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승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문화 준비는 당장 시작해야"

외지 관객 최대 60% 찾는 대형 문화시설…도·도의회와 단계적 시설 개선 협의

노후시설 개선 시급…2031년 '리뉴얼 그랜드 오픈' 구상

연간 보수비 5억~6억 투입해도 고장 난 곳 수리에 그쳐

▲30일 이승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가 <프레시안>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김하늘)

2036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가 추진되는 가운데 문화올림픽을 뒷받침할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개관 25년 차인 현재 시설·운영 모두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전북자치도는 지난해 대한체육회 투표에서 49표를 얻어 서울(11표)을 제치고 국내 후보도시로 선정됐다.

이에 전북은 새로운 인프라보다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분산 개최를 추진 중이며 IOC도 지속 가능한 운영 방향으로 기존 시설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30일 취임 140일째를 맞은 이승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는 <프레시안>과 만나 "문화올림픽은 스포츠와 문화예술이 함께 도시와 지역의 미래를 만드는 과정"이라며 "유치 단계부터 공연과 전시, 교육, 국제교류를 준비해야 전북 문화의 경쟁력이 되고 도민이 체감할 문화유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당 내부를 둘러본 결과 공연장 상층부는 냉방이 제대로 닿지 않아 장시간 머물기 어려울 정도로 더웠고 장마철 누수에 대응하기 위한 임시조치도 곳곳에 놓여 있었다. 무대기계와 조명, 음향, 제어설비도 노후화돼 고장 시 부품 수급과 사후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대표는 "사람으로 치면 일흔 살을 넘긴 시설"이라며 "무대감독들이 장비를 임시로 고쳐 쓰고 있지만 기계가 계속 움직이는 공연장 특성상 노후 설비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고 짚었다.

전당 측에 따르면 연간 5억~6억 원 시설 보수비가 투입되지만 전체 시설을 개선하기보다 고장이 난 곳을 수리하는 데 쓰여 누적된 노후화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내부에 누수로 인한 물받이 용기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프레시안(김하늘)

이에 전당은 올해 마스터플랜 수립을 시작해 2031년 개관 30주년에 맞춘 '리뉴얼 그랜드 오픈'을 구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31년 개관 30주년은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세계적 수준의 아트센터로 다시 태어나는 '리뉴얼 그랜드 오픈'의 원년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세입 약 70억 원 가운데 전북도 민간위탁비는 47억 원이며 세출은 시설관리와 운영비 41%, 인건비 34%, 공연과 전시에 쓰이는 사업비 25% 수준이어서 운영 여건이 빠듯한 실정이다.

이 대표는 "규모로 보면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 시설로 우수한 기반을 갖추고 있지만 운영비는 소규모 아트센터 수준"이라며 "위탁운영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시설을 운영해 온 것은 장점이지만 그에 따른 한계도 분명하다"고 밝혔다.

전당이 예매자 등록지역을 자체 집계한 결과 전체 관객의 23%가 전북 외 지역에서 왔고 팬덤이 있는 대중공연은 50~60%, 대형 공연은 40~50%가 외지 관객이었다. 공연 투자와 시설 개선이 도민 문화향유에 이어 관광객 유입과 지역 상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대표는 GS칼텍스 예울마루 신규 조성 단계부터 참여해 12년간 초대관장을 맡아 남해안권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이끌었으며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 당시에는 투표권을 가진 국가들의 국기를 지역 70개 교회에 배정하고 해당 국가의 지지를 기원하는 캠페인을 주도했다.

박람회 개최 때는 숙박시설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교회 교육관을 숙소로 활용한 '처치스테이'를 추진해 섬 지역 포함 110여개 교회에서 하루 최대 5500명을 수용했다.

그는 이 같은 공간 경영과 국제행사 경험을 전당에 접목해 노후시설 개선과 디지털 공연 기반 구축, 전북형 대표 콘텐츠 제작, 전문인력 육성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전당은 중장기 발전계획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며 "앞으로 도와 도의회 등과 긴밀히 협의해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림픽의 가장 큰 유산은 문화다. 전당이 그 중심에서 역할을 하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전당이 그 중심에서 전북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는 플랫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존 시설 활용과 K-컬처를 앞세운 전북의 올림픽 구상이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전당의 노후시설 개선과 콘텐츠 제작 기반 확충 계획이 도·도의회 협의를 거쳐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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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늘

전북취재본부 김하늘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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