속에서 싸우다가 죽으라고 나에게 말해달라"며 "그렇게 싸우다가 죽어서 거름이 되면 나에게 큰 영광이 된다. 부디 그렇게 되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는 아무런 힘이 없다. 계파도 없다. 선거를 앞둔 시점이 아니니 공천권도 없다"면서 "나는 적지 않은 힘을 가지고 있다. 어떤 힘이냐. 자유한국당에 대한 국민들 실망과 지탄, 아직도 놓지 않고 있는 한 가닥 희망이 힘이다"고 강조했다.
연설을 마친 김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의 공천권 행사가 당내에서 정해져 있지 않다는 질문에 "혁신비대위가 당장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면서 "남은 선거기간을 생각하면 공천권 행사가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당헌·당규로 규정된 당 대표의 권한이 있다"면서 "(전당대회 시점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 내년까지 비대위원장을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짧게 대답했다.
한국당 의원 인적 청산에 대한 질문에 김 비대위원장은 "아직 바로 대답할 것이 아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정치를 가치 논쟁과 정책 논쟁으로 바꾸는 것이다. 우리 정치 언어를 바꾸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김병준 비대위'의 권한은 차후 한국당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과의 회의를 거쳐 결정되게 된다. 전당대회를 최대한 빨리 준비하는 관리형 비대위와 긴 기간 동안 당을 혁신하는 전권형 비대위가 권한을 둘러싼 쟁점 사항이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과거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정책실장을 역임하는 등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깊다. 김 교수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자 변절이 아니냐는 논란이 따라붙었다.
이에 대해 김 비대위원장은 "노무현 정신은 여기도 대한민국, 저기도 대한민국이라는 것"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을 올리지 말라는 친문 인사들의 비판을 향해 "노무현 정신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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