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이라는 기쁜 소식을 들고 오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해 참으로 송구하고 참담합니다."
오월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추모식이 17일 오전 국립5·18민주묘지에서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주최·주관으로 엄수됐다.
이날 행사에는 강기정 광주시장, 장숙남 광주지방보훈청장, 오월어머니, 5·18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 회원들과 유가족, 국회의원 등 500여명이 참석해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고 오월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오전 9시30분 추모제례로 시작된 행사는 광주5·18청소년오케스트라의 식전공연에 이어 본 추모식으로 이어졌다.
제례는 양재혁 유족회장이 초헌관, 신극정 부상자회장이 아헌관, 윤남식 공로자회장이 종헌관을 맡아 영령들께 술을 올렸다.
추모사와 공연에서는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이 무산된 데 대한 깊은 유감과 함께, 왜곡과 혐오를 넘어 진정한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결연한 의지가 울려 퍼졌다.
강기정 시장은 추모사에서 "오늘 이 자리에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이라는 기분 좋은 소식을 들고 오고 싶었는데, 개헌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면서 "5·18이 정치적 희생양이 되어 야당, 국민의힘 불참으로 국민의 개헌 투표 기회가 박탈돼 영령들 앞에 빈손으로 왔다. 참으로 송구하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46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는 계속 요구하고 싸워나갈 것"이라며 "우리가 계엄과 싸웠듯이,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리고 윤석열을 파면했듯이 우리는 (5·18 헌법전문 수록을 위해) 걷고, 달리고,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양재혁 유족회장은 "5·18 정신 헌법 수록이 정치권의 당리당략과 정쟁 속에 가로막힌 현실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5·18은 특정 지역의 역사가 아닌, 대한민국 국민이 피와 희생으로 지켜낸 민주주의의 역사다. 이를 헌법에 담는 일은 선택이 아닌 대한민국의 양심과 책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추모식에서는 공연은 5·18 유족이기도 한 김연우 몸짓플러스 나비연 단장이 이끄는 ‘오월, 기억을 이어 평화를 이루다’라는 주제의 춤사위로 이어지며 추모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공연과 더불어 5·18 희생자로 분한 배우들의 공연이 깊은 울림을 전했다. 옛 교복과 평상복 차림의 배우들은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빌려 담담히 말을 이어갔다.
배우들은 "미안해하지 마세요. 내가 바랐던 것은 사람이 함부로 짓밟히지 않는 세상이었습니다.", "남겨진 어른들께 부탁합니다. 아이들이 두려움 대신 사랑을 먼저 배우는 세상을, 총성이 아니라 노래를 듣고 내일을 겁내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을 만들어주세요."라는 대사들은 나비연 단원의 춤과 어우러졌다.
참석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뒤 헌화와 분향을 하며 오월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행사를 마무리했다. 다만 당초 이날 행사 내빈 중 한 명인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행사에 불참하고 화환으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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