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기본계획(MP) 변경안을 부결하고 민관 협의를 통해 개발 방향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시민환경단체의 요구에도 새만금위원회가 28일 변경안을 의결했다.
새만금상시해수유통운동본부와 새만금도민회의는 이날 위원회 개최에 앞서 새만금33센터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갖고 “준설·매립에 기댄 속도전을 유지하는 기본계획 변경안을 부결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위원회가 이날 변경안을 의결하면서 계획 수립 과정의 주민 참여와 추가 준설에 따른 수질 영향, 공공주도 개발의 재원 확보 등을 둘러싼 논쟁은 후속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단체는 이번 변경안이 매립 대상 면적을 기존 240.5㎢에서 169.6㎢로 줄이고 공항 소음 구역과 수심이 깊은 구역을 매립에서 제외한 점, 재생에너지 기반 RE100 산업단지를 계획한 점은 일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준설과 매립 위주의 사업이라는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끝내자고 한 35년의 희망고문을 되풀이하는 ‘새만금 희망고문 시즌2’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특히 변경안 수립 과정에서 어민과 주민, 시민사회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8월 주민설명회와 9월 공청회에서 제기한 문제에 충분한 답변과 후속 조치가 없었으며, 위원회 의결 전 서면 회신을 요구한 공개질의서에도 정부가 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어민·주민·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민관협의체 구성 요구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추가 준설에 따른 수질 악화 가능성도 주요 반대 이유로 제시했다.
단체들은 매립 면적은 29.5% 줄었지만 전체 준설량은 7억1000만㎥에서 6억2000만㎥로 12.7% 줄어드는 데 그쳤으며, 앞으로도 새만금호 안에서 약 3억 8000만㎥를 추가로 준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준설에 따른 오염물질 확산과 용존산소 부족이 호 내부와 외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공개하고, 상시 해수유통 확대와 관리수위 상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공주도 개발 전환과 산업용지 확대를 뒷받침할 재원 조달 방안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단체들은 사업비에 물가 상승과 산업단지 확대 비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새만금개발공사의 공사채 발행에 의존할 경우 용지 분양이 늦어지면 원리금 상환 부담과 재무건전성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10GW로 확대하는 구상에 대해서는 기업 입주 시기에 맞춘 송배전망 확보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생명 3공구의 현대차 전용 에너지용지 전환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구상에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생태환경용지 배치와 내부 연결도로 계획 역시 문제 삼았다. 단체들은 생태 공간의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주상천 하구와 해창갯벌을 가로지르는 도로 계획을 철회하고 기존 도로를 활용하라고 요구했다.
위원회의 의결로 변경안에 따른 후속 개발계획과 사업 추진이 구체화하면 재원 확보와 기반시설 공급 일정이 우선적인 검증 대상이 될 전망이다. 공공주도 매립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고 산업용지 공급과 기업 입주 시기를 어떻게 맞출지가 계획의 실행력을 가늠할 쟁점이다.
추가 준설에 따른 수질·생태 영향과 해수유통 확대 여부도 논란이 예상된다. 개별 사업의 환경 검토와 인허가 과정에서 단체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한 조사 결과와 저감 방안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주민 참여 문제 역시 과제로 남았다. 정부와 전북도가 후속 추진 과정에서 어민·주민·시민사회와 협의할 창구를 마련할지, 공개질의와 반대 의견에 어떤 답을 내놓을 지가 갈등 해소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체들은 “정부는 생태환경을 보전하고 탄소중립을 실현하면서 국가와 지역 경제도 살릴 수 있도록 민관 협의의 장을 열어야 한다”며 기존 매립지와 군산·김제·부안 등 인접 지역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새만금 새판짜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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