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입양=구조 성과' 잘못된 신화 속, 반복되는 동물 구조 악순환

[동물권 운동, 새 길을 찾다] ③ 구조된 개들은 어디로 가나? 동물 구조와 해외입양이 던진 질문

동물을 위험하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돕고 보호하는 것을 우리는 흔히 '구조'라고 부른다. 개농장이나 번식장, 애니멀호딩 현장에서 수십, 때로는 수백 마리의 개가 동물보호단체 등에 의해 구조됐다는 소식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철창을 열어 개를 꺼내고 차량에 태워 현장을 떠나는 장면은 구조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구조가 끝난 뒤 개들은 어디로 가는가.

한꺼번에 많은 동물을 구조할수록 이 질문은 더욱 중요해진다. 구조를 동물을 포획해 위험한 장소에서 이동시키는 행위로만 한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동물이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구조의 목적이라면, 구조에는 포획뿐 아니라 치료와 예방접종, 중성화, 사회화, 돌봄, 임시 보호, 입양, 그리고 입양 이후의 사후관리까지 포함돼야 한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보호시설의 공간과 인력, 재정은 한정돼 있지만 구조된 개들은 저마다 다른 상태와 조건을 가지고 있다. 사람에게 친화적인 개, 산책이 가능한 개, 가정생활에 쉽게 적응하는 개와 그렇지 않은 개 사이에는 입양 가능성의 차이가 생긴다. 나이와 크기, 외모, 품종, 질병과 장애, 행동 특성 역시 입양 가능성에 영향을 준다.

구조 이후 모든 개가 같은 입양 가능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입양처를 찾기 어렵다고 판단된 개들에게 하나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해외입양'이다.

국내에서 입양되기 어려운 개들은 왜 해외로 가는가?

한국 구조견의 해외입양은 개 식용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되며 확대됐다. 국제동물단체와 국내 구조단체들은 개농장과 도살장에서 구조된 개들을 미국과 캐나다 등으로 옮겨 새로운 가족을 찾는 활동을 이어 왔다. 지난 9월에도 국제단체 Humane World for Animals는 전남 강진의 개농장에서 구조한 개들을 미국과 캐나다의 재활센터로 옮겨 입양을 추진했다. 이 단체는 2015년 이후 한국 개농장에서 약 3천 마리의 개를 구조했다고 밝히고 있다.

▲Humane World for Animals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대표적 동물보호단체인 동물권행동 카라(KARA)도 해외입양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 단체 가운데 하나다. 카라는 미국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Korean K9 Rescue(KK9R)'와 협력해 국내에서 입양되기 어려운 개들을 미국으로 보내왔다. 카라의 설명에 따르면 KK9R을 통해 297마리 개의 해외입양을 추진했다. 카라는 이들이 주로 국내 입양이 어려운 중대형 비품종견, 6세 이상의 개, 충분히 사회화되지 않은 개였다고 설명한다.

카라는 해외입양을 한 마리의 개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는 활동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2026년 카라는 자신들이 구축해 온 구조 활동을 "구조-치료-보호-사회화-입양-다음 구조"가 이어지는 과정으로 설명하면서, 해외입양이 이 순환을 유지하는 중요한 연결고리였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가족을 찾기 어려운 동물이 입양돼 보호시설을 떠나야 새로운 동물을 구조할 공간과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설명은 해외입양이 오늘날 동물구조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입양은 한 동물이 가족을 만나는 사건인 동시에 보호시설의 공간을 비우는 일이다. 따라서 보호시설의 수용 한계에 가까워질수록 입양은 동물복지의 목적을 넘어 시설을 계속 운영하고 또 다른 구조를 수행하기 위한 조건이 된다.

해외입양이 멈추자 '선순환'도 흔들렸다

카라와 KK9R의 협력 중단은 이러한 순환 구조를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카라는 KK9R과의 협력이 끊긴 2023년 7월 이후 해외입양 마릿수가 이전과 비교해 평균 56%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에서 입양이 쉽지 않은 중·대형견의 해외입양이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장기보호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한다. 2026년 공개한 자료에서도 카라는 도살장 등에서 구조된 비사회화 대형견과 도사견 등을 장기간 보호하고 있으며, 일부 개들을 외부 위탁시설에서 돌보고 있다고 밝혔다. 적정 수용 규모를 유지하려면 일정 공간을 비워 두어야 하지만, 입양되지 않는 중·대형견이 누적되면 새로운 구조가 어려워진다는 것이 단체의 설명이다.

여기에 역설이 있다. 더 많은 개를 구조하려면 더 많은 개를 보호시설 밖으로 내보내야 하고, 국내 입양만으로 그것이 어렵다면 해외입양의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 결국 구조의 규모가 커질수록 해외 네트워크에 대한 의존도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

카라가 해외입양을 통해 구조된 개들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준 것을 '성공'으로 평가하더라도 다른 질문은 남는다. 왜 이 개들은 한국 사회 안에서는 가족을 찾기 어려웠는가. 그리고 왜 다음 개를 구조하기 위해 먼저 구조된 개가 국경을 넘어야 하는가.

'해외에 보내면 행복해진다'는 신화

해외입양은 몇 가지 강력한 이미지와 결합한다. 한국에서는 버려지거나 도살될 위험에 놓였던 개가 미국이나 캐나다의 넓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이야기다. 구조 전 철창 안의 사진과 입양 후 보호자와 함께 웃고 있는 사진은 극적인 대비를 만든다.

실제로 KK9R 홈페이지에는 한국에서 구조된 개들의 입양 이후 이야기가 꾸준히 소개된다. 이러한 '성공적인 입양 이야기'에는 다른 사람도 구조와 입양에 참여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가 뒤따른다.

이런 이야기는 실제로 한 동물의 삶이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개별적인 성공담이 해외 입양이라는 제도 전체의 성공을 증명하는 이야기로 확대될 때다. 구조된 개가 새로운 가족을 만나는 이야기는 동물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을 바꾸는 중요한 힘을 갖는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 서사에는 위험도 있다.

해외 입양 이야기가 '한국에서 학대받던 개가 서구에서 구원받는다'는 구도로 반복되면, 한국은 폭력과 야만의 공간으로, 미국과 캐나다는 동물복지와 문명의 공간으로 배치될 수 있다. 한국의 개 식용 문제를 바라보는 국제적 담론에서 서구의 시선과 '후진적 문화'라는 이미지가 오랫동안 개입해 왔다는 점도 여러 연구에서 지적됐다.

개농장과 도살장의 현실을 비판하는 것과 한국 전체를 '동물을 학대하는 사회'로 표상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럼에도 구조 전의 한국과 구조 이후의 미국을 극단적으로 대조하는 서사가 반복된다면, '야만적인 한국-문명화된 서구', '버리는 사람-구원하는 사람'이라는 오래된 위계가 다시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아동 해외입양의 역사와 겹쳐 보이는 장면

한국에서 '해외입양'이라는 말이 특히 무겁게 들리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한국은 한국전쟁 이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아동을 해외로 입양 보낸 국가 가운데 하나였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집계를 시작한 1953년부터 2021년까지 공식적으로 해외입양된 한국 아동은 16만 9454명이며, 올림픽을 앞둔 1987년에는 한 해에만 7949명의 아동이 해외로 입양됐다. 공식 집계에 잡히지 않은 해외입양까지 포함하면 20만~25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도 있다. 해외입양 초기에는 전쟁 이후 태어난 혼혈 아동이 주요 대상이었고, 이후 미혼모의 자녀와 시설아동 등으로 대상이 확대됐다.

물론 아동의 해외입양과 개의 해외입양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두 현상의 역사와 법적 지위, 당사자의 권리 문제는 명백히 다르다. 그러나 두 현상이 공유하는 질문은 있다. 누가 '구조가 필요한 존재'를 규정하는가? 왜 한 사회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를 다른 사회로 이동시키는 것이 해결책이 되는가? 송출하는 사회의 책임은 어디까지이며, 수용하는 국가는 왜 더 나은 삶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상상되는가?

한국의 국제 아동입양 연구에서도 해외입양을 단순한 개인의 자선이나 가족 형성으로 보기보다, 국가와 입양기관, 수용국의 이해관계와 복지 책임의 이전이 결합된 제도로 분석해 왔다. 일부 연구는 국제 입양이 국가의 복지 책임을 해외의 개별 가정으로 넘기는 효과를 가졌다고 지적한다.

이 관점을 동물의 해외입양에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중요한 질문을 던질 수는 있다. 해외입양을 '좋은 사람이 버림받은 존재를 구한다'는 이야기로만 설명하는 순간, 그 존재가 애초에 왜 송출돼야 했느냐는 질문은 뒤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구조는 선의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해외입양에는 상당한 비용과 조직이 필요하다.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중성화, 마이크로칩, 사회화와 훈련, 검역, 항공 이동, 현지 운송, 임시 보호와 입양 심사가 모두 필요하다. 카라는 KK9R과 협업하면서 해외입양 대상 개들의 사회화와 보호를 위해 2020년 월 15만 원, 2021년 월 20만 원, 2022년 월 30만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개체당 금액으로 추정). 카라는 해외입양을 통해 장기보호가 예상되던 개들을 입양 보냄으로써, 질병치료와 보호에 계속 들어갈 비용을 줄이고 다른 동물보호활동에 재원을 쓸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해외 현지에서도 비용은 발생한다. KK9R이 공개한 입양비는 미국 동부 기준으로 생후 12개월 이하 675달러, 1~7세 600달러, 7세 이상 또는 특별한 돌봄이 필요한 개는 450달러다. 단체는 입양비가 예방접종, 마이크로칩, 중성화, 재활, 검역과 한국에서 미국까지의 이동 등에 사용된다고 밝히고 있다. 별도로 지정 훈련사의 교육 프로그램을 받을 경우 480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 수 있다.

입양비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구조견이 '판매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로 치료와 이동, 임시 보호에는 큰 비용이 든다. 그러나 이는 구조가 순수한 선의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개 한 마리를 한국에서 미국의 가정까지 보내는 과정에는 구조단체, 동물병원, 훈련사, 항공사, 이동 봉사자, 임시 보호자, 현지 구조단체와 입양자가 연결된다. 그 사이에서 동물의 돌봄과 이동은 비용으로 환산되고 돈이 오간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돈이 오가기 때문에 구조가 잘못됐다"는 비판이 아니다. 누가 비용을 책정하고 누가 지불하는지, 개 한 마리에게 얼마가 쓰이는지, 구조부터 최종 입양과 사후관리까지 누가 책임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KARA와 KK9R 논란이 보여준 것

이 점에서 KARA와 KK9R의 해외입양 사업을 둘러싸고 2024년 발생한 논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카라지회와 일부 시민사회 관계자들은 카라가 해외입양 협력 과정에서 KK9R 측에 지급한 비용의 회계처리 방식 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카라는 KK9R 법인 설립 이전에는 세무사의 확인을 받아 원천징수 후 비용을 지급했고, 법인 설립 이후에는 세금계산서를 발행받았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후 카라는 관련 탈세·차명거래 등의 고발 사건이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다고 밝혔다. 2026년에도 카라는 해외입양 협업과 관련해 제기된 여러 고발이 다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따라서 당시 제기된 의혹을 확인된 비리로 서술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이 논란이 남긴 질문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해외입양이 여러 국가와 단체, 위탁시설, 훈련기관을 거치는 장기간의 과정이라면, 국내에서 구조한 단체가 어느 시점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 해외 협력기관을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는지, 비용은 어떻게 산정되는지, 최종 입양 여부와 파양을 어떻게 확인하는지 등을 더욱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이는 특정 단체에 대한 의혹 제기가 아니라, 해외입양을 하나의 제도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에 가깝다.

'미국으로 가면 행복해진다'는 보장은 없다

해외입양의 또 하나의 신화는 미국이나 캐나다 같은, 이른바 동물복지 선진국에 도착하면 곧바로 안정적인 삶이 보장된다는 믿음이다. 그러나 미국에도 동물보호소의 과밀과 유기, 파양의 문제가 존재한다. 흥미롭게도 KK9R은 한국 구조견만 다루지 않는다. 뉴욕시 동물보호기관 NYC Animal Care Centers와 협력해 현지 보호소의 과밀 문제를 줄이기 위한 구조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즉 개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한다고 해서 '유기동물 문제'가 없는 세계로 옮겨가는 것은 아니다.

현재 KK9R은 해외에서 도착한 개를 곧바로 영구 입양시키지 않고, 임시 보호 가정에서 일정 기간 함께 생활한 뒤 입양 여부를 판단하는 'foster-to-adopt' 제도도 운영한다. 입양하지 않기로 하면 새로운 가족을 찾는 동안 임시 보호자가 계속 돌보도록 한다. 단체는 이러한 제도와 교육 등을 통해 입양 반환율을 1.34%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자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 수치 자체는 해외입양이 곧 파양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오히려 입양 전 심사와 임시 보호, 교육을 통해 반환을 관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동시에 해외입양에서도 '맞지 않는 입양'과 반환 가능성을 관리하기 위한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국경을 넘었다는 사실이 곧 영구적인 보호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입양 가능한 개'를 만드는 과정

해외입양의 문제를 들여다보면 결국 다시 '선별'의 문제로 돌아온다. 어떤 개를 해외로 보낼 것인가. 어떤 개에게 치료와 사회화 교육을 제공할 것인가. 어떤 개가 도시의 가정생활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가.

KK9R은 대부분의 한국 구조견이 가정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입양자의 생활환경과 개의 특성을 함께 평가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진도 믹스 등 일부 개에게는 전문 훈련 프로그램을 입양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는 필요한 보호조치일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구조된 개가 새로운 삶을 얻기 위해 갖춰야 하는 조건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사람을 잘 따르고, 산책이 가능하며, 집 안에서 배변을 가리고, 짖음을 조절하고, 낯선 사람과 다른 동물을 견딜 수 있는 개일수록 입양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사회화는 단순한 돌봄을 넘어 개를 인간의 가정에 적합한 존재로 전환하는 과정이 된다. 적응하기 어려운 개는 더 오랫동안 보호시설에 남는다. 결국 구조 이후에도 개들은 다시 분류된다. 구조 가능성, 치료 가능성, 사회화 가능성, 국내 입양 가능성, 해외입양 가능성, 장기보호 가능성이라는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진다.

▲ 동물, 환경, 여성, 법률 등 2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결성된 '동물은물건이아니다 연대' 회원들이 지난 5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동물 비물건화' 규정이 담긴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신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동물은물건이아니다 연대

구조의 성공을 '몇 마리를 보냈는가'로 평가할 것인가

이 글의 문제의식은 해외입양 자체를 중단하자는 데 있지 않다. 국내에서 오랫동안 입양처를 찾지 못했던 개가 해외에서 자신에게 맞는 가족을 만난다면, 그것은 분명 한 생명의 삶을 바꾸는 일이다. 특히 당장의 죽음이나 심각한 학대 위험에 놓인 동물에게 구조와 이동은 필요하다. 그러나 해외입양을 구조의 최종적인 해답으로 삼을 때 물어야 할 것이 있다. 해외입양된 개의 수가 늘어나는 것이 정말 한국의 동물복지가 나아지고 있다는 뜻일까.

카라의 사례는 이 질문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카라는 297마리를 KK9R을 통해 해외입양을 추진한 것을 성과로 제시하는 동시에, 해외입양 협력이 끊기자, 국내에서 입양하기 어려운 개들의 보호가 장기화하고 '다음 구조'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해외입양의 성과는 한국 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의 크기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297마리가 해외에서 가족을 찾았다는 사실 뒤에는 그 297마리가 왜 한국에서는 가족을 찾기 어려웠느냐는 질문이 남는다.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는 왜 개농장과 번식장, 애니멀호딩과 방치의 현장에서 구조해야 할 개들이 계속 만들어졌느냐는 질문이 있다.

더 많이 '구조하는 사회'가 아니라 구조할 필요가 줄어드는 사회로

구조 활동의 목표가 계속해서 더 많은 개를 구해 해외로 보내는 것이 돼서는 안 된다. 개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번식산업, 특정 품종과 크기의 개를 선호하는 소비문화, 대형견이 살기 어려운 주거환경, 판매 이후의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구조, 중성화 지원과 의료비 부담, 유기된 개를 다시 보호시설로 넘기는 행정 시스템까지 함께 바뀌지 않는다면 새로운 '구조 대상'은 계속 만들어진다.

해외입양은 한 마리 개에게는 새로운 삶의 가능성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해외입양이 성공할수록 보호소에 빈자리가 생기고, 그 빈자리가 다시 새로운 구조를 가능하게 하며, 새로운 구조가 다시 해외입양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선순환'이라는 말 자체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그것은 선순환인 동시에 개를 끝없이 이동시키는 순환일 수도 있다.

구조의 성과를 몇 마리를 꺼냈는지, 몇 마리를 치료했는지, 몇 마리를 미국이나 캐나다로 보냈는지로만 평가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구조된 개가 이후 어떤 삶을 살게 됐는지, 구조되지 못한 개들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같은 장소에서 다시 개를 구조해야 하는 일이 얼마나 줄었는지까지 물어야 한다. 구조는 개를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기는 일이 아니라, 그 개가 구조돼야 했던 조건을 바꾸는 일이어야 한다. 그래서 "구조된 개들은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의 끝에는 또 다른 질문이 놓인다.

우리는 왜 그 개들이 떠나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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