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통합 충남발전공사, 40년 희생견딘 충남에서 출발해야

▲전진석 보령시특전사동지회장

대한민국 전력공급의 심장이자, 수십 년간 미세먼지와 환경오염의 그늘을 고스란히 떠안아온 곳이 바로 충청남도다.

최근 발전 5사 통합에 따른 가칭 '한국발전공사' 신설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본사 유치를 둘러싼 일부 지자체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결론부터 말하겠다. 통합 한국발전공사 본사는 반드시 충남에 설치되어야 한다. 이는 국가를 위해 희생해온 지역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이자,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을 실현하는 가장 합당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전력 생산의 역사는 충남의 희생 위에 세워졌다. 2025년 6월 기준 국내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 61기 가운데 절반이 넘는 31기가 충남에 집중돼 있다. 보령·신보령·신서천, 태안, 당진 등 초대형 발전단지가 서해안을 따라 자리잡고 있다.

과거 다른 지역이 환경오염을 이유로 석탄발전소 건설을 결사반대할 때, 광주와 나주 등에는 단 한 기도 들어서지 않았다. 그동안 충남도민은 국가 전력 생산이라는 대의를 위해 온배수로 인한 바다 생태계 훼손과 비산먼지 피해를 묵묵히 감내해 왔다.

그런데도 발전소와 아무런 연고가 없는 세종시는 행정 편의를 내세우고, 대규모 발전단지와 거리가 먼 경남 진주까지 본사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지역은 따로 있는데, 정작 과실은 다른 지역이 가져가겠다는 발상은 납득하기 어렵다.

고통은 충남이 감당하고, 열매는 다른 지역이 가져가겠다는 것인가. 충청도민이 점잖다고 해서 침묵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지금 충남 서해안은 석탄발전소 단계적 폐쇄로 지역경제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일자리는 줄고 인구 소멸 위기까지 겹친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통합 한국발전공사 본사마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다면 충남은 국가 에너지 정책의 희생양으로만 남게 된다. 지역 균형발전과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서라도 본사 유치는 가장 현실적인 회생 방안이다.

새로 취임한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충남도지사에게 촉구한다. 이 문제는 단순한 기관 이전이 아니라 충남도민의 생존권이 걸린 사안이다. 이재명 정부의 결정 과정에서 충남의 목소리를 적극 대변해야 한다. 도지사가 유치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면 보령시를 비롯한 충남도민들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

통합 한국발전공사의 충남 유치는 단순한 공공기관 이전이 아니다. 40년 넘게 국가 전력 생산을 위해 희생해온 충남에 대한 최소한의 국가적 보상이자, 석탄 중심 발전에서 신재생에너지 시대로 나아가는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을 상징하는 이정표다.

모든 상식과 논리, 그리고 명분을 따져도 통합 한국발전공사 본사의 최적지는 오직 충남이다. 이러한 주장이 과연 지나친 지역이기주의인가?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