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간 서로 다른 격차와 처우에 대한 차별 및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정년트랙 전환을 추진 중인 한신대학교에서 학교 측과 교수노조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정년트랙 전환에 대한 세부 사안들에 이견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년트랙 전환 과정을 둘러싼 진실공방까지 불거지면서 이 같은 갈등은 더욱 증폭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14일 한신대와 전국교수노동조합 한신대지회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한신학원 이사회는 지난 6월 23일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16명의 정년트랙 전환을 승인했다.
비정년트랙은 외환위기 이후 경영난으로 인한 정규직 충원에 대한 부담이 커진 대학들의 고충 해소를 목적으로 지난 1999년 개정된 ‘교육공무원법’과 ‘사립학교법’이 2002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도입된 교수 임용제도다.
그러나 정년트랙 교원과의 업무상 차이가 사실상 전무함에도 정년을 보장받지 못한 채 2∼3년 주기로 재임용 절차를 거쳐야 하는 신분인데다 임금 격차는 물론, 각종 수당 및 교수연구실 제공 등 처우 부분에서도 차별이 발생하면서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수 년째 이어져 왔다.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한신대는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비정년트랙 전임교원의 정년트랙 전임교원 전환에 나섰다.
2021년 교수노조의 정년트랙 전환 제안이 나온 이후 2023년 학교와 교수노조간 단체교섭 협약을 계기로 같은 해 9월부터 해당 사안에 대한 추진 여부 논의를 시작한 학교 측은 이듬해 2월부터 ‘교원 처우개선 소위원회(TF)’를 구성해 본격적인 전환 절차에 돌입했다.
강성영 총장도 지난해 연임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해당 문제의 해결을 강조했다.
2년여에 걸친 논의 끝에 양측은 지난 2월 ‘교수 처우개선(트랙전환 안) 동의서’를 통해 TF에서의 논의 결과를 명문화하며 충실한 이행을 약속했다.
이후 학교 측은 같은 해 3월 1일 ‘교원인사규정’에 ‘정년트랙 임용전환’ 조항(제9장)을 신설한 뒤 ‘2026학년도 한신대학교 비정년 전임교원의 정년트랙 전환 임용’을 본격화 했다.
학교 측은 양측의 동의서에 명시된 대로 △한신대 비정년트랙 전임교원 가운데 4년(8학기) 이상 재직 △전환 임용일 기준 직전 3년(6학기) 이내 논문 실적 150점 이상의 연구실적 △전환 임용일 기준 직전 3년(6학기)에 대한 강의 평가에서 평점 평균이 4.19 이상인 경우 등의 기준을 충족한 전환신청 대상자를 대상으로 서류 및 면접심사를 거쳐 비정년 전임교원 16명 전원을 최종 합격자로 선발했고, 지난 6월 열린 ‘2026회계연도 제2차 이사회’의 승인을 거치면서 이들의 법률적으로 신분 전환이 확정됐다.
□ 경력산정 범위 등 세부 사안 핵심 쟁점 부상
정년트랙 전환은 ‘교원인사규정’을 근거로 하고 있지만, 전환임용과 관련한 후속 조치 과정에서 세부 사안에 대해 양측이 큰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현재의 갈등이 촉발됐다.
핵심 쟁점은 정년트랙 전환자들의 한신대 임용 이전의 경력에 대한 인정 여부다.
당초 양측은 동의서 및 인사규정 내 ‘제46조(트랙 전환 대상자 경력산정 및 업적평가, 승진, 재임용, 트랙평가)’에 따라 한신대 재직 기간에 대한 경력은 55%로 산정하기로 했지만, 한신대 임용 이전 경력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다.
해당 사안에 대해 교수노조는 한신대 재직 기간에 대한 경력산정 방식과 구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타 대학에서의 전임교원 또는 강사 근무 경력과 실무기관 근무 경력 및 석·박사학위 취득 연구기간 등 한신대 임용 이전의 경력은 교육·연구경력과 근속연수 산정 방법을 규정한 ‘교원인사규정 제23조’의 각 경력별 기준에 따라 별도로 산정해 정년트랙 전환 이후 경력에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학교 측은 ‘교원인사규정 제23조’는 신규임용자에게 적용되는 규정인 만큼 정년트랙 전환자에게는 이를 적용할 수 없고, 비정년트랙 임용 당시에도 임용 전 경력은 인정되지 않았던데다 관련된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정년트랙 임용 이후에도 해당 경력은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 같은 학교 측의 입장에 대해 교수노조는 ‘교원인사규정 제23조’에서 ‘신규채용자’라는 표현이 명시된 것은 ‘신규채용자의 연구비 호봉은 해당 직위의 1호부터 시작한다’는 제13호 뿐으로, 나머지 12개 경력산정 조항에는 정년트랙 전환자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규정이 없다고 주장하며 임용 전 경력을 인정할 수 없는 명시적인 근거를 제시할 것을 학교 측에 요구했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현재까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교수노조는 ‘교원인사규정’에 명시되지 않은 사안은 ‘제47조(기타)’에 따라 총장이 정할 수 있는 만큼, 추가 협의에 나설 것을 수 차례 요구했음에도 학교 측은 이를 거부한 채 교수노조의 해명 요구에 대해 ‘규정에 없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수노조는 "인사제도의 공정성은 임금 및 연구년(안식년)제 등과 관련된 교수 개인의 문제만이 아닌,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을 제공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라며 "올해를 ‘교육혁신 원년’으로 선포하고 학생 중심의 학제 개편과 교육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인사정책에서도 공정성과 신뢰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학교 입장에서는 재정난 등으로 수 년째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차별 해소를 위해 지출의 확대로 인한 여파를 비롯해 다른 경로를 통해 임용된 학내 다른 구성원들과의 형평성 등을 둘러싼 반대와 우려까지 감수하면서까지 최대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정년트랙 전환을 진행 중"이라며 "그럼에도 사전에 협의된 적도 없고, 규정에도 명시되지 않은 노조 측의 요구를 자의적으로 수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설명했다.
□ 또 다른 쟁점 ‘전환임용 시점’과 ‘처우 기준’… 진실공방 비화 조짐
현재 학교 측과 교사노조가 마찰을 빚는 사안 중에는 정년트랙 전환자의 임용시점도 포함돼 있다.
당초 올 3월 1일자로 추진된 정년트랙 전환이 절차상 문제로 인해 이사회 승인이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교수노조는 지난 6월 이사회의 정년트랙 전환이 승인된 만큼 임용일의 기준이 7월 1일자가 돼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학교 측은 ‘교원인사규정 제12조’에 교원임용 시기가 ‘매 학기 초’로 명시돼 있는 만큼 9월 1일자 임용 방침을 고수 중인 탓이다.
이와 관련해 교수노조는 "현재는 임용계약서에 명시될 처우에 대한 입장 차이로 인해 계약서 서명만 늦어지고 있는 상태로, 양측의 합의만 이뤄진다면 계약 완료는 즉시 해결될 문제"라며 "임용 절차는 6월 이사회에서의 의결로 마무리된 사안인 만큼 7월 1일자 임용이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학교 측은 자신들의 실수로 3월 1일자 임용이 무산된데 대한 책임도 있다"며 "임용일자가 늦어질 수록 임금 뿐만 아니라 승진과 재임용 등 향후 인사상 기준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트랙전환자들이 이중으로 부당한 상황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도 학교 측은 "교수노조의 주장을 수용할 규정 등 근거가 없다"고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교수노조는 오히려 학교 측이 규정을 위반한 채 ‘연구년 적용’과 ‘성과급 등급제’ 등 처우 문제에 대한 기준을 일방적으로 공표하는 등 학교가 제시하는 기준의 수용을 강요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동의서와 인사규정에 따라 사전에 규정되지 않은 사항은 총장과 교수노조의 협의를 통해 정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연구년 적용 기준을 ‘신규임용’에 맞춰 적용하고, 노사 교섭사항인 성과급 산정기준도 자의적·일방적으로 결정한 뒤 정년트랙 전환자들에게 △급여 55% △승진 40% △연구년 0% 등 삼중화된 불이익 구조의 수용을 강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수노조는 특히 이에 대한 해명 요구 및 3개월 전부터 수 차례에 걸쳐 협의를 요청했음에도 학교 측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열린 총장과의 간담회에서도 강성영 총장은 기존의 입장만 반복하며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아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는 "이날 총장 간담회를 비롯해 앞서 여러 차례의 설명회를 개최했음에도 교수노조가 참석을 거부하면서 제대로 설명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일축하는 등 진실공방 양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교수노조는 "지난 2년간 노조와 학교가 함께 했던 것은 ‘차별 철폐’를 위해 현재의 정년트랙 전환을 넘어선 새로운 통합트랙의 완성이었고, 이를 위해 노조는 근무경력의 55%만 인정하기로 하는 등 대승적 차원에서 많은 양보를 거듭했음에도 현재 학교 측은 또 다른 차별만 만들어 내고 있다"며 "정년트랙 전환자든, 기존 연봉제 교수든 모두 연봉제 교수로 전환이 됐다면 급여와 처우가 동일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현 상태에서 전환 계약서 작성을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자 부당노동행위"라며 "학교는 그동안 스스로 제시해 온 불평등 해소의 약속을 후속 행정에서도 책임 있게 이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학교 측은 "차별 철폐를 위해 쏟았던 학교의 노력이 왜곡되고 있어 안타깝다"며 "그럼에도 현 시점에서 분명한 점은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내용과 규정에 없는 사안을 주어진 권한을 무시한 채 수용할 수 없다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측의 입장차와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건설적인 논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고 본다"며 "재원 확보 등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하는데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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