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검증인가, 집단 불복인가…구례·장성·영광 민주당 군수 후보들 집단행동

유력 후보 겨냥 중앙당에 반복적 문제 제기…민주적 절차 불복 '비판' 직면

더불어민주당의 6·3 지방선거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전남 구례·장성·영광 지역의 공천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2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세 지역 모두 '공정성'과 '도덕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정당한 권리 행사와 집단 반발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중앙당의 최종 결정 이후 보여준 대응 방식은 각 지역 갈등의 성격을 규정짓는 핵심 잣대가 되고 있다.

▲6.3 지방선거 구례군수 예비후보들이 18일 구례군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3.18ⓒ독자

구례, 도덕성 검증 앞세운 '장외 타격전'

구례에서는 김순호 현 군수의 3선 도전에 맞서 5명의 예비후보가 '도덕적 결함'을 근거로 집단행동에 나섰다.

박인환·장길선·문정현·홍봉만·신동수 등 민주당 소속 출마예정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의 과거 구례군수 비서실장 재임 시절 품위 유지 의무를 저버린 간통 사건 등 비도덕적 행위가 있었다"며 "공천 배제 기준에 해당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이 당원으로서 후보의 도덕성을 검증하라는 요구는 정당한 권리에 해당한다. 그러나 공천관리위원회와 도당의 심사 절차가 진행되고 중앙당의 기준이 정해진 시점 이후에도 고소·고발과 장외 투쟁을 병행한 점은 '검증'보다 '낙마'를 목적으로 한 정치적 공격 전략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는 권리 행사의 명분이 집단 반발의 피로감에 묻혀버린 사례로 읽힌다.

▲장성군수 예비후보인 김한종·박노원·유성수 더불어민주당 장성군수 예비후보들이 전라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6.3.23ⓒ독자

장성, '예외 인정' 불복이 불러온 명분의 실종

장성 사례는 공천 갈등이 어떻게 '진흙탕 싸움'으로 변모하는지를 보여준다. 소영호 예비후보의 출마자격 요건 미달을 문제 삼았던 김한종·박노원·유성수 후보는 중앙당 최고위의 '예외 인정' 의결 이후에도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당규 해석의 형평성을 제기한 초기 대응은 정당했으나, 중앙당이 정당한 절차를 거쳐 결론을 내린 뒤에도 사과나 조정 없이 이어진 반복적인 성명전이 문제가 됐다.

민주당 중앙당에서 세 후보의 문제 제기를 기각하며 일단락 됐지만 폭로 기자회견 이후 중앙당 결정이 나왔음에도 아무런 대응 없이 지나쳐 피해를 본 후보 측에는 깊은 상처만 남기는 꼴이 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를 두고 "정당한 요구를 넘어선 '감나라 배나라' 식 흥정"이라며 비판한다. 중앙당의 최종 결정을 뒤집으려는 시도는 결국 장성 지역 갈등을 장기화하는 '도화선'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영광군수 예비후보들이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 좌측부터 이근철,양재휘, 장기소, 이동권, 김혜영.2026.4.01ⓒ인사이드전남

영광, 갈등을 시스템 안으로 수용한 '절차적 대응' 필요

영광은 장세일 현 군수의 과거 전력과 관련해 정밀 심사 요구가 빗발치며 갈등이 촉발됐다. 구례·장성과 유사한 공정성 논쟁이었지만, 전개 양상은 달랐다.

반대 측의 공세 속에서도 장세일 후보는 중앙당의 소명 절차에 충실히 응하며 제도권 안에서의 해법을 모색했다. 결정 이후에도 감정적 반발이나 추가 공세를 자제하며 정책 경쟁으로 국면을 전환했다.

하지만 당내 김혜영·양재휘·이근철·이동권·장기소 예비후보는 지난 1일 영광군 영광읍 이개호 의원 사무실 앞에 모여 최근 사직한 장세일 전 군수를 향한 당의 편파적 공천 심사를 규탄하며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는 연대 행동에 나섰다.

이번 연대 행동의 결정적 발단은 최근 지역 사회를 강타한 장 군수 딸의 뇌물 수수 의혹이다.

이들은 △중앙당의 장 전 군수 윤리감찰·공천 심사 전면 재검토 △전남도당의 경선 절차 즉각 중단 △전남경찰청 광역수사대의 장 전 군수 관련 신속 수사 등 3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결국 공천 과정에서의 이들 지역의 반발은 당의 공식 기구(중앙당·도당)가 최종 결정을 내린 뒤에도 이를 부정하는 것으로, 민주적 절차에 대한 불복이라는 비판에 직면한다.

지역정치권 관계자는 "중앙당의 결정을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집단으로 반발해 상대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생각은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민주당 차원에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춘수

광주전남취재본부 김춘수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