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순 안산시의장 "국회의원이 지역 정계에 정치적 갑질" 작심비판

박 의장 "A국회의원, 본인 지지 도의원 후보 경쟁자 지지 이유로 질책" 폭로

A국회의원 "정치적 압박 주장은 사실무근… 지역위원회의 일을 논의하는 과정이었을 뿐" 반박

▲박태순 안산시의장이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직 국회의원의 정치적 압박 행위를 규탄하고 있다. ⓒ프레시안(전승표)

오는 6월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의 한 국회의원이 지역 정계에 정치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박태순(더민주·안산 다선거구) 경기 안산시의회 의장은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의 지방의회 장악 시도와 정치적 갑질을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장은 "A국회의원은 지난 3일 늦은 밤 전화를 걸어 고성을 지르며 ‘(당신의) 의장 선출은 내가 위원장인 지역위원회 의원들이 뽑아줬기 때문이다. 제대로 알고 똑바로 하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며 "이는 단순한 의견 충돌이나 감정적 대화의 수준으로 치부될 문제가 아니라 명백히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흔들고, 나아가 지방자치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A의원은 안산지역의 한 지역구에서 경기도의원에 출마하는 2명의 후보에 대한 경선을 앞두고 박 의장과 서로 지지하는 후보가 다른 상황에서 최근 박 의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글을 게시하자 박 의장에게 전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프레시안>이 입수한 당시 통화 상황이 담긴 녹취 파일에는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 만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해당 통화에서 A의원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좋은데 그래도 내가 지역위원회 위원장이다"라며 "(박 의장은) 제가 지역위원장일 때 의장이 되신 것으로, 저희(지역위원회)가 선출해 준 자리다. 그것을 모르면 바보다. 모르시면 안된다"고 발언했다.

또 박 의장이 "의장 선출은 의원들의 무기명 투표를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고 반박하자 A의원은 "그 때 의원들이 누구였는지 아시냐. 우리가 뽑아준 것이다. 그때 지역위원장은 저였는데 몰랐다고 얘기하면 안된다. 똑바로 하시라"라고 질책했다.

▲박태순 안산시의장이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직 국회의원의 정치적 압박 행위를 규탄하고 있다. ⓒ프레시안(전승표)

박 의장은 "더욱이 A의원은 경선에 나서는 도의원 후보 당사자만 알아야 할 본인의 공천심사 결과까지 언급하는 등 제가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 불리한 발언을 일삼았다"라고도 지적했다.

A의원은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어제 저녁 박태순 의장과의 통화 중 결례를 했다. 죄송하다"며 공개 사과했다.

하지만 박 의장은 "이 같은 지역 정계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정치적 압박과 갑질은 비단 안산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지방자치 역사에서 지역의원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문제"라며 "지방의회는 국회의원의 정치적 영향력 아래에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라 시민이 직접 선택한 독립된 민의의 기관으로, 현직 국회의원이 지방의회 운영과 지방선거 과정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며 개입하려 한 점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A의원의 지역 정계에 대한 정치적 압박은 시의회의 예산 심의 과정 뿐만 아니라 일상적으로 이뤄졌다"며 "다만, 오늘은 A의원과의 통화 중 발생한 일에 대해서만 밝히고, 나머지 내용은 향후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 자세히 밝히겠다"고 언급하며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반면, 이 같은 주장에 대해 A의원은 정치적 압박은 사실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A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정치적 압박을 가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며 "(박 의장에 대한 전화 통화는) 지역위원회의 일을 논의하는 과정이었을 뿐, 정치적 갑질이나 지역 정계에 개입한 적은 없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SNS에 게시한 사과 글은 (당시 통화에서) 전반적으로 기분을 언짢게 해드린 부분에 대한 것"이라며 "국회의원이 지역에 대한 의정활동을 한 것을 지역 정계에 개입했다고 표현해서는 안된다"라고 잘라 말했다.

전승표

경기인천취재본부 전승표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