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문명 없애겠다더니…트럼프 "이란 호르무즈 개방 조건 하에 2주 간 공격 중단"

공격 유예 기한 마감 앞두고 "양측 모두에 적용되는 휴전" 언급…이란도 "이란군 협조 하에 2주간 호르무즈 안전 항행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기반시설 및 에너지 시설 공격에 대한 유예 기한이 끝나기 직전에 공격을 2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문명을 없애겠다고 공언한지 약 10시간 만에 휴전 의지를 밝힌 셈이다.

7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의 본인 계정에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아심 무니르 육군참모총장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그리고 그들이 오늘 밤 이란에 투입 예정이던 파괴적인 군사력을 보류해 달라고 요청한 점을 고려하여,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하게 개방하는 데 동의한다는 조건 하에, 나는 이란에 대한 폭격 및 공격을 2주간 중단하기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양측 모두에 적용되는 휴전(ceasefire)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우리가 이미 모든 군사적 목표를 달성했으며 그 이상을 이뤘고, 이란과의 장기적인 평화, 그리고 중동 지역의 평화에 관한 결정적인 합의에 매우 가까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으로부터 10개 항의 제안을 받았으며, 이는 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반이 된다고 판단한다"라며 "과거의 주요 쟁점 대부분에 대해 미국과 이란 간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이번 2주간의 기간은 최종 합의를 완성하고 공식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공격 유예 기한을 12시간 정도 앞둔 시점에 트루스소셜에 "오늘 밤 하나의 문명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며,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그런 일이 일어나길 원하지 않지만, 아마 그렇게 될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위협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완전하고 전면적인 정권 교체가 이루어져, 더 다르고 현명하며, 덜 급진적인 사람들이 주도하게 된 상황에서, 어쩌면 혁명적으로 놀라운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누가 알겠는가?"라며 정권교체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오늘 밤, 세계의 길고 복잡한 역사 속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들 중 하나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47년에 걸친 갈취, 부패, 그리고 죽음의 시대가 마침내 끝날 것이다. 이란의 위대한 국민들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적 발언으로 긴장이 고조됐으나 J.D 밴스 부통령은 이날 파키스탄의 중재로 협상이 이뤄지고 있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협상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방송 CNN이 보도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에 대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국은 성명을 통해 "세부 사항을 최종 확정하기 위해 협상은 (파키스탄의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되며, 최대 15일 이내에 전장에서의 이란의 승리를 정치 협상에서도 확정 짓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무국은 "이란은 적이 제시한 모든 제안을 거부하고, 10개 항의 자체 제안을 마련하여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 측에 전달했다"며 세부 요구사항으로 이란군과의 협력 하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된 방식으로 통과 (이란에 독특한 경제·지정학적 지위 부여), 저항축 전체에 대한 전쟁 종식 (이는 이스라엘의 역사적 패배를 의미), 미국 전투 병력의 지역 내 모든 기지 및 주둔지 철수, 이란의 통제권을 보장하는 호르무즈 해협 안전 통행 프로토콜 구축, 전면적인 전쟁 피해 보상, 모든 1차·2차 제재 및 유엔 안보리·이사회 결의 해제, 해외에 동결된 이란 자산 전면 해제, 이 모든 사항을 구속력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로 채택 등을 언급했다.

사무국은 이 협상이 이란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승인 하에 이뤄졌다면서 "전장에서 이란과 저항세력이 우위를 점하고 있고 적이 위협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란 국민의 정당한 요구를 공식적으로 수용한 상황을 고려하여, 세부 사항을 최종 확정하기 위한 협상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사무국은 "이란은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여러 차례의 시한을 거부해왔으며, 적이 설정한 어떤 시한도 전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유예 기한이 고려사항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전쟁의 종료를 의미하지 않으며, 이란은 10개 항 제안의 원칙이 수용된 상태에서 세부 사항까지 협상으로 확정될 때에만 전쟁 종료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못박았다.

사무국은 "이란의 고귀한 국민들이 보여준 헌신과 역사적인 참여 덕분에 적은 한 달 넘게 이란과 저항세력의 강력한 공격을 멈추기 위해 애원해왔다"며 "그러나 당국은 전쟁 초기부터 목표 달성—즉 적의 후회와 무력화, 장기적 위협 제거—까지 전쟁을 지속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이러한 모든 요청을 거부해왔고, 전쟁은 오늘로 40일째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무국은 "전쟁 목표의 거의 모든 것이 달성되었으며, 여러분의 용감한 자녀들이 적을 역사적인 무력 상태와 지속적인 패배로 몰아넣었다"며 "이란의 역사적인 결정—전 국민의 단결된 지지를 바탕으로 한 결정—은 필요하다면 언제까지라도 이 전투를 계속하여 그 막대한 성과를 확고히 하고, 이란과 저항세력의 힘과 주도권을 인정하는 새로운 지역 안보 및 정치 질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 역시 성명에서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를 대표해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라며 "이란에 대한 공격이 중단된다면, 우리의 강력한 군대는 방어 작전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라그치 장관은 "2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안전한 항행은 이란 군ㄹ과의 협조 하에, 그리고 기술적 제한을 충분히 고려하는 조건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이슬람 공화국을 대표하여, 사랑하는 형제인 파키스탄 총리 샤리프 각하와 무니르 원수 각하께서 지역 내 전쟁을 끝내기 위해 보여주신 지칠 줄 모르는 노력에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라며 파키스탄의 중재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샤리프 총리께서 트위터를 통해 보내신 형제애 어린 요청에 대한 응답으로, 그리고 미국이 제시한 15개 항 제안을 기반으로 한 협상 요청과,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10개 항 제안의 전반적 틀을 협상의 기초로 수용하겠다고 발표한 점을 고려"하여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란이 요구한 10개 항과 관련해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날 이란의 요구사항을 전하며 "이러한 조건들을 협상의 기초로 수용함으로써, 트럼프는 그의 절박한 위협과 허세에서 물러선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미측의 요구사항은 이란 핵능력 해체 및 핵무기 개발 금지, 이란 영토 내 우라늄 농축 금지, 60% 농축 우라늄 비축분 450kg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이관, 나탄즈·이스파한·포르도 핵시설 해체, 역내 대리세력 지원 중단 및 대리전 전략 포기, 미사일 프로그램 사거리와 수량 제한,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이 포함돼 있다고 지난달 24일 이스라엘 방송 채널 12가 보도한 바 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남북관계 및 국제적 사안들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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