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훈모 순천시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립보다 대화와 협력"

의대 설립 강경 입장 '선회'…순천대·민주당 지역위에 현수막 자진 철거 요구

손훈모 전남광주 순천시장이 국립순천대와 더불어민주당 순천지역위원회에서 게시한 의대대학 및 대학병원 설립 관련 현수막의 자진 철거를 요청하며 '대화와 상생'을 강조했다.

손 시장은 1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긴급 호소문'을 통해 "어제부터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설립과 관련 순천 시내 곳곳에 서로 다른 의견을 담은 현수막이 걸려 있다"며 "그 내용도 지극히 서로 감정적인 표현을 하면서, 의대 설립과 대학병원 문제를 놓고 정치권과 순천대가 극한의 갈등과 분열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저와 순천시의 입장은 순천대도 지키고 시민들과 동부권 주민들을 위한 의대 및 대학병원을 동시에 유치하는 것"이라며 "동부권 의료 인프라 확충과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대의 앞에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립보다 소통과 대화와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순천대 의대 관련 현수막ⓒ프레시안(지정운)

이어 "순천대와 목포대가 다음주 월요일부터 대학통합과 의대본부 및 대학병원에 관해 정치권의 관여 없이 자율적으로 직접 대화한다"고 전하며 "순천시는 양 대학의 진솔한 대화의 결론에 맞추어 순천대학교의 선택에 따라 대학발전에 최대한의 협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미 지역위원회와 순천대에 사전 양해를 구한 바와 같이 양쪽 현수막을 각자가 내일까지 동시에 철거해 달라"며 "19일 오후 6시까지 자진 철거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순천시는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불가피하게 행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전했다.

이같은 긴급 호소문은 그동안 손 시장이 보여온 의대 관련 입장에서 선회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순천시는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가 제시한 절충안을 지지하는 입장이었으나, 순천대가 절충안을 거부하는 과정에서 순천시도 입장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순천시의회도 지난 16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전남광주 대전환기획위의 '불공정' 의대 절충안이 지역 갈등을 확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전남광주 대전환기획위는 국립의대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앞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인수위원회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는 국립순천대와 국립목포대에 두 대학 통합을 전제로 한 '국립의대 신설 및 지원방안'(절충안)을 제시하며 양 대학에 동의 여부를 물었다.

이 제안은 목포에 대학본부·의과대학을 두고 추가로 대학병원을 설립하며, 순천에는 5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을 먼저 설립하는 것으로, 목포대는 수용 의사를 밝혔지만, 순천대는 숙고를 거쳐 거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순천을 지역구로 둔 김문수 국회의원은 대전환기획위원회의 절충안을 순천대가 수용할 것을 압박했고, 순천대가 이를 거부하자 '국립대학병원 설립안 거부한 순천대는 각성하라'는 현수막을 시내 곳곳에 게시했다.

이에 맞서 순천대 측 입장을 담은 현수막도 순천 시내 일원에 내걸렸다. 순천대학교 교수회와 직원연합회, 재직동문회, 조교협의회, 순천대학교를 사랑하는 모임 등 학내 구성원과 동문단체들은 '동부권 소외 그만!', '의과대학 없는 통합은 절대 반대!', '김문수는 순천시 국회의원인가요? 목포시 국회의원인가요?' 등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걸며 맞불을 놨다.

▲순천대 의대 관련 현수막ⓒ독자

한편, 순천대의 절충안 거부 입장을 확인한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는 "추가적인 배치안을 제시하거나 새로운 중재안을 마련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양 대학이 자율적 협의를 통해 합의할 경우,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는 그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이에 국립순천대학교는 국립목포대학교에 '양 대학 간 직접 협의'를 공식 제안했고, 정치권은 20일 양 측의 협의 소식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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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운

광주전남취재본부 지정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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