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돈' 5000억원 자금세탁 조직 덜미…광주경찰, 179명 무더기 검거

대포통장 107개로 불법 도박 수익 세탁…총책 등 12명 구속·26억원 추징

불법 도박 사이트의 범죄 수익 수천억 원을 전문적으로 세탁해 온 2개 범죄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대포통장 100여 개를 이용해 약 8개월간 5062억 원에 달하는 '검은돈'을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와 공모해 거액의 범죄수익을 세탁한 혐의(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등)로 2개 자금세탁 조직 총책 등 19명을 검거해 이 중 12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돈을 받고 통장을 빌려준 160명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함께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대구에 거점을 둔 A조직은 대포통장 62개를 이용해 4828억 원을, 부산에 거점을 둔 B조직은 45개 통장으로 234억 원을 세탁하는 등 이들이 취급한 불법 자금은 총 5062억 원에 달한다.

▲광주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등 혐의로 A·B 조직 총책과 관리책 등 19명을 송치했다. 사진은 3월 9일 B조직이 체포 장소 거실에서 보관한 범죄 수익금 세탁을 위한 타인 명의의 스마트폰, OTP와 각종 문서 자료들.2026.03.09.ⓒ광주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총책을 중심으로 통장 모집, 자금 이체, 현금 인출 등 역할을 철저히 나눈 뒤, 텔레그램을 통해 지시를 주고받는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다.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로부터 세탁을 의뢰받으면 모집한 대포통장으로 돈을 입금받아 여러 계좌로 반복 이체하는 수법으로 자금 출처를 감췄다. 금융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계좌가 지급정지되면 즉시 다른 대포통장으로 교체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지난해 말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약 8개월간의 추적 끝에 조직의 전모를 밝혀냈다. 경찰은 금융계좌 300여 개를 분석하고 전국 각지에서 20차례의 압수수색을 벌여 서울·대전·대구·부산 등에 흩어져 있던 총책과 관리책 등 핵심 조직원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이번에 검거된 179명 중 160명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대가를 받고 자신의 통장이나 체크카드를 넘긴 명의 제공자들이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들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 2억 4300만 원과 1억 5000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 2점 등 사치품을 압수했다. 또 일부 총책이 보증금 11억 원, 월세 500만 원의 서울 강남 고급 아파트에 거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임차보증금을 포함해 피의자 8명의 재산 약 25억 9500만 원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완료했다.

광주경찰 관계자는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의 핵심 고리인 자금세탁 조직을 뿌리 뽑기 위해 총책 검거와 범죄수익 환수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연계된 다른 조직까지 추적을 확대하고 제3자에게 이전된 범죄 수익도 끝까지 찾아내 환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단순히 통장을 빌려주는 행위만으로도 범죄의 공범이 되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광주경찰청ⓒ프레시안(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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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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