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의 새만금 9조 원 투자 발표가 전북 사회를 들썩이게 한 지 불과 몇 달 만에 광주·전남에 수 십 배가 넘는 투자 소식이 전북을 강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광주·전남 지역에 수 백조 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23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소 200조 원 이상, SK하이닉스는 그보다 더 큰 규모의 투자를 검토 중이며, 단순 패키징(후공정) 시설이 아니라 반도체 생산의 핵심인 전공정 팹(FAB) 건설까지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9조 원 새만금 투자' 소식에 만감이 교차하던 전북 입장에서 보면 복잡한 감정이 교차할 수밖에 없다.
올해 초 전북은 현대차그룹이 새만금에 AI 데이터센터와 로봇·수소 산업 등을 포함한 9조 원 규모 투자를 발표하면서 '35년 희망고문'에 숨통이 트일 정도의 "새만금 역사상 최대 투자"로 받아 들였다. 오랫동안 대기업 유치에 목 말랐던 전북으로서는 새만금이 시작된 지 35년 만에 들려온 감격스런(?) 성과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200조 원에서 500조 원 이상이 거론되는 광주.전남 반도체 투자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왜소해 보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새만금 9조 투자가 새발의 피였네"라는 자조 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삼성과 SK가 수 백조 원 대의 투자 지역으로 광주·전남을 검토하고 있는 바탕에는 반도체 산업이 요구하는 막대한 전력과 용수, 그리고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생산과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광주·전남은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보유한 지역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투자 요인은 바로 새만금이 그동안 강조해 온 강점과도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다. 새만금 역시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 거점으로 육성되고 있으며 풍력과 태양광, 그린수소 산업을 결합한 에너지 허브 구축이 핵심 전략지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전북도의 경우 '현대차 9조 투자 유치'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그 다음 그림을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반도체 클러스터 논의에서 "전북도가 아무런 전략 없이 관망만 한다면 전북은 또다시 국가 대형 프로젝트의 주변부로 밀려날 위험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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