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한 말씀만 더 드리겠습니다."
7일 오전 새만금국제공항 정상 추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사실상 끝나갈 무렵,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오는 14일 새만금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소송 항소심 선고를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다.
앞서 준비한 입장과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 공항 건설의 당위성을 충분히 설명했지만, 이 지사는 그대로 기자회견장을 떠나지 못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호소를 한 대상은 '재판부'였다.
이 지사는 새만금국제공항을 새만금에서 추진되는 수많은 개별 사업 가운데 하나로 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새만금국제공항은 여러 사업 중 하나가 중지되거나 계속되는 그런 사업이 아니다"며 "새만금 국가프로젝트의 핵심적인 요소이고, 이 사업이 중지되면 새만금 전체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여부를 단순히 하나의 SOC 사업의 존폐 문제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만금국제공항을 "거대 국책사업의 성공을 가르는 필수적이자 핵심적인 요소"로 규정했다. 공항 건설이 좌절될 경우 글로벌 기업과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고 새만금 사업 전체, 나아가 국가 주도의 대규모 국책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특히 현재 새만금이 이차전지와 첨단산업, 재생에너지를 넘어 피지컬AI와 스마트 농생명산업 등 새로운 성장산업의 거점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육상·해상·항공을 연결하는 교통·물류망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게 이 지사의 판단이다.
이 지사는 기자회견 마지막 발언에서 국가균형발전의 의미도 다시 꺼냈다.
새만금국제공항이 단순히 전북에 공항 하나를 더 건설하는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의 국가균형발전과 새만금이라는 국가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한 전략적 기반시설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1심 판결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였던 조류충돌 위험과 환경·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조류 충돌 가능성과 대체서식지, 안전 문제에 대해 철저한 대비를 통해 문제가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환경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외면하면서 개발 논리 만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제기된 문제에 대해서는 과학적 검증과 보완대책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이다.
지난해 9월 서울행정법원은 조류충돌 위험과 환경 훼손 등에 대한 검토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을 취소했다. 이후 항소심에서는 조류충돌 위험과 환경 문제뿐 아니라 인접한 군산공항과의 공역·관제 문제 등을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서울고법 제4-2행정부는 변론을 종결하고 오는 14일 항소심 판결을 선고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이날 이 지사의 마지막 발언에서는 평소 정책 브리핑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절박함이 묻어 났다.
그는 재판부를 향해 전북도민의 요구와 전북이 처한 현실을 살펴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이 지사는 특히 새만금의 지난(至難)했던 지난 35년을 돌이켜 가면서 조속한 추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새만금은 1991년 첫 삽을 뜬 이후 35년 동안 국가 주도로 추진돼 온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발 방향과 속도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새만금 개발이라는 국가적 틀 자체는 이어져 왔다.
새만금국제공항 역시 하루아침에 등장한 지역사업이 아니라 여러 정부를 거치면서 국가사업으로 추진돼 이제 실행 단계까지 왔다는 게 이 지사의 설명이다.
이 지사는 역대 정부를 하나하나 언급하며 공항 사업이 장기간 국가정책의 연속선 위에서 추진돼 왔다는 점을 강조한 뒤 재판부에 "간곡하게 호소드린다"는 말로 발언을 마쳤다.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하는 도지사로서 판결을 예단할 수는 없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35년을 끌어온 새만금 사업의 또 하나의 중대한 갈림길을 일주일 앞두고 있는 전북도정의 책임자로서 절박함을 감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의 대규모 투자를 계기로 새만금이 로봇·AI·수소 등 미래산업 거점으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공항 문제가 다시 장기간 표류할 경우 투자유치와 기반시설 구축 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전북도의 우려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새만금국제공항의 조류충돌 위험과 수라갯벌 훼손 문제 등에 더해 군산공항과의 공역 중첩 문제 등을 제기하며 기본계획 취소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오는 14일 내려질 항소심 판결은 공항 하나의 건설 여부를 넘어 향후 새만금 개발의 속도와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원택 지사는 이 때문에 다시 마이크를 잡았고, 준비된 설명을 넘어 자신의 심경을 담아 재판부에 마지막으로 호소했다.
"전북도민의 요구와 전북이 처한 현실, 그리고 35년 동안 국가프로젝트로 추진돼 온 새만금의 과정을 살펴주시기를 바랍니다. 재판부에 다시 한번 간곡하게 호소드립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