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박물관 수장률 113.3%…국가 문화시설 수장고 ‘포화’

김윤덕 의원 “포화는 지금인데 해법은 4년 뒤”…권역별 공동수장고·국가 종합계획 촉구

국립전주박물관 수장률이 113.3%로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14개 박물관 가운데 유일하게 수장 가능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도서관에서도 수장 공간 부족이 확인됐지만, 주요 확충 사업은 2030년에야 완공될 전망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윤덕 의원(더불어민주당·전북 전주시갑)은 국립현대미술관·국립중앙박물관·국립한글박물관·국립중앙도서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요 국립 문화시설의 수장고 포화와 시설 확충 지연 문제가 드러났다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 7월 기준 수장률은 서울관 152.8%, 과천관 123.6%, 청주관 115.3%로 모두 수장 가능량을 초과했다. 개별 수장고로는 과천 제6수장고가 207.4%, 청주 제3수장고가 186.3%에 달했다.

미술진흥법에 따라 정부미술은행이 공공미술은행으로 확대되면 관리 대상 미술품이 3만여 점 늘어날 예정이지만, 의원실이 요구한 보관 공간 검토 문서는 제출되지 않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소장품 약 44만 점 가운데 2.1%가량인 9000점만 전시하고 나머지는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다. 소속 박물관 중에서는 전주박물관의 수장률이 113.3%로 가장 시급한 공간 부족 문제를 드러냈다. 국립고궁박물관도 추가 질의에 수장률이 171%라고 답했으나 산정 방식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의원실은 설명했다.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서고 역시 이관 자료를 포함한 올해 7월 기준 수장률이 100.74%로 집계됐다. 수장 가능량은 1509만 권인데 보관 대상 자료는 1520만 권에 이른다. 2022년 89.3%였던 수장률이 4년 만에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도서관은 자료 180만여 권을 세종관과 파주 등으로 옮겨 본관 수장률을 88.79%로 낮췄지만, 자체 보관 공간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총사업비 988억 원 규모의 국가문헌보존관 완공 전까지 외부 분산 보관이 이어질 전망이다.

2025년 2월 화재를 겪은 국립한글박물관의 소장품 10만5000점은 국립중앙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국립세계문자박물관 등 세 곳에 나뉘어 보관돼 있다.

의원실에 따르면 국립민속박물관 수장고 이용은 2022년부터 2027년 12월까지 사용하도록 한 시설 이용 협조공문으로 처리됐으며 보관 비용은 없는 것으로 회신됐다. 한글박물관 소장자료 관리 규정은 소장품 외부 반출 시 보험 가입을 명시하고 있으나, 보험 가입을 위한 평가는 7차례 진행됐을 뿐 실제 가입 실적은 없었다.

수장 공간을 늘리기 위한 사업도 지연되고 있다.

대전에 추진 중인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는 중간설계 과정에서 총사업비가 453억 원에서 863억 원으로 늘어나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타당성 재조사를 받고 있다. 올해 예산은 전년보다 5억3000만 원 줄어든 0원이며, 당초 2027년이던 완공 목표는 2030년으로 미뤄졌다.

한국조폐공사의 1975년 준공 지하동을 활용하는 경산 수장고 사업도 KDI 사전타당성 평가가 진행 중이다. 총사업비는 423억 원이며 완공 목표는 2030년이다.

시설 확충 이후의 수장 여력을 놓고도 설명이 엇갈렸다. 의원실은 국립현대미술관이 KDI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대전과 경산 시설을 모두 지어도 수장률이 87.95%로, 추가 수장 여력이 2466점에 그쳐 약 3년 반 뒤 다시 포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반면 국회 답변서에는 31년간 수장이 가능하다고 기재됐으며, 이 계산에서는 가장 포화도가 높은 서울관이 제외됐다는 게 의원실의 지적이다.

수장률 산정 기준과 집계 범위도 기관마다 달라 정확한 실태 파악이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소속 박물관의 경우 수장고 1㎡당 수장 가능량을 공주박물관은 392점, 청주박물관은 50점, 본관은 35점으로 산정해 최대 11배 이상 차이가 났다. 국립중앙도서관도 업무계획에는 4개 서고 전체 수장률을 64%로 제시했지만, 의원실에는 본관 서고 수장률을 100.74%로 회신했다.

김 의원은 기관별 수장률의 기준과 범위가 달라 국가 전체의 수장 공간과 잔여 여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민이 모은 문화유산을 국가가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포화는 지금인데 해법은 4년 뒤이고, 그나마 다 지으면 얼마나 버틸지 계산부터 엇갈린다”고 말했다.

이어 “돈을 더 쓰자는 얘기가 아니라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등 기관별로 따로 짓는 각자도생을 끝내고 총량을 관리하여 함께 쓰자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오는 19일 예정된 관련 기관 국정감사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유산청에 국·공·사립 문화시설 수장 실태 공동조사와 ‘국가 수장 인프라 마스터플랜’ 수립을 요구할 예정이다. 수장률 산정 기준 표준화와 매년 공표, 권역별 공동수장고 조성, 수장·보존시설 특성에 맞는 사업 심사 기준 마련, 국립시설 간 위탁보관 표준 절차 마련 등도 촉구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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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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