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끝에서 깨어난 대가야…고령군 대가야생활촌, 예술로 물들다

제23회 대가야미술실기대회 개최...역사와 풍경을 화폭에 담아

▲경북 고령군 대가야생활촌 일원에서 17일 ‘제23회 대가야미술실기대회’가 개최되고 있다ⓒ박용 기자

대가야의 역사가 잠든 땅에 붓이 들리고, 고령의 풍경이 도화지 위에서 새롭게 태어난다.

누군가는 고즈넉한 풍경을 담고, 누군가는 눈앞의 나무 한 그루에서도 상상의 세계를 발견하지만, 그림에는 정답이 없고, 저마다 시선에는 분명한 이야기가 있다.

경북 고령군 대가야생활촌 일원에서 17일 ‘제23회 대가야미술실기대회’가 개최됐다.

고령군 주최, 고령문화원과 대가야미술협회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전국의 참가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연과 주변 풍경을 관찰하고, 각자의 감성과 개성을 작품으로 풀어내는 사생대회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되며 경북도교육청과 iM뱅크 후원으로 마련됐다.

▲경북 고령군 대가야생활촌 일원에서 17일 ‘제23회 대가야미술실기대회’가 개최되고 있다ⓒ박용 기자

사생대회의 매력은 눈앞에 같은 풍경이 펼쳐져도 화폭에 담기는 모습은 모두 다르다.

어떤 참가자에게는 나무의 굵은 줄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다른 참가자에게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이나 햇빛이 내려앉은 길의 색감이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같은 장소에서 출발한 그림이 저마다 다른 작품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경북 고령군 대가야생활촌 일원에서 17일 ‘제23회 대가야미술실기대회’가 개최되고 있다ⓒ박용 기자

붓을 쥔 손은 진지하지만, 그 안에 담긴 상상력은 때로 어른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다.

나무가 공룡처럼 보일 수도 있고, 돌담길이 옛 왕국으로 향하는 비밀 통로가 될 수도 있으며, 어른들이 풍경의 아름다움을 찾는 동안 아이들은 그 풍경 속에 새로운 세계를 세운다.

이는 사생대회가 단순한 그림 실력 겨루기를 넘어 창의력과 관찰력을 확인하는 자리인 이유다.

대회가 열리는 대가야생활촌은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과거의 유산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경험하는 장소에 오늘의 예술적 시선이 더해지면서, 역사와 미술이 만나는 특별한 무대다.

문화유산은 박물관 유리장 안에 보존될 때만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 가치를 발견하고, 새로운 언어로 표현하며, 다음 세대에 전할 때 비로소 현재와 연결된다. 특히 이번 대회 역시 대가야의 역사·문화적 자원을 미술 활동과 접목해 참가자들이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친근하게 경험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가야의 유산은 과거를 이야기하지만, 그곳에서 그려지는 그림은 미래를 향한다.

누군가는 수상의 기쁨을 안고 돌아가고, 누군가는 기대만큼 그리지 못한 아쉬움을 품을 수도 있지만 화폭에 담긴 경험은 순위표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풍경을 오래 바라본 시간, 새로운 것을 발견한 순간, 자신만의 색을 선택한 용기 역시 대회가 남기는 소중한 성과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가 참가자들에게는 예술적 재능을 펼치는 기회가 되고, 고령에는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계기와 함께, 저마다의 마음을 발견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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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

대구경북취재본부 박용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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