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민 강경 정책을 펼쳤던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을 비서실장으로 승진시킨 데 이어 이번에는 종합격투기단체인 UFC의 최고경영자(CEO)에게 대변인을 제안했다. 중간선거 패배 이후에도 의회 다수당이 된 민주당 및 미국 내 여론을 의식하지 않은 독불장군식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7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UFC의 데이나 화이트 CEO에게 백악관 대변인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강인한 파이터이자 전사인 위대한 데이나 화이트에게 미국 백악관 대변인을 제안하게 되어 기쁘다"라며 화이트 CEO에게 "제발 그 자리를 맡아달라"라고 말했다.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런던에서 열린 복싱 이벤트 기자회견에 참석한 화이트가 대변인을 맡을 것이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면서도 "지금 워싱턴 D.C.로 향하고 있다"며 "월요일(9일)에 회동이 예정되어 있다. 그 이후에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화이트 CEO는 SNS인 인스타그램 본인 계정에 백악관 대변인 연단에 서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리며 "다음 챕터로"라고 말해 수용할 가능성을 열어 뒀다. 신문에 따르면 이 사진은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이용해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백악관과 UFC 측이 대변인 제안과 관련한 사실 확인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익명을 요구한 한 백악관 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제안이 농담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도 전했다.
신문은 화이트 CEO가 실제 대변인으로 임명될 경우 "매우 파격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면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스포츠 제국을 이끄는 현재의 역할을 고려할 때 수많은 이해 충돌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에 따르면 화이트 CEO는 25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선거에 출마했을 때도 공개 지지를 보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본인의 생일 무렵에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백악관 남쪽에서 UFC 경기를 개최하기도 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0월 16일 케이티 자카리아 대변인이 취임 닷새만에 경질된 이후 공석인 상태다. 자카리아 대변인은 스스로를 변호사라고 소개했지만, 미국 변호사 시험(Bar Exam)에는 합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커졌고, 이후 경질되는 수순을 밟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이후 논란이 되는 인사를 강행할 조짐을 보이면서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서 6일 밀러 부비서실장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데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톰 틸리스 노스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러 부비서실장의 승진 결정을 "재고하라"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 방송 CNN과 인터뷰에서 "이것은 엄청난 실수"라며 "선거 참패를 당한 지 72시간 만에 해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백악관에 있었던 사라 매튜스 전 백악관 부대변인은 "끔찍한 일"이라고 밝혔고, 또 다른 전직 트럼프 행정부 관리는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유권자들이 요구하는 방향과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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