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양산동의 주상복합아파트 바로 앞에 지하철 환기구 설치가 추진되면서 주민들이 "생존권을 위협하는 기형적인 설계"라며 반발하고 있다.
26일 프레시안 취재 결과 갈등의 핵심은 광주 북구 양산동 A주상복합아파트(3개동 273세대) 103동 정문 앞에 설치될 예정인 광주도시철도 2호선의 '228E 배기구'다.
해당 동은 지난 2024년 8월 준공돼 오피스텔 153세대, 지하 4층·지상 36층 규모의 건축물이다.
주민들은 이 시설이 단순 환기구가 아니라 화재시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제연배기시설'이라는 점에서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환기구 설치 반대 및 안전확보 대책위'는 안전과 관련된 5가지 핵심 문제점을 제기하며 지난 1월 시에 민원과 지난 2월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며 환기구 설치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지하 안전평가가 준공된 상태가 아닌 '시공 중' 상태를 가정해 이뤄졌다"며 "수백세대가 입주한 지금의 하중을 반영한 재평가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환경영향평가에서 대기질 예측지점에서 정작 10m 이내의 고층 주거시설 두 곳은 제외하고, 더 멀리 있는 저층상가나 카페만 포함시킨 것은 평가 결과가 나쁘게 나올 것을 우려한 고의적 배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환기구 설치 시 경계석 또는 화단까지 남는 보도 유효폭이 실측 결과 약 1.2~3m에 불과하다"며 "이는 교통약자법 등이 규정한 최소 유효폭(2.0m, 불가피시 1.5m)을 명백히 위반한 수치로 휠체어나 유모차 통행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전국 어디에도 수백세대 거주민의 코앞에 유독가스 배출구를 설치해 질식위험에 노출시킨 사례는 없다"며 인근 공원 등 대체부지로의 즉각 이전을 촉구했다.
한 대책위 관계자는 "지난 12월과 1월 시 관계자와의 두 차례 미팅에서 위치변경을 요구했지만 '설계가 끝나 변경이 어렵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수백세대 주민들의 안전은 무시하고 시공 전 기준으로 평가를 강행하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광주시 도시건설본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도시건설본부 관계자는 "관련 행정절차에 따라 위치가 정해진 것이라 변경은 어렵다"며 "반대편은 상가 밀집지역이라 공간이 더 협소하다"고 해명했다.
특히 논란이 된 보도 폭 문제에 대해서는 "건물 앞 조경부지를 활용해 보도 폭을 더 확보하는 방안을 주민들과 협의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 "평가 당시 해당 건물이 준공 전이라 '공사 중'으로 표기돼 평가에 반영하기 어려웠다"며 "준공 이후 상황을 반영한 재평가 여부는 내부 검토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화재시 위험성에 대해서는 "화재 시 제연을 위한 시설이기 때문에 유독가스는 일차적으로 송풍기 통해서 배출이 된다"며 "송풍기는 환기구 밑에 설치가 돼 있는 시설이며, 열이나 연기를 빼주기 때문에 주민들이 우려하는 것 정도로의 위험성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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